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희, 25일 시작하는 어스 몬다민컵에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
일본 입국 금지로 역대 챔피언 신지애·이보미 등 한국 선수 14명 '발동동'
상금왕 경쟁에서 불이익 불보듯… 8월 중순 열리는 두 번째 대회도 출전 불투명
[서울=뉴스핌]김경수 객원 골프라이터 =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가 예정보다 112일 늦게 시즌을 개막한다.
25일 지바현 카멜리아 힐스CC(파72·6622야드)에서 열리는 어스 몬다민컵(총상금 2억4000만엔)이 그 무대다.
신지애가 지난해 6월30일 어스 몬다민컵에서 우승이 확정된 후 기뻐하고 있다. 이 대회는 올해 JLPGA투어 개막전으로 이번주에 치러진다. [사진=GDO] |
JLPGA투어는 지난 3월5~8일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로 시즌을 시작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개막을 늦춰왔다. 투어는 올해 37개 대회를 열려고 계획했지만 현재까지 21개가 취소됐다. 시즌 성립요건이 되지 않자 투어측은 올해와 내년 시즌을 합쳐 단일(2020-2021) 시즌으로 치르기로 했다.
어스 몬다민컵 이후에 열릴 예정이었던 7~8월 대회도 5개나 취소된 마당에 어스 몬다민컵을 개막전으로 삼은 것은 투어 대회 중 최다상금이 걸린 데다가 주최측에서 대회를 열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144명이 출전할 이 대회에 한국선수는 이지희(41) 한 명만 나간다. 일본 정부의 입국 금지로 인해 이지희를 제외하고 그동안 한국에 머무르던 한국 선수들이 일본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지희는 지난 2월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한 후 한국에 들어오지 않고 바로 일본으로 가 시즌 오픈에 대비하면서 지금까지 일본에 머물렀기에 이 대회 출전이 가능했다.
올시즌 JLPGA투어 시드를 받은 한국선수는 모두 15명이다. 그 가운데는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신지애, 2015년과 2016년 우승자 이보미도 포함됐다. 안선주·배선우·이민영·전미정·김하늘·안신애 등도 고대하던 개막전을 강건너 불구경하는 처지다.
JLPGA투어에서는 시즌 개막 대회에 해외 선수들을 출전시키려고 했으나 일본 정부로부터 예외를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지애는 올해 투어 선수위원장으로 뽑힌 아오키 세레나에게 편지를 보내 "대회가 시작된다니 기쁘다. 회원으로서 이 대회와 JLPGA투어의 발전에 일익을 담당했으나 이번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 협회측에서 뭔가를 해주기를 기대했는데…."라며 아쉬움을 전했다고 한다.
JLPGA투어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한국선수들이 대거 출전하지 못하자, 이번 대회 결과를 시즌 상금랭킹에 포함하는 것이 옳으냐에 대한 지적도 있다. 한국의 강호들이 출전하지 못해도 이 대회 결과를 상금랭킹에 포함한다는 투어측의 계획이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한국선수들은 2014~2019년 여섯 시즌동안 네 차례(이보미·안선주 각 2회)나 JLPGA투어 상금왕에 올랐다. 신지애는 JLPGA투어에 본격 진출한 2014년 이후 한 번도 시즌 상금랭킹 5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지난해에도 상금왕을 다투다가 막판에 역전당해 3위를 기록했다. 한국·미국 LPGA투어 상금왕을 지낸 신지애는 JLPGA투어 상금왕에 오르면 최초로 한·미·일 LPGA투어 상금왕을 섭렵하게 된다. 우승상금이 4320만엔이나 되는 이 대회에 나가지 못함으로써 상금왕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하게 된 것은 물론이다.
JLPGA투어의 시즌 두 번째 대회는 8월14~16일로 잡힌 NEC 가루이자와72 골프 토너먼트(총상금 8000만엔)다. 한국 선수들이 이 대회에나마 나갈 수 있으려면 일본 정부의 입국 금지 조치 해제가 선행돼야 한다.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