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 중간선거서 민주당 후보에 자리를 빼앗긴 미 의회의 유일한 '흑인 여성' 하원의원이 26일(현지시간) 한 승복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맹렬히 비난했다. 그와 친정 공화당이 소수집단 표심을 완전히 잡는 데 실패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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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유타주 제4선거구 하원의원 중간선거 최종 개표 결과, 3연임 도전에 실패한 미아 러브 공화당 하원의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장기간 지속된 '유타주(州) 제4선거구 하원의원 중간선거' 최종 개표 결과, 벤 맥애덤스 민주당 후보가 간발의 차로 승리했다. 3연임 도전에 나섰던 미아 러브 공화당 하원의원은 패배를 인정했다.
이날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지지자들 앞에 선 그는 승복연설에서 소수집단 유권자들을 멀리한 공화당 식구들을 비난했다. 이들이 소홀히 했기에 보수 정책을 지지하는 많은 소수집단 유권자들이 민주당으로 돌아섰다는 주장이다.
그는 민주당에서 새로운 흑인과 여성 하원의원들이 당선된 것을 언급하며 "공화당원들은 소수 공동체를 결코 그들의 집으로, 마음으로 들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러브 하원의원은 1970년대 미국으로 이민 온 부모를 둔 '아이티 이민 2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몇주 전, 기자회견에서 러브 하원의원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나에 대한 대통령의 행동은, 그가 동료 공화당원에 대해 그런 말을 함으로써 대체 무엇을 얻으려고 했는지 궁금하게 만든다"라며 "이것은 내게 그의 세계관에 대한 비전을 알려주었다. (그에게) 진정한 관계는 없고, 그저 편리한 거래만 있을 뿐이란 것을"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로이터통신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공화당 식구들은 투표 결과와 러브 의원의 '책임전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크리스티아나 펄브스 공화당국가위원회(RNC) 대변인은 "안전한 공화당 선거구에서 실패한 후보들은 단순히 유권자들과 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단언했다. 실제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 선거구에서 7% 가까이 차이로 승리했다.
앞서 지난 6일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 유지에 실패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미아 러브는 나에게 사랑(love)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패배했다. 너무 안됐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내년 1월 공식적으로 자리를 내줘야 하는 러브 하원의원은 "물러서지 않는다"며 다음 출마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37석 이상의 하원 의석을 얻으면서 공화당의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다. 무려 8년 만이다. 공화당은 상원 다수당을 유지했다. 몇몇 초접전 지역에서는 투표가 여전히 집계 중이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