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 전환 이후 첫 사내이사 등판... 그룹 영향력 확대
3년 만의 현금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 지배력 강화 행보
안정적인 지분율 확보 통해 후계 승계 작업까지 다가서나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이 주력 계열사인 한솔제지와 한솔테크닉스의 사내이사로 취임한다. 지난 2015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선 조 회장이 이번 행보를 통해 본격적으로 그룹 지배력 강화에 나설거란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03.24 shj1004@newspim.com |
◆ 지주 전환 이후 첫 사내이사 등판... 주력 계열사 주축으로 그룹 영향력 확대 전망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와 한솔테크닉스는 전날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조동길 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조 회장은 회장직과 함께 주력 계열사인 제지와 테크닉스 사내이사를 겸하며 그룹 내 영향력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그간 한솔홀딩스 최대주주인 조 회장은 지분율이 낮아 외부 공격에 취약하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현재 조 회장의 한솔홀딩스 지분율은 17.23%다.
지주사 전환 전인 2014년 말 조 회장의 한솔홀딩스 지분율은 3.34%에 불과했지만 2018년 말 8.93%, 2019년 말 10.28%, 지난해 9월 말 현재 지분 17.23%를 보유하게 됐다. 재단법인 한솔문화재단이 보유한 주식 7.93%(330만주) 등 특수관계자 지분을 포함하면 30.26% 수준이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03.24 shj1004@newspim.com |
◆ 배당·자사주 매입 등 지배력 강화 행보... 후계 승계 작업까지 다가서나
다만 대표이사 교체 등 특별 결의사항을 방어하기 위한 33.3%를 채워야한다. 주총에 앞서 조 회장은 지배력 확대를 위해 배당 선제 조치를 취했다. 향후에는 자사주 매입 등의 후속 조치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솔홀딩스는 지난 2월 보통주 1주당 120원의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2017년 배당을 실시한 이후 3년 만이다. 이번 배당의 총액은 50억4100만원 규모다. 이전까지 적자였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코로나19 기저효과로 크게 증가하면서 배당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솔홀딩스는 지금까지 실적 부진으로 배당여력이 없었다. 실제 2015년 지주사 전환 이후 2019년 말까지 적자를 낸 자회사를 정리하며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다.
이처럼 배당 재개는 경영권 안정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루 빨리 지배력을 공고히 해야 하는 입장에서 배당금 확대 등이 이뤄지면 주주들은 현 경영진에 대해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기 때문에 지분율 끌어올리기에 좋은 조치다.
현재 한솔홀딩스 지분 17.23%(723만6218주)를 보유한 조 회장은 배당금 전액을 주식 매입에 사용한다면 지분율은 0.07% 확대된다.
업계에선 올해 배당이 실시된 가운데 지난해 일회성 이익까지 고려하면 자사주 매입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안정적인 지분 확보로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M&A나 신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솔제지는 이번 주총에서 사업목적에 화장용품 등을 포함한 화학제품 제조 및 판매 등을 새롭게 상정했다. 산업 용지 중심으로 실적을 이끌어온 한솔제지가 특수용지에 이어 코스메틱 부분까지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선 후계 승계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거란 관측도 있다. 지배구조의 핵심이 되는 지분율 취약이 늘 걸림돌이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의 경우 한솔홀딩스의 최대주주지만 지분율이 낮다는 점이 약점으로 꾸준히 지적됐지만 이번 이사회에 나서면서 경영권 방어를 위해 안정적인 지분율 확보에 다가섰다"며 "지배력 강화속 3세 승계 움직임에도 시동을 걸며 자식들이 후계 승계 작업을 받으며 3세 경영의 발판을 닦고 있는 셈"이라고 해석했다.
shj10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