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표기가 반영된 이른 시기의 한글 금속활자를 포함해 조선 전기에 제작된 금속활자 1600여점이 발굴됐다.
29일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에 따르면 이번에 일괄로 출토된 금속활자들은 조선 전기 다종다양한 활자가 한 곳에서 출토된 첫 발굴 사례로, 훈민정음 창제 시기인 15세기에 한정되어 사용되던 동국정운식 표기법을 쓴 금속활자가 실물로 확인됐다. 유물이 출토된 지역은 현재의 종로2가 사거리의 북서쪽으로 조선 한양도성의 중심부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사진=문화재청] 2021.06.29 alice09@newspim.com |
또 두 글자를 하나의 활자에 표기항 연결하는 어조사의 역할을 한 연주활자도 10여 점 출토됐으며 현재까지 전해진 가장 이른 조선 금속활자이자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 중인 세조 '을해자(1455년)보다 20년 이른 세종 갑인자(1434)로 추정되는 활자가 다량 확인됐다.
도기항아리에서는 금속활자와 함께 세종~중종 때 제작된 자동 물시계의 주전으로 보이는 동제품들이 잘게 잘려진 상태로 출토됐다.
주전은 1438년(세종 20년)에 제작된 흠경각 옥루이거나 1536년(중종 31년) 창덕궁의 새로 설치한 보루각의 자격루로 추정되며, 기록으로만 전해져오던 조선 시대 자동 물시계의 주전 실체가 처음 확인된 것으로 의미가 크다.
활자가 담겼던 항아리 옆에서는 주·야간의 천문시계인 일성정시의가 출토되었다. 낮에는 해시계로 사용되고 밤에는 해를 이용할 수 없는 단점을 보완해 별자리를 이용하여 시간을 가늠한 용도이다.
또 소형화기인 총통은 승자총통 1점, 소승자총통 7점으로 총 8점이다. 조사 결과, 최상부에서 확인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출토 유물들은 현재 1차 정리만 마친 상태로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관해 안전하게 보관 중"이라며 "으로 보존처리와 분석과정을 거쳐 각 분야별 연구가 진행된다면, 이를 통해 조선 시대 전기, 더 나아가 세종 연간의 과학기술에 대해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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