[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1말레이시아개발회사) 부패 스캔들에 휘말려 곤혹을 치르고 있다.
로이터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1MDB의 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골드만삭스 임직원 2명을 기소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골드만삭스 동남아시아 사업 대표였던 팀 라이스너와 전직 직원 로저 응에 대해 해외부패방지법(Foreign Corrupt Practices Act) 위반 및 자금 세탁 등 여러 개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말레이시아 금융업자인 1MDB 전직 관리 로 택 조를 골드만삭스 임직원이 연루된 금융 비리를 기획한 혐의로 기소할 계획이다.
미 법무부는 로를 중심으로 한 일당이 1MDB 자금을 일부는 합법 사업체로 위장한 개인 계좌로 보내 횡령하고 일부는 관리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두고 있다.
1MDB는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2009년 설립한 국영투자기업이다. 그와 측근들은 1MDB를 통해 최대 60억 달러(약 6조4천억원)의 나랏돈을 국외로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1MDB의 채권 발행 및 매각 과정에 참여했던 골드만삭스는 몇 년 전 1MDB 스캔들이 불거졌을 때부터 채권 발행에 따른 수익의 용처를 알지 못했다며 거리를 뒀다.
하지만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가 당시 투자은행 사업부 공동 책임자로, 대규모 채권 발행 사업의 승인을 모두 관할하는 위원회에 있었기 때문에 비자금 운용 사실을 모를 리가 없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2016년에 라이스너를 해임하며 1MDB와의 연루 의혹을 해소하려 했으나, 이제 더 많은 직원들이 당시 사건에 연루됐을 수 있다는 의혹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미 법무부는 “골드만삭스의 비즈니스 관행, 특히 동남아시아에서의 관행은 규정 준수보다 계약 체결을 우선시하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당시 1MDB의 채권 발행 및 매각에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5억9300만달러(약 6630억원)라는 이례적으로 막대한 수수료를 챙겼다. 골드만삭스는 관련 사업의 리스크가 컸기 때문에 수수료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1MDB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다수의 정부 기관과 규제당국들로부터 소환장과 정보 공개 요구를 받고 있다며, 모든 관계 당국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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