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사 5곳만 참여...자본금·인력 등 한계
"수탁사·예탁원 참여 불발 아쉬워"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의 환매 중단 펀드를 회수할 가교운용사가 반쪽짜리 출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자금 회수에 난항이 예상된다. 수탁사와 사무관리회사의 가교운용사 참여가 불발됐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펀드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데 한계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NH투자증권‧하이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케이프투자증권‧대신증권 등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 5곳은 지난 23일 공동출자를 통해 문제의 펀드를 이관 받아 관리할 신규운용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판매사 5곳은 펀드 수탁사인 하나은행과 사무관리회사인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도 가교운용사 설립에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나은행과 예탁원이 참여했을 경우 가교운용사 설립 이후 빠르게 펀드 자산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자금 흐름 [자료=금융감독원] |
특히 옵티머스 펀드의 경우 라임과 달리 자금 흐름이 수차례 걸친 복잡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구체적인 현황을 파악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삼일회계법인이 옵티머스 펀드의 일부를 실사한 결과, 총 46개 펀드 설정액(5146억원) 중 실사 대상이 되는 최종 투자처는 63개, 3515억원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1500여억원은 금융당국 등이 추적하고 있으나 횡령, 돌려막기 등으로 현황 파악에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당시 실사를 통해 파악한 투자금 중에서도 80% 이상(2927억원)이 회수가 불확실한 C등급으로 분류됐고 전액 회수가 가능한 자산은 고작 45억원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수탁사 하나은행이 가교운용사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금투업계 안팎의 여론이 높았으나 끝내 불발돼 자금 회수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나은행은 지난 2018년 3차례에 걸쳐 옵티머스 펀드의 환매 자금 부족분 약 92억원을 수탁 중인 다른 펀드 자금으로 돌려막기 하는 데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옵티머스 펀드의 비정상적인 운용을 알면서도 수탁 계약을 체결해 143억원 상당의 사기 범죄를 방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아울러 하나은행과 예탁원의 가교운용사 참여가 무산되면서 인력 구성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라임펀드의 가교 운용사인 웰브릿지자산운용의 경우 판매사 20곳이 공동으로 설립해 현재 15~20명 안팎의 인력이 자금 회수 활동 중에 있다. 옵티머스는 라임보다 복잡한 자금 흐름을 보이는 만큼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나, 5개 판매사만이 참여한 상태여서 운용 인력을 꾸리기도 빠듯한 실정이다.
앞서 삼일회계법인 역시 지난해 실사 당시 20여명의 전문가를 4개월여 동안 투입했음에도 옵티머스 펀드의 자금 흐름을 모두 파악해내지는 못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라임 펀드는 자금 흐름이 비교적 명확한 반면 옵티머스 펀드는 엉뚱한 곳으로 자금이 흘러갔기 때문에 구체적인 자금 움직임을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며 "수탁업무를 맡은 하나은행이 참여해도 쉽지 않은 일인데 예탁원과 하나은행 모두 불참하면서 상황이 더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측은 "문제 펀드 자금의 흐름은 옵티머스 경영관리인이 지속 파악하고 있고 하나은행이 가교운용사에 참여하지 않아 자금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주장은 맞지 않다"며 "문제 자금의 흐름은 옵티머스 경영관리인 등이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