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 귀금속 시세 변동성을 리스크 요인으로 판단
4월 중국은행의 원유선물 손실 사태도 영향 미쳐
[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중국의 시중 은행들이 최근 귀금속 시세의 변동성 증폭에 귀금속 관련 상품 거래 중지에 나서고 있다. 중국 금융사들이 급격히 요동치는 귀금속 가격 추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시보(證券時報)에 따르면, 공상(工商)은행은 최근 고객 보호를 위해 7월 31일부터 백금 팔라듐 (palladium) 등 일부 귀금속 시세에 연동된 지수상품 거래를 잠정적으로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이 같은 방침은 백금, 팔라듐의 국제 시세의 급격한 변동성 증폭으로 인한 조치로 풀이된다.
공상은행의 귀금속 상품 거래를 중지한다는 공지문[사진=바이두] |
그 밖에 농업(農業)은행,교통(交通)은행,민생(民生)은행도 거래 중단 방침을 밝혔다. 이중 농업은행은 오는 8월 10일 8시부터 백금, 팔라듐 관련 상품 매수 거래 서비스를 중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매도(청산) 거래는 그대로 유지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대해 농업은행(農業銀行)은 '올 들어 코로나 여파, 글로벌 각국의 통화 완화정책 등 요인으로 인해 백금, 팔라듐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라며 '시장 유동성의 팽창으로 귀금속 거래의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증권시보는 은행들의 상품 거래 중단 방침은 지난 4월 중국(中國)은행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위안유바오(原油寶) 선물 상품 거래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 4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에 진입하면서 원유 시세와 연동된 상품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이에 중국(中國) 은행이 취급한 원유 선물 상품은 고객들에게 수십억 위안에 달하는 손실을 안기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일어났다. 당시 코로나 확산으로 전 세계 원유 공급 과잉이 심각해 유가 하락이 예견된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은행측의 대응이 미숙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사진=셔터스톡] |
이 같은 중국 금융권의 귀금속발(發) '리스크 경보'는 최근 국제 금 시세 추이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진단이다. 올 들어 국제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면서 2000달러(온스당)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 같은 가격 폭등세에 은, 백금, 팔라듐 시세도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요동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금 가격 급등세는 코로나 여파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데다 미 달러 약세, 국제 정세 긴장 고조, 저금리 상황 등 요인으로 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원유 선물 시세를 반영하는 원유 상품과 달리 귀금속 상품은 현물 시세와 연동되는 상품으로 비교적 리스크가 적다'라고 밝히며 과도한 우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상하이황금거래소(上海黃金交易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금 시세와 연동된 전체 상품 매매 거래액 규모는 12조 4300만 위안을 기록, 전년 대비 44.0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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