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美 정부, 양자컴퓨팅 기업 지분 인수 논의"
미 상무부 "현재 어떤 기업과도 협상 중 아냐"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양자컴퓨팅 관련주가 23일(현지시간) 일제히 급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트럼프 행정부가 일부 양자컴퓨팅 기업들과 지분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한 영향이다.
그러나 미 상무부가 "현재 어떤 기업과도 협상 중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서면서, 일부 종목은 변동성이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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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웨이브 양자 시스템 [사진=업체 제공] |
◆ WSJ "美 정부, 양자컴퓨팅 기업 지분 인수 논의"
WSJ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자금 지원을 지분 참여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그 일환으로 주요 양자컴퓨팅 기업들과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협상 대상에는 ▲아이온큐(NYSE:IONQ) ▲리게티 컴퓨팅(RGTI) ▲디웨이브 퀀텀(QBTS) ▲퀀텀 컴퓨팅(QUBT)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증시 초반 이들 종목의 주가는 11~20% 급등하고 있다. 양자컴퓨팅 및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을 추종하는 디파이언스 퀀텀 ETF(QTUM) 역시 1.3% 상승하며 올해 누적 상승률을 32%로 끌어올렸다.
◆ 미 상무부 "현재 어떤 기업과도 협상 중 아냐"
하지만 시장이 들썩이자 미 상무부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상무부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이메일로 "(상무부는) 현재 어떤 기업과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반도체·핵심 광물 등 국가 전략 산업을 대상으로 정부 보조금을 직접 지분 투자 형태로 전환하는 새로운 산업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미 리튬아메리카스(LAC), MP머티리얼즈(MP), 인텔(INTC) 등 일부 기업은 이 같은 정부 지분 참여 방식을 적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IG마켓의 크리스 보참 수석전략가는 "양자컴퓨팅은 미국 경제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분야"라며 "정부가 기존의 보조금 지원 방식을 넘어, 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직접 개입'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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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큐 이온 트랩 칩 [사진=업체 제공] |
◆ MS·IBM도 진입…양자컴퓨팅 경쟁 가속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로는 수천 년이 걸릴 계산을 단기간에 수행할 수 있는 차세대 연산기술로, 인공지능(AI), 신소재, 국방, 금융 등 각 분야에서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MSFT)는 올해 2월 자체 개발한 양자칩을 공개하며 "양자컴퓨팅 상용화가 수십 년이 아닌 수년 내 가능하다"고 밝혔고, IBM(IBM)은 6월 "2029년까지 실용적 양자컴퓨터를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 단기 과열 조짐도…"투자 과신은 금물"
아이온큐, 리게티, 디웨이브 퀀텀 등은 최근 몇 주 사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주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이번 WSJ 보도로 이날 급반등했다.
JP모간체이스는 최근 1조5000억달러 규모의 산업 투자 프로그램에 양자컴퓨팅 부문을 포함시키겠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단기 과열을 경계하고 있다.
한 월가 관계자는 "양자컴퓨팅은 분명 미래 산업의 핵심이지만, 상용화까지는 기술적·경제적 장벽이 많다"며 "정책 기대만으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