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1700억 미지급금 원인 제공"
"정부, 인수기업 지원 외 어떤 노력도 없어"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제주항공의 인수 해제에 대해 "제주항공 경영진이 벌인 일들로 인해 이스타항공은 회생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며 "이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제주항공과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이 책임지고 배상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27일 성명서를 내고 "제주항공이 악의적으로 이스타항공을 파산으로 내몰아 노동자들은 생존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이스타항공조종사노동조합원들이 20일 오후 제주항공의 모기업 애경 본사 앞에서 이스타항공의 인수를 촉구하는 이스타항공노동자 8차 총력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2020.07.20 dlsgur9757@newspim.com |
지난 23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했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중재노력에도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며 계약 해제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미지급금 1700억원을 포함한 선결조건을 이행해야 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는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몬 구조조정과 계약해제 사유가 된 1700억 미지급금이 쌓이는 데에 제주항공 경영진이 깊숙이 관여했다는 점에서 적반하장이고 파렴치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제주항공은 코로나19를 빌미로 협력사 포함 1000여명의 노동자를 길거리로 내몰았고, 이를 위해 고용안정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아 6개월째 300억원의 체불임금이 쌓였다"며 "이로 인해 가족을 포함해 수천명이 고통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9년 말 기준 280억원이었던 미지급금이 1700억원으로 급증한 것은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아 체불임금이 누적됐고, 국내선 운항 중단으로 손실을 만회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매각 과정에 있는 이스타항공에는 항공업계 운영자금 지원도 없었다"고 말했다.
노조는 "제주항공이 벌인 일들로 인해 이스타항공은 회생을 장담할 수 없는 최악의 사태로 내몰렸다"며 "악의적으로 이스타항공을 파산으로 내몬 것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인수기업인 제주항공에 대한 지원 외에 노동자들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6개월째 임금이 체불되는 동안 고용노동청은 매강 협상만 바라봤고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기는커녕 실태파악도 하지 않았다"며 "항공업계가 쟁의권 행사시 50~80%의 운항을 지속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국토교통부 역시 이유 없는 국내선 운항중단에 대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토부는 제주항공의 인수계약 해제에 대해 '안타깝다'는 입장이 전부였다"며 "이스타항공의 플랜B를 보고 근로자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 것은 무책임한 이스타항공 경영진에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내맡기는 것이자 통상적인 절차를 따르는 것일 뿐 어떤 적극적인 대책도 없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정부가 제주항공의 계약 해제에 대해 적극적인 대책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가능한 조치를 동원해 제주항공과 이상직 의원이 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배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이스타항공이 운항을 재개하도록 해야 한다"며 "1600명의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이 생존을 이어나가도록 최소한의 방법을 강구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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