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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의 심리학⑧]정국정 "공익제보자 삶 어려워...국가가 보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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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LG전자 납품비리 폭로한 정국정 공익제보자모임 대표
대기업·국가와 맞서 십수년간 투쟁 끝에 결국 패배
"공익제보자 살아가기 어려운 사회...정부가 보호해줘야"

[편집자주] 지난해 미투운동에 이어 올해는 ‘폭로논쟁’으로 한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직장 내 갑질에 대한 작은 외침부터 정부를 상대로 한 정책고발까지 폭로의 양상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등 개인미디어 와 기술 발전으로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나 판도라의 뚜껑을 열 수 있는 '폭로사회'가 도래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 바야흐로 꽃피우고 있는 폭로의 사회·심리적 함의를 뉴스핌이 들여다 봅니다.

[폭로의 심리학] 글싣는 순서
ⓛ 왜 폭로하는가
② 일상화된 '폭로'
③ 폭로의 변천사..기자회견서 유투브까지 
④ 국민들은 어떻게 보는가1
⑤ 국민들은 어떻게 보는가2
⑥ 국민들은 어떻게 보는가3
⑦ 후폭풍..바람직한 문화 정착
⑧ 폭로 그 후의 삶
⑨ 취재기자 방담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정국정(56) 공익제보자모임 대표는 20여년의 세월을 돌이켜보며 담담히 말했다. 지난 9일 만난 정국정 대표는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절대 폭로 안한다”고 강조했다.

공익제보의 댓가는 컸다. 1996년 LG전자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정국정 대표는 우연히 회사 내 부품 납품비리 사실을 알게 됐다. 정 대표는 오랜 고뇌 끝에 본사 감사팀을 찾아가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결국 감사가 진행돼 구매 담당자와 납품업자가 징계를 당하고 8500만원을 회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이후 암흑같은 터널이 펼쳐졌다고 했다.

"내부고발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사가 점차 배제하기 시작했어요. 연거푸 과장 승진대상에서 제외했고 급기야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했습니다. 결국 대기발령된 이후 회사로부터 아무런 업무를 지시받지 못했어요. 컴퓨터도 없는 복도 자리로 내몰렸지요. 회사에서는 저와 대화하지 말라는 메일을 직원들에게 돌리는 등 ‘왕따’시킨 겁니다." 

지난해 1월 30일 청와대 앞에서 정국정 공익제보자모임 대표가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공익제보자모임 제공]

결국 정 대표는 2000년 지시불이행, 복무규정 위반으로 회사에서 해고징계를 받았다. 그는 해고 무효를 주장하며 LG전자와 사법부를 상대로 긴 싸움을 시작했다. 결국 서울고등법원에서 "해고는 무효"라며 정 대표의 손을 들어줬지만 2012년 대법원에서 기각되면서 최종 패소했다. 정 대표가 해고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회사 동료들의 말을 몰래 녹취하고 상사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등 신뢰관계를 깨뜨렸다는 이유였다. 

정 대표는 "당시 LG전자의 소송대리인이 대법관 출신 변호사였다"며 "대법원이 고법의 판결을 깨고 전관예우 앞에 무릎 꿇은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 폭로를 결심할 때만 해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는 "회사 상사가 나에게 ‘그렇게 해놓고 정 대리가 어떻게 우리와 근무하려고 했어?’ 이러더라"라며 “그래도 회사를 위하는 마음에서 한 행동이기 때문에 결국은 회사가 내 편이 돼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며 씁쓸해했다.

정 대표는 “10년 넘게 소송하면서 때를 놓쳐 장가도 못갔다”며 “어머니가 처음에는 내가 폭로하는 것을 만류하셨다. 그런데 내가 고집을 굽히지 않으니 결국 ‘네가 배운만큼 해라’라고 말해주셨던 것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고향인 경남 사천에서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고 있다. 공익제보 이후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혀 다른 회사로 취직하는 것이 여의치 않았다. 조직으로부터 온갖 고초를 겪었는데, 또다른 조직에 들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컸다.

현재 60여명의 공익제보자들이 모인 단체를 이끌고 있는 정 대표는 대다수 공익제보자들의 삶이 본인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직장 동료들의 따가운 시선과 조직의 부당한 대우를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국정원 공금이나 경찰의 과태료 등을 횡령했다는 공적인 내용을 제보한 사람들이 지금 주유소, 식당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겨우겨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며 담담히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국정 공익제보자모임 대표. 2019.01.09 mironj19@newspim.com

특히 정 대표는 최근 기획재정부의 적자 국채 발행 의혹 등을 폭로한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에 대해 “명백한 공익제보자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공익신고자보호법에는 284개의 법률을 위반한 '공익침해행위'를, 법에서 정한 공익신고처를 통해 신고해야 공익신고자로 인정될 수 있다. 정 대표는 신 전 사무관의 경우 신고처(청와대)는 해당되지만 신고내용이 공익침해행위가 아니라는 점에서 '공익신고자'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이 알아야 하는,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내용을 알렸다는 점에서 '공익제보자'로 인정해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기재부가 신 전 사무관을 고발하는 것은 계속해서 나올지도 모르는 공익제보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라며 “신 전 사무관에 대한 고발을 당장 취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공익제보자들을 위한 현행법의 문제점도 함께 지적했다.

정 대표는 “현행법은 공익제보자들이 어떻게 하면 그 직장에서 버틸 수 있는가, 가해자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이제는 국가 등 외부에서 공익제보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예시로 공공기관·공기업 등의 감사직에 공익제보자들이 적극 등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공익제보자들이 이러한 감사직 자리에 있다면 우리 사회가 더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을 겁니다. 공익제보자들이 '다니던 회사에서 나오더라도 더 잘 될 수 있겠구나'는 생각이 들도록 국가가 지원해야 합니다."

열악한 공익제보자들의 삶을 개선하고, 공익제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적극적인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정 대표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 판결한 날, 내가 대법원 옥상에서 뛰어내렸다면 전관예우의 진실이 밝혀지고 사회가 변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며 “그러나 공익을 위해 정의로운 목소리를 낸 공익제보자들이 아니라 우리들을 평생 고통 받게 만드는 이 사회가 문제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 정부가 공익제보자들을 보호하지 않으면 앞으로 어느 정권이 우리들을 지켜줄 수 있겠나”라며 “공익을 위해 자신의 인생과 재산을 잃은 공익제보자들의 손을 정부가 잡아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iamky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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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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