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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파일-인물] ③'우리 회장님'으로 불린 양호...인맥 관리 키맨

기사입력 : 2020년11월17일 13:10

최종수정 : 2020년11월17일 13:10

김재현 "우리 회장님, 은행장 출신 훌륭한 분"이라 소개
경기고·서강대·국제금융인 출신, 학맥과 관료 인맥 갖춰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우리 회장님으로 오신 분이 은행장 출신이고 훌륭한 분이다. 경영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정을 받았고 보고자료도 냈다. 걱정할 것 없으니 신경 쓰지 마라."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2017년 12월 초순 한 증권사 본부장과의 통화에서 양호 전 나라은행장을 이같이 소개했다.

'옵티머스 사태'는 큰 틀에서 펀드 사기와 금융 감독 무마 두 갈래로 나뉜다. 양호 전 나라은행장은 이중 '금융 감독 무마'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을 옵티머스의 고문으로 영입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 전 은행장은 연락이 닿지 않는다. 다만 올해 중순 "지난 2018년 옵티머스 이사직을 사임하고 비상근 고문으로만 일했고, 경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언론에 낸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정황과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양 전 행장 역시 이번 사태에서 자유롭지 않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대법원, 감사원, 헌법재판소, 법제처 종합감사에서 옵티머스 사건에 관한 질의를 받고 있다. 2020.10.26 leehs@newspim.com

◆옵티머스에서 가장 큰 방은 양호 몫 "김재현이 수시로 보고 했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는 투자금을 끌어 모은 뒤 부실채권 인수, 만기 도래 펀드 '돌려막기' 등에 사용한 혐의(특경법상 사기) 등으로 기소됐다. 이진아 전 청와대 행정관 남편인 윤석호 변호사는 '법리적 하자가 없다'는 법률검토 문건 작성, 법률분쟁처리를 담당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양호 전 나라행장은 고문으로서 김 대표 행위를 묵인했거나 혹은 자문을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옵티머스에서 근무했던 한 직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재현 대표가 양 전 행장을 정말 깍듯이 모셨다"며 "김 대표가 업무 차 외출을 다녀오면 즉각 보고하는 등 수시로 보고도 이뤄졌다"고 전했다.

김재현 대표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펀드 하자 치유 문건'에서도 '양호 고문님이 PEF(사모펀드) 설립을 제안, 진행을 검토'라고 적혀있다. 또 '양호 고문님으로부터 공공기관 매출채권 딜소싱(투자처 발굴)을 도와주도록 증권업계 종사자 유현권과 대부 업체를 운영하는 이동열을 소개받음'이라는 내용도 있다.

김 대표는 양 전 행장을 2017년 4월 한 금융계 인사가 주도한 모임에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그해 9월께 옵티머스 사내이사로 선임된 양 전 행장은 곧 최대주주로 올랐다. 옵티머스 펀드 설정액은 이때를 기점으로 급성장했다. 옵티머스 펀드 설정액은 2017년말 825억원에서 2018년말 2284억원으로, 2019년말에는 4198억원으로 증가했다.

양 전 행장은 '회장' 명함을 가지고 다니며 사내 직원들로부터도 '회장님'으로 불렸다. 당시 옵티머스에서 일하던 직원은 "옵티머스에서 가장 큰 사무실은 양 전 행장 몫이었고 차량도 제공받은 것으로 안다"며 "누가 봐도 가장 위에 있는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자금 흐름 [자료=금융감독원]

◆양호 내세워 투자자 안심시킨 김재현 "그 분 힘으로 회사 라이센스 유지"

뉴스핌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양호 전 나라은행장의 통화 녹취파일 235개를 입수했다. 통화 녹취 파일 중 몇몇은 금융감독원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유착 관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담겨 있었다. 또 양 전 행장이 사내 직원에게 "이번 일을 기회로 펀드 업무를 배워본다고 생각하라"는 식의 업무지시도 있었다.

김 대표는 양 전 행장을 내세워 투자자 혹은 투자증권사 관계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17년 11월 22일 통화에서 "그 분(양 전 나라은행장)이 이헌재 장관 친구고, 금감원장(당시 최흥식 금감원장) 선배다"라며 "그 분 힘으로 해서 이 회사 라이센스가 유지되고 있고, 경영개선 수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통화 상대는 "어떻게 보면 유예기간도 더 받았을 거고, 혜택이 많겠네. 이 사람으로 인해"라며 "사업이 살아날 수 있는 시간적인 것은 벌겠다"라고 답했다. 당시는 김재현 대표와 이혁진 전 대표의 경영권 다툼이 한창이었고,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최소영업자본액이 모자란 상황이었다.

