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판교 신도시 주변 새 아파트 수요, 대장지구·동천지구 ‘주목’
청약 1순위 마감하며 첫 분양 성공리에 마친 판교 대장지구
한때 미분양이었던 동천1·2·3지구, 현재 수천만~2억원 웃돈 붙어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1기 신도시 분당이 들어선 지 약 30년이 가까워지자 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주변 도시개발사업지들로 쏠리고 있다. 지난해 말 분양을 시작한 판교 대장지구가 대표적이다.
대장지구는 분당신도시 및 판교신도시 중심가와 떨어져 있는 데다 아직 주변에 편의시설이나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다. 하지만 이곳 청약당첨자들은 주변에 위치한 다른 도시개발사업지들과 함께 상승 효과를 내길 바라고 있다.
대장지구가 첫 분양에 성공하면서 근처 용인 수지 동천1·2·3지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천1·2·3지구는 각각 28만7000여㎡, 33만5000여㎡, 6만338㎡ 규모로 조성되는 도시개발사업. 용인시에 따르면 동천1지구는 지난 2011년 개발이 완료됐고 나머지 2·3지구도 현재 절반 이상 사업을 마쳤다. 대장지구는 물론 판교테크노밸리와도 가까워 첫 분양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 ‘한국의 베벌리힐스’ 판교 대장지구
성남시 판교 대장지구는 92만467㎡ 규모 민간택지에 공동주택과 단독주택 총 5903가구를 조성하는 도시개발사업이다. 서판교 남쪽에 위치해 소위 ‘남판교’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과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사이에 있다. 네 면이 모두 산에 둘러싸인 것이 특징이다. 소위 ‘한국의 베벌리힐스’라는 예고가 나올 정도로 고급 주거지 위상을 가진 이곳은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을 합쳐 오는 2020년 12월까지 총 5903가구가 들어설 계획이다.
지금은 대장지구에서 판교테크노밸리로 이동하려면 용인서울고속도로 서판교나들목(IC)을 거쳐 가거나 우회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오는 2020년 서판교 터널이 완공되면 서판교와 동판교 사이에 직선도로가 생겨 판교 접근성이 높아진다.
앞서 분당신도시 지역 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대장지구에 분당신도시 및 판교신도시에서 보기 힘들었던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가 많이 들어선다는 점 때문에 이 일대 분양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용자는 “분당에서 지금처럼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가 공급되는 일은 이전에도 없었지만 앞으로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장지구에 청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대장지구 분양 첫 타자인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총 974가구, 2021년 5월 입주 예정)와 ‘판교 더샵 포레스트’(총 990가구, 2021년 5월 입주 예정)는 각각 평균 청약경쟁률이 9.63 대 1과 5.6 대 1을 기록하며 전 타입 1순위에서 마감했다. 대장지구에서 분양이 시작되기 전 대출 규제 및 청약제도 개편과 같은 정책이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약세장이 됐지만 이 두 단지의 청약 성공은 이 같은 우려를 덜어냈다.
특히 836가구 규모인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는 대장지구 내 유일하게 중대형 아파트를 공급할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자재와 평면, 커뮤니티 시설을 고급화했다. 이 때문에 향후 대장지구 랜드마크 단지가 될 거란 기대가 이어진다. 이 단지 역시 평균 청약경쟁률 3 대 1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했다. 모든 가구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한 것을 감안하면 크게 선전한 셈이다.
현재 대장지구에서 계획된 전체 5903가구 중 2800가구가 분양을 마쳤고 3103가구가 남았다. 양지영 R&C연구소의 양지영 소장은 “’한국의 베벌리힐스’라고 불릴 만큼 입지가 좋은 곳이지만 청약제도 개편을 비롯한 부동산 정책으로 투자 수요가 줄어들어 과거보다 청약경쟁률이나 청약점수 커트라인이 떨어질 수 있다”며 “무주택자에겐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 ‘제2 정자지구’ 꿈꾸는 용인 동천지구
동천지구에는 지난 2011년까지 총 3152가구가 공급됐고, 동천2지구에는 공동주택 총 2993가구 중 지금까지 2494가구가 분양을 완료한 상태다. 동천1·2지구는 용인도시공사가, 동천3지구는 동천3지구 도시개발사업조합이 시행을 맡았다.
동천지구는 북쪽으로는 대장지구 및 판교신도시가 자리하고, 동쪽으로는 경부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분당신도시와 마주하고 있어 판교 및 분당신도시의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동천동 유통업무단지 개발이 완료되면 주거·상업·업무시설이 공존하는 제2 정자지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앞서 동천지구에서 공급된 ‘동천자이 2차’(1057가구, 2019년 5월 입주 예정)의 분양권 매맷값 추이도 긍정적이다. 동천자이 2차는 한때 미분양 아파트였지만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지금 대부분 2억원 수준의 웃돈이 붙었다. 오는 7월 입주 예정인 동천1지구의 ‘동천파크자이’(총 388가구)도 최소 4000만원에서 1억8000만원 사이의 웃돈이 형성돼 있다.
동천1지구의 ‘한빛마을 래미안 이스트팰리스 3단지’(총 885가구, 2010년 입주) 역시 분양가보다 2억원 이상 높은 가격에 실거래되고 있다. 지난 2007년 분양 당시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5억255만~5억2139만원 사이였지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같은 평형이 7억3500만원에 실거래된 것이다.
이들 지역은 이제까지 주거지로서 인기를 구가했던 신도시 외곽에 위치하고 있지만 1·2기 신도시 내부에 더 이상 대규모 아파트를 공급할 부지가 없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기반시설이 부족해도 주변 1·2기 신도시에서 새 아파트 수요가 꾸준하고 대형 건설사 브랜드 파워까지 더해져 앞으로 성장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nana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