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난주 독일의 제조업 지표부터 이번주 중국 수출 지표까지 지구촌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꺾이는 정황이 뚜렷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전세계 경제 성장률이 3년만에 처음으로 3.0% 선을 밑돌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기업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 연초부터 험로를 예고했다.
미국 자동차 수출입 현장 [사진=블룸버그] |
특히 중국의 경기 한파가 주요국 공룡 기업들을 강타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애플이 4분기 매출 전망치를 낮춰 잡은 데 이어 스타벅스와 나이키, 버버리 등 기업들이 줄줄이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얘기다.
14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전세계 경제 성장률이 3%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 경우 지구촌 경제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2% 성장에 머무는 셈이 된다. 또 성장률이 2010년 이후 평균 성장률과 2000~2007년 수치에 비해 각각 0.7%포인트와 1.0%포인트 떨어진다는 의미다.
잿빛 전망이 고개를 든 것은 중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주요국의 경제 지표가 적신호를 낸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의 12월 수출은 4.4% 감소해 201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후퇴했고, 수입 역시 2년래 최대 규모인 7.6% 급감했다. 앞서 3.0% 증가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빗나가자 투자자들은 강한 경계감을 내비치고 있다.
경고음은 유럽에서도 불거졌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EU 통계국 유로스타트는 지난해 11월 유럽 산업생산이 전월에 비해 1.7%, 전년 동기에 비해 3.3%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차부터 명품 패션까지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파장이 유럽 대륙을 강타한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로존 주요국이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가 연이어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국과 신흥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공급관리자협회(ISM)이 집계한 미국 제조업 지수가 2년래 최저치로 떨어졌고, 주택 지표도 한파가 거세다.
JP모간이 집계하는 전세계 제조업 경기 활동 지수가 지난 12월 27개월래 최저치로 밀렸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한 미국 경기선행지수가 11월 3개월 연속 하락하며 99.6을 기록해 100 아래로 밀렸다. 유로존 수치 역시 4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다.
OECD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독일의 경기 모멘텀이 꺾이는 정황이 이번 수치에서 더욱 분명하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기업 실적 전망치도 한풀 꺾였다.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는 지난해 4분기 S&P500 기업의 매출액 및 순이익이 각각 5.9%와 10.6%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 9월 제시한 전망치인 6.9%와 16.7%에서 크게 후퇴한 수치다.
뿐만 아니라 애널리스트는 올해 1분기 기업 이익 성장이 5%를 밑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위 ‘어닝 피크’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중국 수요 위축과 무역 마찰을 빌미로 한 기업 실적 전망 하향 조정이 애플에 이어 캐터필러와 쓰리엠, 스타벅스, 나이키, 버버리 등 산업 곳곳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가구와 의류, 보석류까지 중국 소비자들의 지출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것.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비키 레드우드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유럽과 아시아, 미국까지 전반에 걸친 산업생산 감소가 글로벌 경제의 하강 기류를 반영한다”며 “지표는 당분간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가의 투자자들은 경제 펀더멘털의 한파에 주식과 유가 등 위험자산이 하락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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