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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의 심리학⑨]공익신고·제보자 보호 허술..국가책임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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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자 방담]현장 다양한 목소리·인상적인 대목에 느낀 점 많아
늘어난 폭로만큼 책임도 명확
공익제보하고 성공사례 많아져야

[편집자주] 지난해 미투운동에 이어 올해는 ‘폭로논쟁’으로 한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직장 내 갑질에 대한 작은 외침부터 정부를 상대로 한 정책고발까지 폭로의 양상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등 개인미디어 와 기술 발전으로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나 판도라의 뚜껑을 열 수 있는 '폭로사회'가 도래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 바야흐로 꽃피우고 있는 폭로의 사회·심리적 함의를 뉴스핌이 들여다 봅니다.

[폭로의 심리학] 글싣는 순서
ⓛ 왜 폭로하는가
② 일상화된 '폭로'
③ 폭로의 변천사..기자회견서 유투브까지 
④ 국민들은 어떻게 보는가1
⑤ 국민들은 어떻게 보는가2
⑥ 국민들은 어떻게 보는가3
⑦ 후폭풍..바람직한 문화 정착
⑧ 폭로 그 후의 삶
⑨ 취재기자 방담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연초부터 이어지는 '폭로'에 대한 심층분석 차원에서 접근한 '폭로의 심리학' 시리즈가 일단락됐다. 취재과정에서 다양한 목소리와 인상적인 대목이 적지 않았다. 연초부터 20여일간 이어진 취재 과정에서 기자들이 느낀 점을 방담으로 풀어봤다.  

(방담=오승주 사회부장, 김준희 구윤모 황선중기자)

▲오승주 사회부장(이하 오) : 취재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나요?

▲김준희(이하 김) : 공익신고자 공건식씨 이야기를 들으면서 놀란 부분이 있어요. 이 분이 화장품 제조업체에 다니는 분이었는데 회사에서 의약품을 불법으로 제조하고 유통한 사실을 알게 된 겁니다. 식약처에 신고한 뒤 이 사건으로 직장도 잃었어요. 그런데 정작 그 사건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확인이 불가능하답니다. 법적으론 원고가 공익신고자가 아닌 식약처이기 때문이에요. 최초 고발자가 회사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 과정을 확인도 못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이 부분은 좀 고쳐져야 하지 않을까요.

▲구윤모(이하 구) : 같은 생각입니다. 우리 사회에 폭로가 얼마나 많아졌고 이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늘었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런데 아직 우리 사회가 공익제보자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LG전자에 근무하던 정국정 공익제보자모임 대표와 인터뷰를 했어요. 사내 납품비리를 제보했지만 결국 대법원에서 패소했어요. 공익제보하고 성공하는 사례가 많아야 우리 사회에 선의를 위한 공익제보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황선중(이하 황) : 저는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요.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유튜브를 통해 폭로를 했잖아요. 이게 어떻게 보면 최근 불거진 폭로의 첫 사례잖아요. 전문가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제는 미디어의 무게추가 기성언론이 아닌 유튜브로 넘어갔다고 한 점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취재기자 방담

▲오 : 미디어 권력이 뉴미디어로 넘어갔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습니다. 이 점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김 : 자기 이야기 하는 건 좋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개인이 의견을 말하고 쉽게 전할 수 있는 통로가 생겼다는 것은 발전적입니다. 다만 무분별한 주장이 넘치면 그 주장을 접하는 국민들은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잖아요. 요즘 SNS에서 나오는 내용들을 무분별하게 전하는 수단 중 하나가 기존 언론들인 것 같아요. 타인의 주장을 실을 때는 주장이 진실에 부합하는지 언론이 적극적으로 검증하고 의심해야 한다고 봅니다.

▲황 : 긍정적으로 봅니다. 폭로를 '농담따먹기' 식으로 가볍게 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내용이든 폭로자는 숱한 고민 끝에 입을 여는 거겠죠. 더군다나 한국 사회에서라면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물론 그 내용이 시덥잖거나 지극히 개인적인 일일 수도 있죠.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사회가 폭로자를 겁줘서 입을 닫게 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애초에 그런 폭로가 나오기 전에 조직 내부적으로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문화를 조성 하는 일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구 : 뉴미디어의 발달로 폭로가 더 쉬워졌다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 사회가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포용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유튜브나 SNS 등을 통해 사실관계가 밝혀지지 않는 폭로가 난무할 수 있는 단점도 분명히 있겠죠. 하지만 이러한 단점으로 개인의 발언의 자유를 막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오히려 폭로 내용의 사실관계를 밝혀줄 정부와 기존 언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폭로에 대한 시민 인식 조사 [표=오픈서베이]

▲오 : 나서는 소수보다 침묵하는 다수의 견해 등을 듣기 위해 여론조사, 뉴스핌이 서베이도 진행했잖아요. 인상 깊었던 결과가 있었나요?

▲구 : 공익제보자 법적 보호 필요성에 대한 생각 부분인데, 어쨌든 공익제보자를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대답한 의견이 전체적으로 97.3%였어요. 이 사람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의 인식이 느껴졌어요.

▲김 : 진위 여부에 상관없이 공익제보를 한 사람들을 법적으로 보호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생각보다 많아 놀랐어요. 진실이라고 믿었다면 보호해주자는 의미인데, 취재 결과 약자에 대해 감정이입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많더라고요. 아무래도 폭로는 갑질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고 또 폭로자가 을인 경우도 많잖아요. 결국 진실이 아니더라도 폭로자는 충분히 문제가 있다고 느꼈을 수도 있고, 같은 을로서 고개를 끄덕인 결과가 아닐까 싶어요.

