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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의 심리학⑥]불신 늘며 폭로 '긍정' 확산... "내부고발이 조직 변화시킬 것"

기사입력 : 2019년01월15일 10:24

최종수정 : 2019년01월18일 12:16

'폭로사회' 설문조사 결과 전문가 진단
전문가들 "불합리한 사회에 대한 불만, 폭로 '긍정'으로 이어져"
10명 중 7명 "진실인 폭로만 법적 보호"... 2.5명은 "진위 여부 가리지 말고 보호" 주장
유튜브 폭로 신뢰 낮지만 신재민 폭로는 신뢰하는 이유?
전문가 "매체보다 고발자에 대한 신뢰도 반영"

[편집자주] 지난해 미투운동에 이어 올해는 ‘폭로논쟁’으로 한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직장 내 갑질에 대한 작은 외침부터 정부를 상대로 한 정책고발까지 폭로의 양상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등 개인미디어 와 기술 발전으로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나 판도라의 뚜껑을 열 수 있는 '폭로사회'가 도래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 바야흐로 꽃피우고 있는 폭로의 사회·심리적 함의를 뉴스핌이 들여다 봅니다.

[폭로의 심리학] 글싣는 순서
ⓛ 왜 폭로하는가
② 일상화된 '폭로'
③ 폭로의 변천사..기자회견서 유투브까지 
④ 국민들은 어떻게 보는가1
⑤ 국민들은 어떻게 보는가2
⑥ 국민들은 어떻게 보는가3
⑦ 후폭풍..바람직한 문화 정착
⑧ 폭로 그 후의 삶
⑨ 취재기자 방담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폭로로 사회를 바꾸자는 의미다.”

최근 잇따르는 폭로 현상에 ‘긍정’하는 국민이 늘어나자 전문가들은 이같이 분석했다. 내부 고발은 비합리적인 조직과 불공정한 사회 구조를 드러낸다. 사회 전반에 깔린 ‘불신’이 폭로의 원동력이자 지지기반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폭로 ‘긍정’ 비율 높아... 전문가 “사회 불신 탓”

15일 뉴스핌이 여론조사기관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실시한 '폭로에 대한 시민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9명(89.7%)이 ‘과거보다 폭로가 많아졌다’고 평가한 가운데 긍정평가(73.1%)가 부정평가(26.9%)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정의를 위해 알려져야 한다(488명)’, ‘사회발전에 도움이 된다(195명), ’개인이 조직을 위해 참아야 할 이유가 없다(48명)‘는 등 폭로에 대한 긍정적 답변이 ’공익보다 사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207명)‘, ’사회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49명)‘, ’조직과 동료들에 대한 배신이다(13명)‘ 등의 부정적 답변보다 높게 집계됐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폭로가 많아진다는 것은 기존 사회 제도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다는 의미”라며 “그러다 보니 개인의 폭로가 의미 있고 조직이 변하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폭로에 대한 시각도 달라졌다”며 “특히 요즘 청년층은 잘못된 것을 드러내고 표현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고 중장년층은 경험을 통해 잘못됐다고 느낀 사회구조에 반감을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폭로에 대한 시민 인식 조사 [표=오픈서베이]

◆10명 중 7명은 책임감 강조... "진실할 때만 법적보호 해야"

내부 고발 자체는 긍정하지만 폭로 내용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폭로의 ‘사실 여부’가 중요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공익제보자 등 폭로에 대한 법적 보호대책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0.5%가 ‘폭로 내용이 사실일 때만 필요하다’고 답했다. 폭로 내용의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26.8%에 그쳤다.

이에 대해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거짓이나 잘못된 판단이 나중에 알려질 경우 사람들은 허망함을 느끼고 폭로를 불신하게 된다”며 “선제적으로 책임질 수 없는 폭로는 지양하자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내부 고발자를 보호하는 현행법은 ‘폭로 내용이 진실일 경우’를 전제로 한다. 이 점을 고려하면 진위가 밝혀지지 않은 폭로에 대해서도 보호해야 한다는 응답(26.8%)이 유의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곽 교수는 “을의 입장을 대변하게 된 것”이라며 “폭로는 상대에 대한 항변이기 때문에 무조건 묵살시키기 보다는 어느 정도 오해가 있더라도 되짚어 봐야 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폭로에 대한 시민 인식 조사 [표=오픈서베이]

◆"셀프폭로 신뢰도 낮지만... 고발자에 따라 좌우되기도"

유튜브 등 뉴미디어를 통한 ‘셀프 폭로’의 신뢰도는 대체로 낮게 나타났다. 공익제보 창구로 유튜브나 SNS 등을 이용한 폭로를 신뢰하냐는 질문에 19.5%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2.7%, ‘보통이다’는 47.8%에 달했다.

반면 유튜브로 청와대의 KT&G 사장교체 개입과 적자국채 발행 압력 의혹 등을 제기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에 대해서는 긍정평가가 더 높았다. 신 전 사무관의 폭로 내용을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41.5%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자 29.8%를 10% 이상 앞질렀다.

매체보다 고발자에 대한 신뢰도가 반영된 결과란 해석이 나온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유튜브 자체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지지만 인지도가 높고 신뢰성을 가진 사람이 얘기하면 달라질 수 있다”며 “신 전 사무관은 실제로 기재부에 근무했던 사람이기에 폭로가 신빙성을 얻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20대 아이콘이라는 상징성도 있던 것 같다”며 “약간 서투른 부분도 있지만 2030을 대변해 용감하게 기존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부분에 호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말 유튜브를 통해 청와대의 내부 압력을 폭로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자료=유튜브 영상 캡쳐>

 

기자회견 등 전통적인 공익제보 창구를 이용했다면 더 높은 신뢰를 받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신 전 사무관의 경우 법률 위반 건이라든지 규범과 다른 폭로 방법, 자살 소동 등으로 호응을 받지 못한 것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뉴스핌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남녀 1000명(20~60세)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3.1%(신뢰수준 95%)이다.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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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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