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축구부 감독 시절 학부모 돈 챙기고 성폭행
지난해 9월 기각 이후 2번째 영장심사서 구속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성폭행과 운영비 횡령 의혹을 받는 축구 국가대표 출신 정종선(54) 전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 회장이 두 번째 영장심사에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오후 10시 40분쯤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금지법(김영란법)위반 등 혐의를 받는 정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정종선 전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 회장. [사진= 대한축구협회] |
송 판사는 "종전 구속영장 기각 전후의 수사 경과와 추가 증거 자료를 고려하면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구속 사유가 인정된다"고 말했다.
정 전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진행돼 약 1시간 만인 오전 11시 40분쯤 종료됐다.
이날 정 전 회장은 오전 9시30분쯤 법원에 출석했지만 주 출입구가 아닌 다른 출입구를 이용해 노출을 피했다.
심사를 마치고 굳은 표정으로 법정을 나온 정 전 회장은 '성폭행과 횡령 혐의를 인정하는가', '재영장심사(를 받는) 심경은 어떤가', '훈련보상금을 가로챘다는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호송차에 올라 탔다.
정 전 회장에 대한 구속심사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해 9월 정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금품 관련 주요 범죄 혐의는 후원 회비 관리자 등 핵심 관련자의 진술이나 피의자 해명자료에 비춰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나머지 범죄 혐의는 피해자 진술 등 핵심 증거에 대한 반박 또는 해명 기회 부여 같은 방어권 보장 필요성이 적지 않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밖에 피의자 범죄전력 유무, 가족관계, 주거 현황 등을 고려하면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영장이 기각된 이후 보강수사를 진행해 최근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은 서울 언남고 감독 재임 시절 학부모들로부터 축구부 운영비 등 각종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아 챙기고 해외구단이 학교에 지급한 훈련보상금 일부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학부모를 상대로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11월 성폭력 관련 혐의가 인정된다며 정 전 회장을 영구제명 조치했다.
kintakunte8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