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생활경제

속보

더보기

[위드 코로나시대 생존법]① 오프라인 공룡 '大반격' 시작...이커머스 빅뱅 예고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오프라인 유통' 생존 기로...온라인 유통, 사상 첫 전체 매출의 절반 차지
'대반격' 나서는 유통 공룡 vs '각자도생' 꾀하는 이커머스 공룡 혈투 예고

 [편집자주] 2021년에는 '위드(with) 코로나19' 시대가 본격화한다. 코로나19로 일상이 멈추는 대격변기를 지나서 바이러스 확산과 안정을 거듭하는 '과도기적 혼란'이 산업 전 분야에 걸쳐 나타날 전망이다. 성장과 위기가 혼재하는 시기인 만큼 유통 패러다임도 전례 없는 변화를 맞는다. 실적을 가르는 승부처는 전자상거래(e-commerce) 시장이다.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집에서 온라인으로 모든 소비를 해결하는 '홈코노미'(Homeconomy)가 약진할 것으로 보인다. 급변하는 유통 환경 속에서 기업들의 2021년 생존 전략을 살펴본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올해 유통 업계는 '위드 코로나'시대 대비를 위해 바삐 움직이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전 세계인들의 일상을 멈추게 했던 코로나19의 기세를 누그러트릴 백신이 개발되면서 독감처럼 '우리 일상 속에서 함께 하는 바이러스'란 인식이 자리잡을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코로나 여파로 큰 타격을 입은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 공룡들의 발걸음도 빨라진다. 지난해 급팽창한 전자상거래(e-commerce) 쇼핑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기 위한 대반격을 시도하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이커머스 강자인 쿠팡과 티몬, 11번가가 기업공개(IPO)에 성공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 등 투자를 줄이고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고 상대적으로 투자를 늘려 영토 확장을 본격화하겠다는 유통 강자들의 노림수로 풀이된다. 

【사진=NAVER】

이에 이커머스 시장을 선점하려는 쿠팡·11번가 등 기존 이커머스 기업과 오프라인 유통 강자간 한바탕 쟁탈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유통 전문가들은 이커머스 시장 재편을 불러올 '빅뱅'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생존 기로...온라인 유통, 사상 첫 전체 매출의 절반 차지

코로나19가 앞당긴 언택트 시대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생존 위기로 내몰았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온라인 소매시장이 전체 소매유통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49.3%로 50%를 육박한다. 전통적 유통강자들이 모두 포함돼 있는 전체 오프라인 유통업계(50.7%)와 맞먹는 규모다.

특히 백화점(16.5%)과 대형마트(15.7%), 편의점(15.5%), 기업형슈퍼마켓(3%) 등 모든 오프라인 업종을 크게 따돌렸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유통업태별 매출 구성비. 2020.12.30 nrd8120@newspim.com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장보기 시장'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소비가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11월까지 상품군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식품 매출 증가율이 평균 50.6%로 가장 높았다. 대형마트의 위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3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소매시장이 전체 소매시장의 절반인 50%까지 상승했다. 2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4.8%포인트(p) 오른 수치다.

2015년 7대 3이던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출 비중의 격차는 2018년 6대 4로 좁혀지더니 지난해에는 5대 5로 같아진 것이다.

시장 파이가 커진 만큼 이커머스 업체들의 거래액 규모도 자연스레 대폭 확대됐다. 거래액 기준으로 업계 1위는 네이버였다. 네이버의 지난해 거래액은 20조9249억원으로 추정된다. 쿠팡은 17조771억원, 옥션과 지마켓 운영사인 이베이코리아는 16조9772억원이다. 11번가는 9조8000억원로 4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전체 소매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커머스 시장 매출 규모도 16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업계 거래액 규모. 2020.12.30 nrd8120@newspim.com

◆'대반격' 유통 공룡 vs '각자도생' 이커머스 공룡 혈투 예고

전통적 오프라인 유통 공룡들이 온라인 쇼핑시장에 대한 대반격을 예고하면서 이커머스 업체와의 격전이 예상된다. 시장 점유율을 뺏으려는 '창'과 지키려는 '방패'의 싸움 양상으로 흐르는 모습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이커머스 업체에겐 없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한 서비스를 내세워 영토 확장에 나선다.

