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호텔업계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입출국 금지에 관광객 수요가 급감했고 내국인 고객들도 방문을 꺼리고 있어서다.
서울 시내 객실점유율은 주중 10%대 수준으로 지방이나 중소 호텔에 비해 사정이 나은 편에 속한다. 공항 인근 호텔이나 중소형 호텔들은 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공실률이 높기는 국내 호텔 대형 업체인 롯데호텔과 한화호텔앤리조트 등도 마찬가지다. 이들 업체는 임원들이 나서 급여를 반납키도 했고 신라호텔 역시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권고하는 등 고육지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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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엘서울 그랜드디럭스 [사진=롯데호텔 시그니엘] |
◆초저가 할인?...서울 주요 특급호텔 여전히 30만원대 유지
이 같은 상황에 따라 호텔업계가 눈물을 머금고 초저가 할인 상품을 내놓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빈 객실을 유지하느니 싼 값에 내놓는것. 그렇다면 실제로 호텔 가격은 얼마나 싸진 걸까.
이번 주 주말(3월21일~22일) 1박(디럭스룸) 기준 각 호텔 별 최저가 객실료는 포시즌스호텔 서울 39만5000원, 신라호텔서울은 31만원 콘래드서울 32만원이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시그니엘서울은 43만7000원에 달한다.
이 외 노보텔 스위트 앰배서더 서울 용산(19만2500원), 롯데호텔서울(18만원・조식포함), 그랜드 워커힐(22만1113원), 그랜드 머큐어 앰배서더 서울 용산(21만5000원) 등이다.
서울 시내 주요 특급호텔 숙박비는 통상 비성수기 주말 1박(디럭스룸) 기준 30만~45만원 대다. 이에 비춰보면 초저가 할인이란 말이 무색해 보일 정도다. 객실료 할인보다 프로모션을 통해 선물을 제공하거나 조식을 제공하는 등 혜택을 더한 호텔이 대다수다.
포시즌스 서울의 경우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테이크 유어타임' 프로모션을 통해 객실료 절반에 해당하는 크레딧(호텔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한다. 프리미어룸의 경우 객실료 44만5000원을 지불하면 22만2500원의 크레딧을 주고 해당 크레딧은 호텔 내 레스토랑, 바, 사우나, 스파, 룸서비스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같은 프로모션은 객실료를 낮추지 않고 호텔 식음매장 매출도 올릴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빈방 넘치는데 가격 내리지 않는 이유는..."B2B·객단가·럭셔리"
공실률이 높다면서 가격을 내리지 않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 유지를 위한 점도 있지만 법인과 여행사를 상대로 한 B2B 가격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대다수 호텔은 개인 고객 매출보다 B2B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이다. 객실료를 턱없이 낮춘다면 여행사나 법인에도 그만큼 객실단가를 깎아줘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최저가로 판매할 경우 객단가를 노출될 수 있다. 호텔업계에선 평당 객단가를 추정해 객실료를 산정하기 때문에 이는 대외비로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대다수 호텔은 비즈니스 고객(법인)과 여행사 비중이 최소 50% 이상"이라면서 "개인 고객을 떨이 판매를 하게 되면 고정고객인 여행사 등 법인을 대상으로 한 객실단가도 그만큼 떨어져 실적 개선 효과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