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서 번지는 윤석열 비토론…퇴진 아닌 공수처로 압박
김두관 "윤석열은 법뱀장어, 압박 땐 좌파독재 프레임 나와"
백혜련 "검찰·언론 유착 사건, 윤 총장에게 큰 아킬레스건"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한명숙 전 총리 감찰 건으로 논란이 됐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신임을 유지한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23일 윤 총장에 대한 비판이 줄기차게 이어졌다.
그러나 좌파 독재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직접적인 사퇴 압박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예컨대 검찰개혁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에 집중, 검찰의 힘을 빼야 한다는 우회적인 강공책 논의가 주를 이뤘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 mironj19@newspim.com |
민주당 내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두관 의원은 23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 총장만큼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온 몸으로 보여주는 사례를 찾기 어렵다"며 "검찰이 기소권을 독점하거나 권력을 부당하게 행사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검찰을 감시하는 공수처를 만들지 않으면 정의가 어디까지 곤두박질 칠 수 있는지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집권당에 흠이 되는 것은 100곳을 마다 않고 압수수색하면서 자신의 장모 혐의는 물론 검찰 제식구 감싸기와 야당의 명백한 비리사건은 수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이 건 법꾸라지를 넘어 법뱀장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야 할 수준"이라고 윤 총장을 맹비난했다.
그는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대통령께서 아무런 질책 없이 원론적인 말씀만 하신 것은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이라며 "임기를 다하고 나가든지 스스로 중간에 그만 두든지 윤 총장이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 두고 여권 인사들이 나서서 압박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압박한다고 나갈 사람도 아니고 압박해서 사퇴하는 모양새도 결코 좋지 않다"며 "미통당(미래통합당)이 윤 총장의 파면과 사퇴를 학수고대하고 있는데 이럴 때 윤 총장을 압박하는 것은 현 정부를 좌파독재 프레임에 가두고 윤 총장을 앞세워 검찰개혁과 공수처를 무산시키려는 미통당을 도와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SNS를 통해 윤석열 총장을 내버려두고 공수처 신설에 매진하자고 주장했다. [사진=김두관 의원 페이스북] 2020.06.23 dedanhi@newspim.com |
이어 "대통령께서 아무런 질책도 하지 않은 마음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좌고우면 없이 오로지 공수처 설치로 나가야 한다"며 "국민들께 검찰 권력이 올바로 행사될 때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는지 보여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7월에 공수처가 정상적으로 출범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며 "윤석열 총장이 민심과 거꾸로 가는 동안 우리 민주당은 민심을 향해 똑바로 전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 출신인 백혜련 의원도 공격에 나섰다. 백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같은 당 출신 설훈 의원에게서 시작된 윤 총장의 사퇴 주장에 대해서는 "청와대나 당의 공식 입장은 아니고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윤석열 총장이 결단할 문제"라고 여지를 남겼다.
백 의원은 "오히려 검언유착 사건이 윤 총장에게는 큰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며 "이는 윤 총장의 측근과 관련된 사안으로 벌써 검찰 내부에서 전문수사 자문단을 둘러싸고 갈등과 수사팀과 대검과의 갈등설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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