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부동산 시장의 노른자위로 꼽히는 맨해튼이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한파를 내고 있다.
초호화 아파트를 중심으로 공급 과잉이 두드러진 데다 천정부지로 오른 가격이 맞물리면서 거래가 뚝 떨어진 것.
맨해튼의 노른자위 부동산 시장 [사진=블룸버그] |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발을 빼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혁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캐나다 밴쿠버 역시 주택 거래가 대폭 감소, 북미 지역 부동산 지존에 한파가 두드러진다.
2일(현지시각) 부동산 시장조사 업체 더글러스 엘리먼과 밀러 사뮤엘에 따르면 1분기 맨해튼 부동산 시장의 거래가 3% 감소했다.
이는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뿐만 아니라 맨해튼 부동산 거래가 6분기 연속 위축, 30년래 최장기 하향 곡선을 그렸다.
초고가 아파트에서 시작된 맨해튼 부동산 시장의 한파는 모든 가격대에 걸쳐 두루 확산됐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매매가 100만달러 미만의 아파트와 주택 거래가 최근 1년 6개월간 사실상 마비된 상황이고 앞서 뚜렷한 적신호를 보였던 고가 부동산 시장 역시 악화되는 움직임이다.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혁이 고가 부동산 거래에 불리하다는 평가가 힘을 얻으면서 투자자들이 ‘입질’에 나서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뉴욕주가 지난주 통과시킨 ‘맨션세’는 수백억 달러짜리 고가 주택 시장을 더욱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가 한풀 꺾인 상황에 세금 부담은 거래와 가격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밀러 사뮤엘의 조나단 밀러 최고경영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초고가 아파트 시장에서 시작된 한파가 저가 자산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비현실적인 가격을 고집하며 시장 상황에 맞춰 매도 호가를 내리지 않으려고 하는 매도자들이 맨해튼 부동산 시장의 커다란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상황이 단시일 안에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공급 과잉 문제가 해소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데다 뉴욕주에서 새롭게 도입한 맨션세가 또 한 차례 충격을 몰고 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밴쿠버의 3월 주택 거래는 전년 동기에 비해 31% 급감했다. 같은 기간 가격 역시 7.7%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 당국의 모기지 규제가 캐나다의 노른자위 부동산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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