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내전이 끊이지 않는 시리아 알레포. 저널리스트가 꿈인 와드는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시위 참가를 계기로 알레포의 현실을 촬영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평화를 바라는 그의 마음과 달리 내전은 격화되고 알레포는 무참히 파괴돼 간다.
이 가운데 와드는 함자를 만나게 된다. 함자는 알레포의 마지막 남은 병원에서 고군분투한 32명의 의사 중 한 명이다. 참혹한 전장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던 두 사람은 부부가 되고 딸을 품에 안는다. 자유와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아 이름은 사마(하늘)라고 지었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사마에게' 스틸 [사진=㈜엣나인필름] 2020.01.20 jjy333jjy@newspim.com |
영화 '사마에게'는 와드 감독이 딸을 위해 남긴 시리아 내전의 기록이다. 2011년 4월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은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 정부를 축출하려는 시민들과 정부군의 대립이다. 영화의 배경인 알레포는 시리아의 반군 지역. 와드 감독은 혹여 자신들이 먼저 세상을 떠날 경우를 대비해 딸에게 무엇을 위해 싸웠는지 알려주고자 카메라를 들었다.
영화는 희망을 외치던 대학생이 어쩔 수 없이 그곳을 떠나야 했던 엄마가 되기까지, 5년의 시간을 담고 있다. 다큐멘터리답게 그 방법은 정직하다. '민주주의 투쟁'으로 간단히 정리해서는 안될 만큼 고통스럽다. 여느 누아르 영화보다도 폭력적이다. 퍼붓는 항공기의 공습, 매일같이 목도해야 하는 죽음의 순간은 참혹하고 처절하기기까지다. 차라리 보고 있는 화면이 연출된 영화였으면 하는 순간이 더러 온다.
하지만 이보다 슬픈 건 따로 있다. 쏟아지는 폭격이 아닌 그 소리에 더는 놀라지 않는 아이들, 어른들의 피눈물이 아닌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이다. 전쟁의 잔혹함 속에 사는 것이 당연한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아린다.
"이 일을 역사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말한 와드 감독은 현재 영국에서 시리아의 자유와 평화를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제는 그 일환이 된 '사마에게'는 제72회 칸국제영화제 최우수다큐멘터리상 등 전 세계 영화제에서 60개의 상을 받았다. 오는 2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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