이중 가장 주목받는 업체는 GS리테일이다. 편의점·슈퍼마켓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GS리테일은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온라인 커머스 역량 강화에 나섰다. GS홈쇼핑은 지난 3분기 기준 전체 거래액에서 모바일 비중이 57%에 달할 만큼 온라인 사업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GS홈쇼핑의 온라인몰인 GS샵을 편의점과 슈퍼마켓의 온라인 매장으로 활용하고 GS홈쇼핑은 GS리테일의 전국 점포망과 물류 인프라를 이용해 배송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작년 코로나 충격파로 신규 투자를 자제하며 체력을 비축했던 롯데와 신세계는 올해 이커머스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 단단히 벼르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커머스 시장을 향한 공격성을 드러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올해 오프라인 업황이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실적도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불거진 코로나 사태로 유통업계들은 1, 2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만큼 낮은 기저효과에 따라 해당 기간 실적 반등의 폭이 클 것이란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1년간 대규모 점포 구조조정을 실시한 만큼 여유 자금도 충분하다. 지난해 말 기준 폐점 점포 수는 116개에 이른다. 2022년까지 244개 점포를 정리할 계획인 점을 고려하면 1년 안에 당초 목표치의 48%를 달성한 것이다. 올해는 점포 구조조정을 속도조절하고 새로운 성장 엔진을 장착하기 위한 먹거리 발굴에 전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롯데] 2020.01.20 nrd8120@newspim.com

일단 1조7000억원을 웃도는 현금성 자산을 쌓아놓고 있다. 기존 점포를 물류 거점화하고 마케팅에도 많은 자금을 쏟아부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물류센터를 건립하는 것보다 투자액이 대폭 줄어드는데다 배송 속도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매장 인근 지역에는 1시간 안에 배송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올해 중으로 롯데마트 총 42개 점포를 온라인 배송이 가능하도록 물류기지로의 변신을 시도한다. 

이마트는 지난해 전열을 재정비하고 온라인 쇼핑시장 공략을 가속화 한다.  지난해 연말 임원인사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가 SSG닷컴 대표를 겸임하면서 온·오프라인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SSG닷컴은 현재 2022년까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네오 4호' 부지 조성 등에 4478억원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투자금은 이마트는 지난해 스타필드 조성을 위해 마련한 마곡 부지를 비롯해 이마트 가양점, 베트남 1호점인 고밥점 등을 매각해 마련했다. 이들 매각 대금은 총 1조원대에 이른다.

SSG닷컴은 이마트·신세계백화점 등 관계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온라인 서비스 강화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매장 픽업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가까운 이마트 매장에서 당일 물건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스타필드는 입점해 있는 유명 맛집에서 줄을 서지 않고 SSG닷컴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주문·결제를 한 번에 하는 스마트 오더서비스인 '쓱오더'를 도입했다. 고양점을 시작으로 하남점·코엑스몰 등에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은 이커머스 사업자에겐 없는 오프라인 매장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토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거점으로 삼아 배송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지난해 물량공세를 자제했던 업체들이 올해는 마케팅이나 물류 경쟁력 강화하는데 비축해 놨던 자금을 투입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SSG닷컴 매장픽업 서비스 시작. 2020.12.27 nrd8120@newspim.com

◆'11번가·아마존' '네이버·CJ' 동맹...쿠팡·티몬 'IPO 채비'

쿠팡·11번가 등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은 자본력을 갖춘 유통 대기업들의 파죽 공세를 예상하고 합종연횡·기업공개(IPO) 등으로 점유율 방어 태세를 갖추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11번가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제휴다. 11번가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쇼핑몰 내 아마존 상품 구매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 직구족들을 겨냥한 조치다. 쇼핑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배송비용 부담도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혈맹을 맺은 업체도 생겨났다. 네이버와 CJ그룹 연합군이 여기에 해당한다. 자체 물류체계를 갖추지 못한 것이 유일한 약점이던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의 협력을 통해 배송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각 업계 1위 사업자의 만남이어서 업계에 미칠 파급력을 우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CJ대한통운은 네이버 오픈마켓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풀필먼트 서비스와 24시간 당일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의 협업을 통해 최대 약점으로 꼽였던 물류 역량을 보완하고 외연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CJ대한통운 강남2지사 터미널 택배분류 작업장에서 택배기사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2020.10.21 photo@newspim.com

