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resemble' 22일부터 5월 22일까지 PKM갤러리에서 전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이것을 가구인지 작품인지 구분지을 필요는 없다."
3년 만에 PKM갤러리에서 개인전 '구현모:리셈블(resemble)'로 돌아온 구현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가구' 작품과 관련해 이와 같이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퍼니처와 예슬 작품의 경계'에 대한 탐구를 주요 화두로 한 설치와 조각, 드로잉 등을 선보인다.
구현모 작가는 하나의 개념을 지향하거나 집착하지 않는다. 그는 실재와 허구, 원리와 현상, 자연과 인공 등 서로 상반된 개념을 놓고 경계를 넘나든다. 3년 전 그의 개인전 '후천적 자연'에서도 그는 인류가 구분해놓은 자연과 인공의 경계를 허물고 예술의 의미를 되물으며 통념을 깨는 미적 즐거움을 선사했다. 황동으로 주물 작업한 나뭇가지 조각과, 지구본으로 만든 달 등의 작품들이 이어졌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전시장 전경 [사진=PKM갤러리] 2021.04.23 89hklee@newspim.com |
당시 그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자연을 차용한 작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위적이다'와 '자연적이다'라는 개념은 철저히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나온 것"이라며 "인간의 삶에 스민 이분법적 개념을 한 오브제에 담아낸 것으로 이해하면 좋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개인전 'resemble(닮다)'도 그의 작업의 연장선이다. 이번에는 나뭇가지를 캐스팅한 금속 조각과 실제 나뭇가지가 함께 뒤섞어 설치된 모빌 조각과 오브제, 나무 기둥을 캐스팅한 브라스 스툴 등, 기하학적 무늬의 커피 테이블 등이 전시됐다.
박경미 PKM갤러리 대표는 "실제로 자연만이 자연일까, 자연과 구분할 수 없는 것도 자연이 될 수 있다"며 "자연도 인공도 서로 닮아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Flower, 2021, 35 cm(h) [사진=PKM갤러리] 2021.04.23 89hklee@newspim.com |
전시장에서 마주한 구현모 작가는 "가구와 예술을 구분지을 필요는 없다. 또 조각에서 가구 작업으로 전향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구와 작품을 경계 짓는 것은 벽에 걸리면 작품이고 바닥에 놓으면 가구일 수 있지만, 같은 존재인데 어떻게 선택되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지는 것 그 자체가 흥미롭다"라고 부연했다.
구현모 작가는 홍익대학교 도예과와 드레스덴 예술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마틴 호너 트교수에게서 마이스터슐러 학위를 취득했다. 독일의 베를린과 라이프치히, 드레스덴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했고, 아르코미술관과 뮤지엄 산, 성곡미술관, OCI미술관, 아트센터 나비 등 유수의 미술기관에서 개최하는 전시에 참여했다. 2009년에는 노벨수상자들의 산지이자 기초과학, 인문학, 예술 등 다학제 간 연구를 독려하는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미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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