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운행·사고 줄며 2018년 이후 4년만 상반기 흑자
손해율 80% 밑돌 경우 본격 인하 주장 힘 실릴 듯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코로나19로 차량운행 및 사고가 줄며,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사업이 상반기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낸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4년만이다. 이에 하반기 이후 내년 대선과 맞물려 자동차 보험 인하 가능성도 제기된다.
16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부문은 4년 만에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자동차보험 '빅4'의 상반기 누적 손해율이 78.5~79.4%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85.6%에서 올 상반기 78.9%로 6.7%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은 85.4%에서 79.4%로, DB손보는 84.4%에서 78.5%로, KB손보는 84.7%에서 78.9%로 손해율이 개선됐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주차장에 전시된 자동차들 [사진=뉴스핌 DB]2021.07.16 tack@newspim.com |
이는 코로나19로 지난해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 유지되며 나들이철 자동차 운행량 자체가 줄어든 데다, 지난해 보험료가 평균 3%가량 인상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보사들은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지난 2019년 한 해에만 누적 적자를 이유로 보험료를 두차례 인상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한 차례 인상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 달 까지만해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함께 여름휴가철 차량이 몰릴 경우 손해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분위기가 급반전 됐다.
손해보험사 한 관계자는 "해마다 여름 휴가철 장마로 인한 자동차 침수와 차량 운행 증가에 따른 사고 증가가 손해율 악화로 이어졌는데,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분위기가 많이 다를 것"이라며 "적어도 3분기까지는 손해율이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내릴지가 관심이다. 원칙적으로 보험료 인상 및 인하는 보험사들의 자율결정 사항이지만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으로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되기 때문에 금융당국 등에서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과거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를 밑돌자 금융당국과 정치권 등의 압박에 보험료를 내린 적이 있다. 올해 역시 내년 내선을 앞두고 서민 물가를 잡기 위한 정치권의 압박이 이어질 경우 보험료 인하 문제가 이슈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손보사들은 누적 적자가 지난 10년간 7조가 넘어 당장 보험료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하반기 자동차 정비업계가 정비수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코로나19 확산과 자동차정비 수가 인상 협상 등 변수가 많아 현재로선 장담하기 어렵다"며 "그동안 누적 적자가 커 당장 인하 여력은 없는데 손해율이 80% 아래에서 관리될 경우 인하 목소리가 커지지 않을까 우려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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