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3.3㎡당 약 5669만원…아크로리버파크 절반 수준
투기과열지구에 묶여 젊은층‧신혼부부 청약 '바늘구멍'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올해 최대 재건축 단지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재건축)'가 6월 분양을 공식화하면서 분양시장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현금부자들의 잔치로 끝날 전망이다. 이 단지의 분양가격은 3.3㎡당 약 5669만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지만 3.3㎡당 1억원이 넘는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반값수준이다.
특별공급이나 추첨제 물량이 없고 분양가가 가구 당 모두 10억원 이상에 달해 신혼부부와 생애 최초, 다자녀, 노부모 봉양 등 주거 취약계층은 청약 시도 조차 어려운 단지다. 전문가들은 청약로또가 현금 부자들만의 잔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1.05.24 ymh7536@newspim.com |
◆ 반값 분양가…주거 취약계층 '그림의 떡'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 1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3.3㎡당 분양가 5653만원에 분양보증을 받으면서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 1월 서초구 분양가심의위원회에서 3.3㎡당 5668만원으로 분양가가 결정됐으나 지난 2월 말 분양 가구 공급면적이 늘어나면서 분양가가 15만원 가량 낮아졌다.
이 아파트는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전용면적 46∼74㎡ 224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구체적으로 49㎡(18평)가 2가구, 59㎡(24평)가 197가구, 74㎡(30평형)가 25가구다. 예상 분양가는 최소 평형인 49㎡가 10억∼11억원, 59㎡가 13억∼14억원, 74㎡가 17억∼18억원 선이다.
이는 주변 단지들의 시세의 절반 수준이다. 올해 8월 입주예정인 서초구 반포센트레빌아스테리움의 3.3㎡당 분양가는 8775만원과 비교할 경우 3122만원 가량 낮게 책정됐다.
래미안 원베일의 모든 일반분양 물량은 전용면적 85㎡를 넘지 않아 추첨 없이 가점제로 당첨자를 결정한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실거주 의무 기간이 3년이며, 전매 제한 기간은 10년이다.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60% 이하여서 서울에서 청약을 준비하는 무주택자와 현금부자에게는 소위 로또 아파트로 불리고 있다.
래미안 원베일 인근 단지인 아크로리버파크의 3.3㎡ 보다 약 6225만원 가량 저렴하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59.95㎡는 최근 26억원, 전용면적 84.95㎡는 34억∼38억원대에 거래됐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98㎡는 지난달 26억원(15층)에 팔렸는데,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59㎡대와 비교해 약 13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바라본 서울도심 아파트의 모습. 2021.02.17 dlsgur9757@newspim.com |
◆ 높은 청약 가점 문턱에 3040대 '좌절'
문제는 투기과열지구로 엮이면서 특별공급 물량은 '제로'다. 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 등 청약제도 따라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가 9억원을 초과하는 민영주택과 국민주택 모두 특별공급을 할 수 없다.
이로 인해 현금 10억∼15억원을 동원할 수 있는 현금 부자가 아니면 아무리 청약가점이 높은 무주택자라 하더라도 청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모든 평형의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 신혼부부와 생애 최초, 다자녀, 노부모 봉양, 기관추천 등 특별공급 대상자 등은 청약에서 제외된다.
이는 2018년 4월 국토교통부가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기회를 늘리기 위해 청약제도를 개편한 데 따른 것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과천시 등 전국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가 9억원 초과 고가주택은 민영주택과 국민주택 모두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한다.
현지 부동산업계는 이 아파트에 당첨되려면 가점이 70점은 넘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가점 70점을 넘기려면 청약통장 가입 기간, 무주택 기간을 최대한으로 채우고 부양가족은 4인 이상이어야 한다. 30대나 40대 청년층으로서는 아예 도전이 불가능하다.
반포동 H공인중인 대표는 "젊은 층과 신혼부부 등이 원베일리에 대한 청약 문의가 늘어나고 있지만 청약가점이 아무리 높아도 70을 넘긴 쉽지 않다는 답변만 하고 있다"며 "더구나 해당 단지는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어 분양가가 9억원 초과한 탓에 현금 동원 능력이 없는 이들이 태반이라 사실상 청약의 기회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원베일리 청약을 희망하는 한모 씨는 "현금 동원 능력이 없는 신혼부부와 생애 최초, 다자녀 가구 등은 청약 기회조차 얻을 수 없는 곳"이라며 "정부가 투기세력을 차단하기 위한 제도가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의 꿈을 뺏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기존 청약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원베일리 청약을 시도하려면 만점에 가까워야 도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무주택기간이나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짧고, 부양가족도 적은 3040세대에게는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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