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이언 매큐언 작가의 소설이 또 한 번 영화로 만들어졌다. 내달 9일 개봉을 앞둔 '차일드 인 타임'이다. 이언 매큐언은 <속죄> <채실 비치에서> 등을 집필하고 맨부커상, 셰익스피어상 등을 수상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그에게 휘트브레드상을 안겨준 <차일드 인 타임>은 어린 딸의 실종으로 상실감에 빠져 있던 아버지가 다시 희망을 찾는 이야기를 그린다.
스크린에 옮겨진 '차일드 인 타임' 역시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유명 동화 작가 스티븐(베네딕트 컴버배치)은 마트에서 딸 케이트(베아트리체 화이트)를 잃어버린다. 갑작스러운 딸의 부재는 삶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킨다. 누구보다 행복했던 부부 스티븐과 줄리(켈리 맥도날드) 사이도 예외일 수 없다. 결국 두 사람은 이별을 택한다. 각기 다른 장소에서 매일을 견디던 이들은 찰스(스티븐 캠벨 무어)와 델마(사스키아 리브스) 부부의 권유로 재회하고 일상 속 소중한 흔적을 조금씩 발견한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차일드 인 타임' 스틸 [사진=그린나래미디어㈜] 2019.12.27 jjy333jjy@newspim.com |
원작 팬들은 예상했겠지만, '차일드 인 타임'은 상업성이 짙은 영화는 아니다. 아동 실종이란 소스에서 출발했지만, 여타 비슷한 작품들처럼 자극적이지 않다. 사건의 극적 흐름에 집중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영화는 아이가 왜 사라졌는지, 사라진 아이가 어떤 위험에 처했는지, 범인이 누구인지 등에 개의치 않는다. 대신 그 시간을 아이가 사라진 후 부모의 내면을 그리는 데 할애했다. 상실의 시간을 치유해가는 과정, 감정선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성장 영화로도 볼 수 있다.
다만 다양한 시점을 계속 오가며 전개되다 보니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순간이 더러 온다. 스티븐, 줄리 이야기 위로 주변인들의 스토리가 덧대진 것도 같은 부작용(?)을 낳는다. 더욱이 영화란 매체 특성상 주변인들의 감정과 상황도 많은 부분 생략됐다. 이러한 불친절은 관객들에게 적잖은 혼란을 준다. 그러나 다행히도 엉겨진 이야기들에 담긴 메시지만큼은 명료하게 읽힌다. '차일드 인 타임'은 스티븐과 그를 둘러싼 이들을 통해 죽음과 삶, 상실과 회복, 절망과 희망이 이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차일드 인 타임' 스틸 [사진=그린나래미디어㈜] 2019.12.27 jjy333jjy@newspim.com |
스티븐 역을 맡은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부성애 연기는 제법 절절하다. 아버지만이 느낄 수 있는 따뜻함과 애틋함이 그의 얼굴에서 묻어난다. 그는 이 작품의 제작자로도 참여했다. '차일드 인 타임'은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운영하는 독립영화 제작사 써니 마치(SuunyMarch)가 만든 첫 장편 영화다. 연출은 유명 TV 시리즈 '섹스 앤 더 시티'(2004), '오피스'(2004~2209), '안투라지'(2013) 등을 연출한 줄리언 파리노 감독이 맡았다. 오는 1월 9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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