또 다른 파일에는 양 전 행장이 금감원 모 검사역과 통화하던 내용도 있다. 양 전 회장은 해당 통화에서 "제가 옛날에 은행감독국 시절 신세를 졌다"며 "저는 지금 자산운용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11월 2일 금감원장을 만날 일이 있어서 (검사역을) 6일 오후에 찾아뵐까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직원과의 통화에서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차량번호를 보내달라"며 "다음주 금감원에 가는데 VIP 대접을 하기 위해 차량 번호를 알려달라더라"고도 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모습. 2020.06.30 pangbin@newspim.com

◆경기고·서강대·국제금융인…학맥과 재경 관료 인맥 갖춰

양호 전 나라은행장은 경기고를 졸업하고 서강대 경제학과, 뉴욕 주립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첫 사회생활은 체이스 맨해튼은행 도쿄·서울지사 근무로 알려졌다. 이후 뉴욕은행 한일지역 사장과 두산인프라코어 사외이사 등을 거쳤다. 2005년에는 미국 한인은행인 나라은행 회장에 취임한다. 국제금융 전문성을 인정받아 재정경제원(기획재정부 전신) 금융산업발전심의위원회 국제금융 분과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현재 금융위원회에 소속된 금융발전심의위원회의 전신이다.

양 전 행장은 옵티머스 고문단에 이름이 올라있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경기고 동문이다. 이 전 부총리는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 금융위원장,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냈다. 한때 '이헌재 사단'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국내 재경직 관료들의 대선배다. 또 금감원장이던 최흥식 원장과도 경기고 선후배 사이다.

1986년에는 모교인 서강대에서 제15대 총동문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동문회장 취임 일성은 이전 회장 대부터 추진되던 '서강동문장학회' 조성이다. '서강대동문학회 30년사'에 따르면 1986년 취임한 양 전 행장은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여 사회의 두뇌로 기르는 일은 결국 사회 발전을 위한 최량의 투자라고 믿는다"라고 말한바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제시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장 직원'간의 통화내역 녹취록을 보고 있다. 2020.10.12 kilroy023@newspim.com

1999년에는 '서강경제인포럼'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서강대 출신 경제인과 전현직 교수가 주축인 '서강경제인포럼'에는 남덕우 전 국무총리, 김종인 전 경제수석(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광두 교수(전 국가경제자문회의 부의장)등이 모였다. 강봉균 당시 재정경제부 장관도 서강경제인포럼에서 '최근 경제 동향 및 향후 정책대응'을 주제로 강연하기도 했다. 

다만 '서강학파' 구성원들은 양 전 행장과의 친분을 묻는 질문에 '잘 모른다'고 답했다. 양호 전 행장과 금융발전심의위원으로 위촉된 바 있는 한 교수는 "젊은 시절부터 주로 외국계 은행에서 있던 사람"이라며 "사적으로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한 경제학자도 "대선배라 개인적으로는 잘 모른다"라며 "행사에서 몇 번 뵈었던 것이 전부"라고 답을 피했다.

한편 양 전 행장은 법조계에도 적잖은 인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펀드 하자 치유 문건'에 따르면 이혁진·김재현 경영권 다툼이 심화되자 양 전 행장은 이규철 변호사를 김재현 대표에게 소개했다. 이후 또 다른 법조계 거물이 등장한다. 펀드 치유 문건에는 성지건설 매출채권 위조가 문제되자 이헌재 전 부총리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소개한 것으로 나와 있다. 박영수 특검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지난 2006년 중수부장과 수사기획관으로 현대자동차와 론스타를 수사한 바 있다. 또 이규철 변호사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영수 특검에서 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 

이규철 변호사와 채동욱 전 총장 측은 즉각 반박했다. 이규철 변호사는 "2019년 당시에는 옵티머스 사건 자체가 중요한 사안이 전혀 아니고 단순 형사사건에 불과했다"며 "윤석열 검찰총장과 친분이 있더라도 그런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란 입장이다. 채 전 총장 측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소개로 옵티머스의 법률자문을 한 것이 아니며, 이 전 총리를 개인적으로도 알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with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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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00일 승부] 뉴욕증시 '경고음'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금리와 주가가 함께 요동치는 상황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집권 2년 차였던 2018년을 상기시킨다. 당시 뉴욕증시의 가격 부담은 높아져 있었다. 미국의 강한 경제가 되레 금리 우려를 부추겨 증시를 압박하던 차에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가세했다. 결국 그해 가을 S&P500 지수는 20%나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 [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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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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