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PGA투어 찰스 슈왑 챌린지, 최종일 17번홀·연장전에서 통한의 실패
"드라이브는 쇼, 퍼트는 돈"이라고 한 보비 로크의 명언 또한번 입증
[서울=뉴스핌]김경수 객원 골프라이터 = 91일만에 재개된 미국PGA투어 찰스 슈왑 챌린지(총상금 750만달러)는 대니엘 버거(미국)를 챔피언으로 가린 가운데 별탈없이 끝났다.
갤러리 없이 진행됐으나, 준비를 잘 하면 코로나19의 와중에도 골프 대회를 치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젠더 쇼플리가 4라운드 17번홀 퍼팅그린에서 90cm 거리의 파퍼트를 앞두고 있다. 이 퍼트는 홀을 스쳐나왔다. [사진=미국PGA투어] |
쇼플리의 4라운드 17번홀 쇼트퍼트 실패 장면. [사진=미국PGA투어] |
콜린 모리카와의 연장 첫 홀 쇼트퍼트 실패 장면. [사진=미국PGA투어] |
1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 워스의 콜로니얼CC(파70·길이7209야드)에서 끝난 대회에서 버거는 4라운드 합계 15언더파 265타로 콜린 모리카와(미국)와 공동 1위를 이룬 후 연장 첫 홀에서 파를 잡고 우승컵을 안았다.
3라운드까지 선두와 그를 3타 이내로 쫓는 선수들이 14명이나 돼 우승 향방이 오리무중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버거의 우승은 다소 뜻밖이다.
버거가 통산 3승의 기쁨을 누릴 때 땅을 친 두 선수가 있다. 3라운드 단독 선두 젠더 쇼플리(미국)와 연장전에서 진 모리카와다.
두 선수는 공교롭게도 17번홀(길이 379야드) 퍼팅그린에서, 그것도 90cm 거리의 쇼트 퍼트 실패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쇼플리는 4라운드 들어서도 리더보드 윗자리를 차지하며 우승을 겨냥했다. 그러나 17번홀 그린에서 90cm 거리의 파퍼트가 홀을 돌아나온 바람에 보기를 했다. 공동 1위였다가 선두권에 1타차로 뒤진 그는 연장에 합류하지 못하고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프로전향 후 21개 대회에서 연속으로 커트를 통과한 모리카와는 통산 2승을 바라보고 연장전에 들어갔다. 연장 첫 홀 경기는 17번홀에서 치러졌다.
버거는 파로 홀아웃한 상태였고 모리카와는 90cm 거리의 파퍼트를 남겼다. 그러나 그의 퍼트도 홀 가장자리를 스쳐나와버렸다. 프로 데뷔연도인 지난해 7월말 거둔 배라큐다 챔피언십 이후 약 11개월만에 노린 우승의 꿈도 사라졌다.
두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최장타력을 선보인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의 사례와 더불어 골프에서 쇼트 퍼트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디섐보는 이 대회에서 드라이버샷 평균거리 340.1야드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하며 나흘 내내 선두권에 있었다. 그러나 그의 최종 스코어는 합계 14언더파 266타로, 1타가 뒤져 연장전에 들어가지 못하고 공동 3위를 차지했다. 디섐보는 이번 대회에서 퍼트 솜씨를 알려주는 지표인 'SG:퍼팅'에서 41위에 머물렀다. 그는 뛰어난 장타력에도 퍼트가 뒷받침되지 않아 우승 경쟁에서 밀린 것으로 보인다.
쇼트 퍼트 실패로 골퍼들의 뇌리에 남는 선수로는 강욱순과 김인경이 있다.
강욱순은 2003년 미국PGA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 최종전 최종홀에서 50cm거리의 퍼트를 놓쳐, 1타차로 미국PGA투어 진출에 실패했다. 김인경은 2012년 미국LPGA투어 나비스코 챔피언십 최종일 최종홀에서 30cm거리의 파퍼트를 실패해 다잡았던 메이저 타이틀을 놓쳤다.
"드라이브는 쇼, 퍼트는 돈"(You drive for show, and putt for dough.)이라고 했던, 브리티시오픈 4회 우승자 보비 로크(1917~1987·남아공)의 말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듯하다.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