쿠팡과 티몬은 올해 IPO를 통해 한 단계 도약을 꾀한다. 쿠팡은 대규모 적자를 고려해 나스닥 상장을, 티몬은 올 하반기를 목표로 국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하기 위해 IPO를 선택한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출혈경쟁이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미래 먹거리 발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규 투자를 유치할 필요성이 있다. 

한국판 아마존을 꿈꾸는 쿠팡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규모 물류단지를 조상하는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데 이어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개방형 라이브커머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다만 상장에 성공하려면 수익성을 크게 개선해야 한다. 쿠팡은 누적 적자만 3조7000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티몬이 상장을 추진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7년에는 적자에 발목이 잡혔다. 

이에 이커머스의 출혈경쟁을 부추기던 쿠팡과 티몬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마케팅 등에 대한 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런 틈을 타 유통 기업들이 마케팅 등에 자금력을 총동원한다면 이커머스 시장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오프라인 유통업체, IT 플랫폼 사업자, 이커머스 사업자 등 다수의 사업자간 점유율이 분산돼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도 이들 사업자들이 계속해서 각축을 벌일 것이며 영업·현금흐름 적자나 물류 투자 등을 감내하기 위한 자금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rd812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IMF는 2026년 세계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세를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어,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가 달러로만 몰리는 환경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미국의 정치·재정 이슈, 부채한도·재정적자, 무역·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달러 방향성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 남아 있으며, 상황에 따라 달러에 일시적인 강세·약세 충격을 모두 줄 수 있는 요인들이다. 장기 구조 측면에서 보면, 달러는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에 가깝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등 주요 글로벌 하우스들은 공통적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그러나 무역정책 불확실성,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연준의 완화적 기조 등 구조적 요인들이 달러의 매력을 조금씩 갉아먹는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데도 큰 이견이 없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은 2000년대 초반 70%대에서 2025년 2분기 56% 수준까지 떨어졌다. 냇웨스트와 피델리티는 이 흐름을 "빠르진 않지만 분명한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으로 규정한다. 특히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커진 '제재 리스크'는 여러 국가가 결제·준비자산을 다변화하도록 자극한 대표적 계기로 지목되며, 일부 중앙은행은 준비자산 구성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기타 통화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전제 아래에서 보면 달러는 2026년 전반적으로는 약세 쪽으로 기울지만, 중간중간 강한 반등(숏 커버 랠리)이 나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는다. 물가가 예상보다 끈질기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예상 밖의 인플레이션 급등이 나타날 경우 연준의 추가 인하가 지연되면서 달러에 단기적인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지정학적 충돌, 금융시장 급락 같은 글로벌 리스크오프 이벤트가 겹치면 '안전자산 달러' 선호가 살아나면서 강세 국면이 일시적으로 재현될 가능성도 크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건이 맞아떨어질 수 있는 시점을 2026년 3~6월 구간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연준의 주요 회의와 핵심 물가·고용 지표 발표가 몰려 있는 만큼, 상반기 중 일정 구간에서는 "완만한 약세 추세 속 달러 반등 구간"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2026년 달러는 방향성으로는 완만한 약세, 경로상으로는 구간별 반등이 섞인 '요철 있는 하향 곡선'에 가까운 그림으로 그려지고 있다. 달러지수 내년 전망 [사진=캠브리지 커런시스] ◆ 금: 탈달러·재정악화·지정학이 만든 '슈퍼 헤지' 월가 IB들이 그리는 2026년 금 가격의 큰 그림은 '상승'에서 '초강세'까지, 방향성이 한쪽으로 모여 있다. 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사진
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