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노르웨이 연기금은 산업기반 없어 해외투자
한국은 산업기반 튼튼, 젊은층 창업환경 만들어야
쿠팡 미국 상장도 국내 증시 자금 부족...유도책 필요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이 더 걱정"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이 한달 반 넘게 순매도를 이어가면서 코스피가 휘청거리고 있다. 이에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더욱이 미국 채권금리 인상으로 주요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연기금의 매매가 악재를 키운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는 10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연기금의 국내 주식 매도세에 대해 "국내 주식시장을 연못이 아닌 강과 바다로 만들어야 하는데 국민연금, 대학기금을 포함한 연기금이 국내 주식 투자 비중 줄이고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존리 대표는 "홍콩과 노르웨이의 경우 자국 산업이 마땅치 않아 대부분 해외투자를 많이 하는 편인데, 다른 나라가 외국에 투자를 많이한다고 해서 우리도 따라할건 아니다"며 "각 나라마다 연기금 자산 운용방법은 달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진=메리츠자산운용] |
그러면서 "특히 대학기금 등 기관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이 적은데다 이들 기관의 기금 대부분은 은행 예금에 머물고 있다"며 "이런 자금이 주식시장에 들어오면 젊은 창업가들도 창업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부연했다.
최근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은 사상 최장기간인 4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영향에 국내 증시는 코스피 3000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위원회의 5개년 중기 자산 배분 계획에 따른 방침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존리 대표는 쿠팡의 미국 뉴욕증시 상장에 대해선 "국내 기업들이 미국에 상장하는 큰 이유는 자금이 말랐기 때문"이라며 "국내 증시 상장을 통해 1주당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고 자금이 대거 들어온다면 굳이 외국에 나가 상장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국내 증시로 몰릴 수 있도록 유도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단기성 투자 성향에 대해선 "단기투자로 돈을 버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단타로 내가 돈을 벌 수 있다는 착각을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존리 대표는 "개인 투자자가 많아지니 주식 매매가 많아지고 주식회전률이 커져 시장이 혼란스럽다"며 "퇴직연금 등의 건강한 자금 등이 주식시장에 유입이 돼야 증시가 안정화되고 꾸준히 우상향할 수 있다"고 대안책을 제시했다.
또 존리 대표는 주식하락을 우려하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주식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고 가끔 시장이 출렁이는 것은 건강한 증시라는 증거"라며 "직접 주식 투자할 경우 기업 자체를 본뒤 내가 갖고 싶은 회사의 주식을 사야하는데, 그것이 안되면 펀드에 가입하는게 맞다"고 당부했다.
특히 주식투자는 여웃돈, 당장 없어도 되는 돈으로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해 은행, 증권사로부터 대출 받아 주식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미다. 또 기대심리로 움직이는 증시와 관련해선 "주식투자시 현명함이 필요한데 루머 등으로 흔들릴 수 있는 정치테마주 등에 현혹돼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 채권금리 인상에 따른 증시 영향에 대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며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도 각국이 금리는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걱정되는것은 디플레이션(물가하락에 따른 경기침체)이라며 일본처럼 한국도 경기가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 달러 투자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그는 "금과 달러는 일하는 자산이 아니다"며 "주식투자는 열심히 일하려는 기업의 가치를 사는 것인데, 금과 달러는 향후 오를 것이다는 베팅, 단순 투자에 불과해 정말 돈이 많은 사람들이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