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뉴스핌] 고종승 기자 = 이혼한 뒤 32년동안 연락이 끊겼던 어머니 A(65) 씨가 순직한 소방관 딸의 유족급여 8000여만원을 받아갔지만, 딸의 과거 양육비로 7700만원을 되갚게 됐다.
전주지법 남원지원 가사1단독 홍승모 판사는 지난 12일 "이혼한뒤 남편이 두 딸을 양육하기 시작한 1988년 3월 29일부터 딸들이 성년에 이르기 전날까지 두 딸에 관한 과거 양육비를 분담해야 한다"며 "A씨는 남편에게 77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로고[사진=뉴스핌DB] 2020.06.16 lbs0964@newspim.com |
사건의 발단은 수도권의 소방관이던 둘째 딸(당시 32세)이 구조대원으로 일하며 얻은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우울증을 앓다가 지난해 1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소방관은 순직으로 처리돼 유족급여를 받게 됐고 친모인 A씨에게도 통보돼 본인 몫으로 나온 유족급여 및 퇴직금 등 약 8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할 때까지 매달 유족연금 91만원도 받게 됐다.
이같은 사실을 알게된 소방관 아버지 B(63) 씨는 지난 1월 이혼한 부인 A씨를 상대로 양육비 1억895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B씨와 큰딸은 "1988년 이혼 이후 단 한 차례도 가족과 만나지 않았을 뿐더러 둘째 딸의 장례식장도 찾아오지 않은 A씨가 유족급여와 퇴직금을 나눠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B씨 소송을 맡은 강신무 변호사는 "32년 만에 나타난 A씨가 연금을 제외한 일시금으로 받아간 돈이 약 7700만원이기 때문에 이 금액에 맞춰 이런 판결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소위 '전북판 가수 구하라 사건'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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