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공개한 KB·신한BNPP 등 1분기 부진 탈피
"펀드 평가손실 개선" 다른 운용사들도 반등 기대감↑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1분기 부진을 면치 못했던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2분기 반등의 신호탄을 준비 중이다. 4월 이후 국내외 증시가 일제히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자본시장으로의 투자금 유입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실적 기대치가 점차 높아지는 분위기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2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2.3% 증가한 17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이 216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2분기에만 상반기 성과의 약 80%를 거둔 셈이다.
분기 실적만 놓고봐도 KB자산운용의 2분기 순익은 최근 4년새 가장 높은 성과다. 분기 순이익이 170억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처음이다.
KB자산운용의 반등은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으로 증가했던 펀드 평가 손실이 2분기 들어 빠르게 회복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펀드 수탁고 증가에 따른 수수료 수익 개선도 전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24일 신한금융지주 계열 실적 발표와 함께 2분기 성적표를 공개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도 2분기 반등에 성공했다.
신한BNP파리바운용의 2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67억원으로 47억원에 그친 1분기 대비 40% 이상 늘었다. 신한BNP파리바운용 역시 펀드 수탁고 확대와 함께 시장 반등에 따른 순자산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이는 단기간 이익 감소 폭이 컸던 1분기와는 전혀 다름 흐름이다. 앞서 국내 자산운용들의 1분기 전체 순이익은 11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3% 급감한 바 있다. 펀드수탁 및 투자일임계약 등 전체 운용자산 규모는 우상향을 유지했으나 영업순익은 지난해 1분기 대비 반토막난 것이다.
국내 자산운용사 손익현황 추이(~2020년 1분기) [자료=금융감독원] |
개별 기업으로 살펴봐도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막론하고 대부분 이익 감소를 면치 못했다. 지분법이익 비중이 높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외하면 삼성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정도만이 체면치레를 했을 뿐 한화자산운용, KB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등 상위권 운용사들의 실적이 모두 뒷걸음질쳤다.
하지만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어닝 시즌 초반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2분기 실적 전망치 또한 상향조정되고 있다. 특히 1분기 이익 급감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던 증권투자손익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만큼 당장 실적에 이익 상승분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하면서 실적에 대한 우려를 조기에 해소했다"며 "일부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현재 추세라면 최소한 예년 수준의 이익 규모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식시장 활황으로 간접 투자 대신 직접 투자 비중이 높아지면서 기저효과 외에 추가적인 이익 반등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여기에 지난해말부터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사모펀드 사태 역시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에서의 대규모 펀드 환매 사태 여파가 공모펀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수수료 수익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자산운용업계 특성상 하반기까지 지금과 같은 이익 회복 기조가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