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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탈원전하면 탄소중립 불가능" 한목소리

기사입력 : 2020년12월18일 20:08

최종수정 : 2020년12월18일 20:08

KAIST '올바른 韓 저탄소 에너지 시스템 구축 방안' 간담회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원자력을 배제한 탄소중립 정책 추진은 불가능하다."

KAIST가 18일 '올바른 한국형 저탄소 에너지 시스템 구축 방안'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학계 주요 인사들은 이같이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간담회는 저탄소 에너지 시스템의 올바른 구현을 위해 신재생·원자력 등 다양한 학계 인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진호 영남대 교수, 이근준 충북도립대 교수, 노동석 미래에너지정책연구원 박사, 임만성·김용희 KAIST 교수 등이 참여했다. 

정부는 지난 7일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현재 40% 이상을 차지하는 석탄 화력발전을 풍력·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하지만, 학계에선 원자력이 탄소중립을 실현시킬 중요한 열쇠라며, 원자력을 배제한 탄소중립 정책 추진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18일 KAIST가 개최한 '올바른 한국형 저탄소 에너지 시스템 구축방안'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갈무리=김지완 기자] 2020.12.18 swiss2pac@newspim.com

임만성 KAIST 교수는 "신재생 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전력 수요 변동성이 커지는 덕커브가 발생한다"면서 "현재 연료전지 기술로는 덕커브를 커버할 수 없다. 결국 가스발전 말곤 답이 없는데, 이렇게 되면 탄소배출이 늘어나 탄소중립을 구현할 수 없게 된다"고 했다.

그는 원자력이 탄소중립을 실현시킬 수 있는 열쇠라고 봤다. 임 교수는 우리나라가 프랑스처럼 원자력 발전 출력을 조절해 전기 생산량에 변동성을 주는 '부하추종' 방식의 제어기술을 도입하면 비상전력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원자력이 별도 탄소배출 없이도 탄소중립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단 얘기다. 부하추종 기술은 국내에선 이미 90년대 확보했다.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동시 추진한 국가들은 대규모 정전사태를 겪었던 사례도 거론됐다. 신재생에너지가 기후변화 등으로 생산량 변동성이 커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근준 충북도립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좁은 영토에서 전국이 봄·여름·가을·겨울 4계절을 동시에 겪어 태양광 생산이 계절별로 큰 차이가 난다"며 "또 일조량에 따른 일간 생산량도 전국이 동일하게 나타나 타지역에서 보완해줄 수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이어 "해상풍력 역시 서남해상에 밀집돼 있다"면서 "전반적인 에너지 생산이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프랑스는 1980년부터 부하추종 방식으로 원자력 발전 출력량을 변화시켰다. [갈무리=김지완 기자] 2020.12.18 swiss2pac@newspim.com

실제 대만에선 지난 2017년 8월 15일 5시간 동안 정전이 발생했다. 피해 기업만 151개사로 총 피해 규모는 3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탈원전 정책 추진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렸는데, 무더위와 태풍 등으로 인해 절반 이상의 태양광과 풍력 설비가 손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결국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로까지 이어졌다. 이외에도 기후 악화로 인한 2006년 유럽 정전, 2016년 호주 남부지역 정전, 2019년 대만과 영국 정전, 올해 캘리포니아 정전이 발생했다. 

또 신재생에너지는 변동성이 큰 전략 생산 방식으로 국내 산업환경에 적합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교수는 "결국 안정적인 전력 공급 보완책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는 반도체, 화학, 철강, 디지털산업 등 산업전기 공급에 민감성이 큰 국가다. 국가 주력 산업이 요구하는 전력품질과 신뢰성을 갖춘 현재 원자력 같은 전력 공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산업용 전력 비중은 지난해 기준 54.3%로 독일 36.4% 일본 37% 대비 높다는 자료를 제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국가별 정전 비용은 유럽이 킬로와트당 3.2유로(불가리아)에서 15.8유로(네덜란드)에 불과한 반면, 우리나라는 12만9380원으로 추산됐다.

원자력 발전은 탄소배출 감소는 물론 수소경제 구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임 교수는 "원자력을 통해 미래 에너지의 길을 찾을 수 있다"며 "원자력으로 산업에 필요한 전기와 열을 생산할 수 있고, 해수 담수화와 수소 생산 등도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 교수는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 생산은 생산된 전기를 이용해 전기분해를 하더라도 정부 목표인 킬로와트당 3000원 수준은 맞출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향후 900도씨 이상의 열을 내는 소형원자로를 개발을 통해서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곁들였다.

임 교수는 "전력망의 운영에서 원자력 활용은 최적화, 안정성, 수익성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며 "원자력 발전이야 말로 탄소배출을 줄이면서 재생에너지 점유율을 늘리는 데 기여한다"고 말했다.

swiss2pa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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