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강동, 일괄 매각에 성공
대다수 단지는 가격 낮춰 재입찰
[서울=뉴스핌] 김지유 기자 = 아파트 보류지의 입찰 결과가 엇갈리고 있다. 분양가 대비 수억원이 비싼 것은 물론 시세와 비교해도 최소 수천만원 높게 공급되면서다.
하지만 비싼값에도 강남권 인기 단지에서는 보류지를 한 번에 모두 매각했다. 반면 대다수 단지들은 가격을 낮춰 재매각에 나섰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장위1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장위 포레카운티'는 지난달 31일 공고를 내고 보류지 9가구의 2차 입찰에 돌입했다.
보류지는 사업시행자(재건축·재개발 조합)가 분양 대상자의 누락, 착오, 소송에 대비하기 위해 분양하지 않고 유보하는 일부 물량이다. 관련 법에 따라 전체 가구의 최대 1%까지 가능하다. 입찰에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만 19세 이상이면 다주택자도 참여할 수 있다.
장위1구역 조합은 앞서 지난달 31일 보류지 1차 입찰을 실시했다. 하지만 전체 9가구가 매각에 실패해 오는 14일 다시 입찰할 예정이다.
조합은 전용면적 59㎡의 최저 입찰가를 7억6000만원, 전용 84㎡A는 8억5000만~8억6000만원으로 책정했다. 전용 101㎡는 9억4000만원이다. 이는 앞서 1차 입찰에 비해 1000만원씩 낮춘 값이다.
'래미안 장위 포레카운티'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
입찰 실패의 원인은 과도한 가격 때문이다. 이 단지의 최고 분양가는 전용 △59㎡ 4억3900만원 △84㎡A 5억3900만원 △101㎡는 6억500만원이었다. 보류지의 최저 입찰가가 최고 분양가 대비 약 3억원이 높은 것. 시세와 비교해서도 1억원이 비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59㎡는 지난달 21일 6억6531만원에 거래됐다.
동대문구 답십리14구역을 재개발한 '답십리파크자이'도 지난 4월 1차 입찰에서 3가구 가운데 1가구만 매각에 성공했다. 분양가 대비 약 3억원이 비싼 값이기 때문이다. 보류지가 비인기층(1층)인 점을 고려할 때 시세 대비 저렴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아파트 전용 59㎡(12층)가 지난 1월 8억원, 49㎡(14층)는 6억5000만원에 분양권이 팔린 바 있다. 그러자 조합은 지난 6월 재공고에선 전용 59㎡는 7억3000만원, 전용 49㎡는 6억3000만원으로 각각 2000만원씩 내렸다.
한 번에 보류지를 매각한 곳도 있다. 송파구 가락시영을 재건축한 '헬리오시티'는 지난달 26일 보류지 5가구를 일괄 매각했다. 이들은 분양가 대비 약 5억~8억원 비싼 값에 입찰됐지만 단번에 주인을 찾았다.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고덕 그라시움'도 지난 5월 보류지 13가구를 한 번에 매각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보류지 가격이 시세를 반영해 많이 올랐다고 분석한다. 다만 서울 강남권의 인기 단지는 새 아파트라는 강점에 힘입어 적은 수의 보류지를 매각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단지별로 입지와 실거래가를 살펴보고 주변 단지들의 시세를 따져 보류지 입찰에 참여할 것을 조언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조합이 보류지 입찰가에 시세를 반영하면서 가격적인 매력도가 많이 떨어졌다"며 "새 아파트라서 기존 거래가가 없다면 주변에서 분양한 단지들의 현재 매매호가가 얼마나 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