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사업비 절감 따른 보수"…조합원 "근거 없어" 성토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대전의 한 주택재건축조합 조합장이 억대 연봉에도 불구하고 수억원의 성과급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조합장은 자신이 조합을 맡아 사업비를 절감한 만큼 성공보수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조합원들은 해당 근거가 없고 오히려 이사비 등으로 써야 할 100억원 가량의 조합비를 탕진한 채 거액의 성과급을 받는 것은 문제라고 성토한다.
최근 입주를 앞둔 대전 서구 탄방동 제2지구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조합장의 성과급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조합장 A씨가 성과급으로 4억3500만원을 대의원회에 상정해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A씨는 지난달 21일 이사회에서 '개발이익 성과에 대한 조합장 인센티브의 건'을 통해 8억7000만원의 성과급을 요구했다 대의원들이 절반을 깎은 4억3500만원을 제시하자 이를 수용했다.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대전 서구 탄방동 제2지구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사무실 현관문에 명패가 걸려 있다. [사진=오영균 기자] 2020.02.12 gyun507@newspim.com |
오는 22일 열리는 조합원 정기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A씨는 거액의 보수를 받게 된다.
조합원들에게 제공한 총회자료를 보면 A씨는 자신이 조합장으로 있으면서 435억원의 사업비를 절감했다고 주장한다. △도솔로 주 진입도로 확정으로 250억원 절감 △C마트 방면 주 진입도로 토지 보상비 72억원 절감 △임대주택 배제 51억원 절감 △3bay에서 3.5bay 변경 등 36억원 절감 등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조합원 "성과 근거 없다…이사비로 쓸 조합비 100억원만 탕진" 주장
하지만 조합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조합원 B씨는 "조합원들에 대한 혜택은 없다. 건조기 하나 주는 것밖에 없다"며 "조합비를 남겨 조합원들에게 확장비와 이사비를 지원해줘야 하는데 남은 돈이 90만원이라고 한다. 이런데도 거액의 성과급을 받는다는 게 말이 돼냐"고 성토했다.
조합원 C씨도 "작년 가을에 조합장이 조합비 100억원 이상 있어 확장비로 돌려줄 것이라고 했지만 1년도 안 돼 이 돈을 다 썼다고 한다"며 "435억원 절감했다고 하는데 이를 신뢰할 수 없다. 조경과 특화는 조합원 돈으로 한 것 아닌지 의심도 든다"고 비판했다.
해당 조합 인터넷 카페에서도 조합장과 조합 행태를 성토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조합원들에게 돌려줄 돈은 있을지 없을지 모르고 조합장님 인센티브 가져갈 돈은 있는 건가요', '성과급과 앞으로 나갈 지출 경비를 최대한 줄여 조합원에게 이사비라도 지원해주세요', '조합원 돈 더 쓰지 맙시다. 뭐 돌아오는게 아무것도 없습니까' 등 투명한 회계처리와 함께 조합장 성과급 지급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조합원들은 조합장이 억대에 가까운 연봉을 받고 월 24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하고 있는데 수억원의 성과급을 가져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조합원들의 반발에 A씨는 "2015년도에 조합장 당선되고 5년만에 조합원들 입주시키는 거다. 5년 만에 조합원 입주는 전국 최초가 아닐까"라며 "(조합장) 일을 하면서 수익이 난 게 아니고 지출부분을 사업적 선택에 의해서 안 나간 부분이 430억 정도가 됐다. 그 부분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과급은) 일한 부분에 대한 인정이라고 생각한다. 연연하지 않는다. 하지만 잘 한 지역은 마지막에 조합원들께 물어 반대하면 못 받는 거고 투명하게 일 잘했다 하면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gyun5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