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씨네톡] 죽을 날만 기다리는 이들, '낙원의 밤'

기사입력 : 2021년04월05일 17:16

최종수정 : 2021년04월05일 17:17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박훈정 감독의 신작 '낙원의 밤'이 위태로운 삶의 끝에 선 한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를 선보인다. 조직의 희생양이 된 두 사람은 다른 듯 닮은 모습을 통해 아이러니로 가득한 삶과 죽음을 얘기한다.

5일 온라인 시사를 통해 넷플릭스 '낙원의 밤'이 베일을 벗었다. 당초 극장 개봉을 염두했다가 넷플릭스행을 택했지만 이 영화를 주목하는 이들은 적지 않다. 이미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유일하게 초청된 한국영화로 해외 매체의 극찬을 받은 작품. 박훈정 감독은 전작 '신세계' '브이아이피' '마녀'에 이어 암울하면서도 묘한 한국형 누아르를 그려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넷플릭스] 2021.04.05 jyyang@newspim.com

◆ 고독 속 지리멸렬하게 이어지는 삶…아름다운 풍광과 극렬한 대비

'낙원의 밤'은 한국형 누아르의 대가라 불리는 박훈정 작품의 6번째 신작이다. 그는 유명세답게 이번에도 조직폭력배들의 삶을 영화에 담았다. 가족이 살해당하고 상대편 조직의 보스를 향해 복수를 감행한 태구(엄태구)는 양회장(박호산)의 지시로 제주에 잠시 몸을 숨기고 왕년의 형님 집에서 재연(전여빈)을 만난다. 하루 하루 죽을 날만 기다리는 처지의 둘은 가족도, 연인도 아닌 묘한 관계가 된다.

엄태구는 극중 박태구 역으로 등장해 잔인하고 침착하지만 인간적인 캐릭터의 내면을 그려냈다. 비장하기 그지없는 고독한 조직폭력배의 표정이다가도, 가족을 만나 잠시 풀어지는 얼굴은 꽤 의외의 면을 보여준다. 전여빈과 티격태격하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복잡한 감정들을 거쳐가는 표정을 통해 그의 심경을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넷플릭스] 2021.04.05 jyyang@newspim.com

전여빈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여자로 두려울 게 없는 재연 역을 열연했다. 재연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주로 하지만 그 와중에도 자연스러운 일상톤 연기가 돋보인다. 차승원의 마이사 역시 인상적이다. 등장만으로 무게감과 위압감이 느껴진다. 조폭의 제 1 덕목 '의리'가 몸에 밴 인물이라는 데서 관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을 것으로도 보인다.

◆ 조직의 배신과 희생양의 죽음…꼬리를 무는 비극의 끝은

사람을 죽이고 피신한 태구는 조직의 뒷처리와 부름을 기다리면서, 한 순간도 안심하지 못한다. 자신이 폭력배라 죄없이 죽은 가족들 탓에 물회를 앞에 두고도 한입도 뜨지 않는다. 재연은 그런 그의 앞에서 자살 시도를 하고, 병의 증세가 악화돼 생사를 오간다. 배신과 비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면서, 태구는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재연 역시 자신의 누나처럼 조직에 몸담은 가족 탓에 부모를 잃었다는 걸 알게 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넷플릭스] 2021.04.05 jyyang@newspim.com

죽을 날을 받아둔 여자와 언제 목숨이 날아갈지 모르는 남자는 묘한 대척점에 서있다. 그리고 이들은 마치 낙원같은 고요한 풍경 속에 머무른다. 재연과 가족을 잃은 아픔을 공유했던 태구는 그를 지키기 위한 선택을 한다. 죽음을 두려하고 피하려했던 모두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여자 앞에 무력하다. 태구와 재연의 마지막은 마치 비로소 밤을 맞아, 낙원으로 향한 듯 하다.

지독하게 암울하면서도 한편으로 속이 시원한 결말은 어쩌면 '조폭 청산'을 부르짖는 감독의 의도였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코로나19로 지난해 이후 신작 영화 개봉이 주춤한 가운데, 누아르 마니아들의 갈증을 풀어줄 수작이 될 듯 하다. 오는 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

jyyang@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코스트코, 한국 순이익 67% 미국 본사로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거둔 연간 순이익의 60% 이상을 배당금으로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코스트코 한국 법인인 코스트코코리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번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영업이익이 21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회계연도보다 16%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미국 대형 유통 업체 코스트코 매장 앞에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대기 중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같은 기간 매출은 6조5301억원으로 8%가량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58% 급증한 224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배당금은 15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67%에 이른다. 지난 회계연도에서도 코스트코코리아는 당기순이익(1416억원)을 뛰어넘는 2000억원(배당 성향 141.2%)의 배당금을 지급한 바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미국 본사인 코스트코 홀세일 인터내셔널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전국에 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는 7351명이다. 미국 본사가 챙기는 배당금은 1000억원이 넘지만, 정작 한국 기여도는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기부액은 12억2000만원으로 지난 회계연도(11억8000만원)보다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 본사가 가져갈 배당액의 1%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nrd@newspim.com  2024-11-19 14:32
사진
해임이라더니…김용만 김가네 회장 복귀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성범죄 혐의로 입건된 분식프랜차이즈 '김가네'의 김용만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가 다시 복귀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용만 회장은 지난 8일 아들인 김정현 대표를 해임하고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김 회장의 아내인 박은희씨도 사내이사 등록이 말소됐다. 해당 내용은 지난 11일 등기가 완료됐다. 김가네 김용만 회장. [사진= 뉴스핌DB] 김 회장은 직원 성범죄 사건으로 인해 지난 3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아들인 김정현씨가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런데 최근 아들인 김 전 대표와 아내 박씨와 김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면서 스스로 대표이사직에 다시 오른 것으로 관측된다. 김 회장은 김가네 지분 99%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가네 관계자는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용만 회장은 지난 7월 준강간치상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김 회장은 사내 경리 담당 직원을 통해 회사명의 계좌에서 수억 원 상당을 자신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계좌로 빼돌렸다는 횡령 의혹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김 회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아내인 박 씨의 고발로 알려졌다. romeok@newspim.com 2024-11-18 16:5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