▲황 : 젊은층은 뉴미디어를 많이 가까이하는 세대인데도 SNS 폭로를 긍정적으로 여기는 사람보다 부정 응답이 많았다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오 : 최근 다시 불붙은 체육계 폭로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올해초 폭로에 불을 붙인 가장 뜨거운 폭로자는 신재민씨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김 : 신재민씨를 보면서 어떻게든 하고 싶은 말은 하고 마는 젊은 층의 모습을 본 것 같아요. 자신이 정말 옳다고 여겼다면 폭로한 내용을 끝까지 검증하고 사회를 바꾸는 데 동참하는게 좋을 텐데. 중간에 소동이 일면서 책임감 부분에서 신뢰가 많이 깨진 거 같아 아쉬웠습니다. 어쨌든 신씨 얘기가 사실인지 아닌지를 밝히려면 기획재정부에서 명예훼손으로 고발했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안 했거든요. 공무상 비밀누설과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만 했어요. 결국 사실 여부는 밝히기 어렵고 묻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황 : 동영상을 보면 아시겠지만 폭로 영상에 광고 배너도 붙어있고 '좋아요'를 눌러달라고도 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가벼운 폭로, 유쾌한 폭로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무분별하게 거부감을 표하거나 모욕적인 언사를 보내는 건 지양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찌됐든 거대한 조직에 맞서는 개인에 불과하니 사회는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만약 허위사실이라면 법적 책임을 지면 될 일이고요.

▲구 : 신재민 전 사무관의 행위가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기는 어려워요. 현재 기획재정부가 그를 고발했으니 추후 사태를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요. 다만 이번 사태로 추후 나올 선량한 공익제보자들이 입을 닫을까 걱정이에요. 정부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대응해나가야 할지 신중해야 할 이유라고 봅니다. 정치권에서도 신 전 사무관을 놓고 정쟁만 할 것이 아니라 사회 발전을 위한 길을 함께 모색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 : 이번 시리즈를 진행하면서 보니 공익신고자에 대한 보호 조치가 아직 허술하다고 느꼈는데, 이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시나요?

▲김 : 현장에서 취재를 해보니 법은 똘똘한데 집행은 느슨하다고 하더라구요. 공익신고자로 보호받는 사람들도 정작 내부고발로 파생한 소송을 겪을 때는 보호를 못 받는 경우도 있어요. 가령 내부고발에 대한 보복조치로 공익신고자의 지난 2년 간 법인카드 사용내용을 다 뒤졌더니 개인 차량에 기름을 넣은 적이 있더라. 이러면 업무를 위한 것이었다고 항변해도 업무상 배임을 소송이 걸릴 수 있거든요. 제가 만난 한 공익신고자도 이런 식으로 고소되고 해임됐는데 결국 “네가 잘못해서 잘렸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이런 분들은 개인이다보니 쟁쟁한 노무법인이나 법무법인으로 무장한 사측과 싸울 때 애로사항이 많은 듯 했어요.

▲구 : 우선 공익신고자와 공익제보자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국가에서 정하는 공익신고자가 되려면 공익침해행위 여부, 공익신고처 등 여러 조건이 필요하죠. 하지만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중요한 내용을 폭로한 공익제보자라도 보호를 받을 수 없어요. 법의 사각지대가 넓더라구요. 또 만약 공익신고자로 지정되더라도 현행법은 이들을 그 조직에서 어떻게 버티게 해주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이제는 그들을 국가가 어떻게 보호해야할 지를 고민할 때라고 봅니다. 지금도 많이 늦은 듯 하지만요.

▲황 : 법이나 제도 등으로 개인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은 내부 폭로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조직을 향해 옳은 소리, 쓴 소리를 한 개인은 소위 ‘왕따’가 돼 배신자처럼 여겨지곤 하는데, 이런 비극이 사라져야 한다고 봐요.

취재기자 방담

▲오 :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아쉽지만 마지막으로 못한 말이 있다면 하시죠.

▲황 : 오늘날 한국사회는 집단주의적 문화에서 개인주의적 문화로 넘어가는 과도기로 보입니다. 그런 변화가 미디어의 발달과 맞물려 폭로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비록 이 과정에서 폭로로 인한 문제점도 발생하겠지만, 그것은 그저 한국 사회가 더 성숙해지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이 아닐까 싶어요. 우리 시민사회가 이정도 성장통쯤은 충분히 견뎌낼 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 : 어찌됐든 SNS 등 뉴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론조사 결과 유튜브, SNS 등을 통한 폭로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높지 않았지만 신재민의 폭로 내용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부정보다 긍정이 많았어요. 누가 폭로하는지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로 들렸습니다. 똑같이 유튜브를 이용해도 유시민 작가가 얘기하면 믿는 것 처럼요. 유명인들이 SNS로 내부고발에 나선다면 더 파급력이 커지게 된 거죠. ‘폭로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 만큼 뉴미디어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내기보다 일방적인 주장이라면 의심하고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 : 폭로는 이제 우리 사회 어느 곳에서나 발생하는 보편적인 현상이 됐습니다. 사회와 미디어의 변화 속에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폭로를 사회 정화의 기폭제로 만들지, 아니면 배신자의 단순한 일탈로 치부할지는 우리의 몫입니다. 개개인이 사회 정의를 지켜나간다는 책임감을 갖고 폭로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폭로에도 귀기울여주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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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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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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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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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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