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만, 글로벌 파트너십 관계로 격상"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임기를 며칠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십 년동안 외교 관행으로 지켜오던 대만과 관계 제한을 해제하자 대만 정부가 환영한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매체는 보복을 시사하면서 미-중 갈등이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 국기. [사진=블룸버그] |
11일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대만의 우자오셰(吳釗燮·Joseph Wu) 외교부장은 이날 트위터에 "우리의 교류를 불필요하게 제한하는 규제를 해제한 것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감사한다"며 "대만과 미국의 긴밀한 파트너십은 우리의 공유된 가치와 공동의 이익,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에 확고히 바탕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는 대만-미국 관계 증진을 위한 큰 일"이라며 "대만-미국 관계는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격상했다. 우리 외교부는 대만-미국 관계 발전이 지속되길 바란다. 미국 정부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앞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9일 대만과 외교 관계 제한 해제를 발표했다.
그는 성명에서 "수십 년 동안 국무부는 우리의 외교관, 군인, 다른 관리들이 대만 카운터파트들의 접촉을 규제하기 위해 복잡한 내부 규정을 만들었다"며 "미국 정부는 베이징 공산당 정권을 달래기 위해 일방적으로 규정을 부과했었지만 더이상 아니다"라고 밝혔다.
관계 제한이란 미국 관리들이 대만 측과 접촉할 때 미 국무부가 내린 지침을 뜻한다. 예컨데 대만 공무원은 미 국무부나 백악관에서 만날 수 없고 호텔과 같은 비공식적인 장소에서만 만날 수 있다. 이는 대만이 중국의 반대로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국가로 인정받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은 일국양제 아래 대만을 자신의 영토로 주장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대만을 독립 국가로 대하겠다는 외교적 움직임으로 풀이돼 적지 않은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아직 중국 외교부의 반박 성명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다만,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를 이끄는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은 이번 조치가 양국을 갈등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경고하며 "중국이 이에 대해 가만히 앉아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 주권에 관한 선을 넘었다"고 해 보복을 시사했다.
한편, 유엔주재 미국 대사인 켈리 크래프트는 오는 13일부터 3일간 대만 타이베이를 방문한다. 우 외교부장은 자신과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크래프트 대사가 14일에 만날 예정이며 대만의 국제사회 참여가 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