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지난해 9월부터 계속된 호주 산불로 야생 동식물 피해가 막심한 가운데, 호주 소방관들이 사투를 벌여 공룡 시대부터 살아남은 희귀 소나무 군락을 지켜낸 사실이 알려졌다.
영국 가디언 등은 15일(현지시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州) 시드니 도심에서 80㎞ 떨어진 고스퍼즈 마운틴에 공룡시대부터 존재해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울레미 소나무(Wollemi Pine) 군락이 훼손되지 않고 살아남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주변 나무들은 불에 타 누렇게 변했지만 울레미 소나무 군락만은 선명한 녹색을 유지하고 있다.
호주 울레미 소나무 군락 [사진 로이터 뉴스핌] |
고즈퍼즈 마운틴은 가장 큰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하나로, 지난해 10월 번개로 발생한 산불이 50만헥타르 이상의 산지를 불태웠다.
이에 뉴사우스웨일스주 환경부는 소방대원들에게 울레미 소나무 군락을 지키라는 특별 임무를 부여하고 산불 진화에 투입했다. 소방대원들은 소나무 군락지 주변에서 화재 현장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 화재 지연제를 뿌렸고, 불길이 근접하면 정예 소방팀이 헬리콥터에서 물을 뿌리며 소나무를 지켰다. 전문 소방관들은 협곡에 관개 시설을 설치했다.
맷 킨 뉴사우스웨일스주 환경장관은 "소방관들의 노력으로 멸종위기의 울레미 소나무를 지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호주 울레미 소나무 지키는 소방대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
호주 울레미 소나무 지키는 소방대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
호주 울레미 소나무 지키는 소방대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
호주 울레미 소나무 지키는 소방대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
울레미 소나무는 약 2억5000만년 전인 쥐라기 시대부터 서식했던 희귀 식물로, 26년 전 발견되기 전까지는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고 화석으로만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이 소나무는 백악기 말인 6500만년 전과 똑같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린다.
울레미 소나무 군락은 1994년 호주 국립공원 야생동물국 관리원인 데이비드 노블이 발견해, '울레미 노빌리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뉴사우스웨일스주 환경부는 사람들이 유입되면 생태계가 훼손될 수 있다며 울레미 소나무 서식지를 비밀에 부친다는 방침이다.
킨 장관은 "현재 야생에서 자생하는 개체 수가 200그루도 되지 않으므로, 울레미 소나무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며 "울레미 소나무 지키기는 전례없는 환경 보호 임무였다"고 말했다.
호주 울레미 소나무 숲 위로 소방 헬기가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