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복지부 장관 보고 받고 수정·보완 지시
보험료율 15%까지 올릴 경우 보험료 부담 66% 급증
대통령 지지세력 요구 인상폭 반영 위한 반려 주장도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가 마련한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 초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7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 보고를 받은 뒤 내용은 전면적으로 수정·보완하라고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
복지부가 내놓은 초안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날 일부 매체가 정부관계자 등을 인용해 정부가 노후소득보장 강화 방안과 재정안정화 방안 2가지 형태로 개편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재정안정화 방안은 올해 45%인 소득대체율을 현행 규정대로 2028년 40%까지 떨어뜨리고, 보험료율은 9%에서 15%까지 높이는 안이다.
노후소득보장 강화 방안은 소득대체율을 45%로 유지하고 보험료율을 12%로 올리는 안과, 소득대체율을 50%까지 높이고, 보험료율을 13%로 높이는 안 두 가지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언론에 보도된 개편안이 실제 초안인지는 청와대나 복지부에서 밝히지 않았다. 다만,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은 보고된 개편안이 국민들이 생각하는 연금개혁 방향과 맞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특히 보험료율 인상이 국민 눈높이에 가장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의 말에서 볼 수 있듯이 문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는 재정안정화 방안으로 정부가 제출한 보험료율을 15%까지 인상하는 안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현행 9%인 보험료율을 15%까지 올릴 경우 국민들이 실제 내는 연금 보험료는 현행보다 66.6%나 급등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를 한 달에 10만원을 내고 있다면 재정안정화 방안에 따른 보험료율 인상 이후에는 16만6000원을 납부해야 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3가지 안 모두 보험료율 인상폭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한 연금전문가는 "정부안이 정확이 어떤 내용인지는 알 수 없지만 대통령이 지지세력들의 요구에 부응하기에는 보험료율 인상폭이 크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대표적인 지지세력인 민주노총의 경우 받아들이 수 있는 보험료율 인상폭이 1~2% 수준이라고 하고 다닌다. 1~2% 인상을 요구하면서 소득대체율은 높이라고 하는데 불가능한 얘기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이 초안 재검토를 지시함에 따라 복지부는 향후 국민 의견을 다시 반영한 정부안을 마련한 뒤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당초 11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검토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더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안 수정을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부분 수정이 아니 전면적 수정이다보니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도 있다"며 "자세한 일정 등은 정해진 것이 없어 자세히 말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fedor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