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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맡은 탓에 '분상제' 피했다…분양가 1억~3억 더 비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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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지구, 민간택지로 분상제 '미적용'…화천대유, 분양수익 '2352억'
민간사업자 '굳이' 필요했을까…사업계획서 '졸속심사'도 납득 어려워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판교 대장동 도시개발사업의 사업시행을 민간사업자인 '성남의뜰'이 맡은 탓에 수분양자들 부담이 더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시행자가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사업자라서 공공택지지구가 아니라 민간택지지구 사업이 됐고, 그 결과 '분양가상한제'를 면제받아 분양가가 1억~3억원 가량 더 비싸졌기 때문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은 사업의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성남시와 민간사업자가 공동 개발하게끔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성남시는 애초 미분양 위험이 낮은 지역이라는 게 당시 경기연구원 보고서에도 나와있는 만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09.24 sungsoo@newspim.com

◆ 대장지구, 민간택지로 분상제 '미적용'…화천대유, 분양수익 '2352억'

28일 경기연구원이 지난 2019년 발표한 '개발이익 공공환원 사례 심층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판교 대장동 도시개발사업은 성남의뜰이 사업시행을 맡으면서 민간택지지구 사업이 됐다. 이에 따라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았다. 당시에는 공공이 개발한 택지에만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만약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사업시행자였다면 공공택지지구 사업이 돼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을 수 있었다. 즉 수요자들이 더 저렴한 분양가에 내집 마련할 수 있었는데 실제로는 그럴 수 없었다는 뜻이다. 지난 2018~2019년 판교 대장지구에 분양한 아파트들은 모두 분양가가 3.3㎡당 평균 2000만원이 넘었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09.24 sungsoo@newspim.com

대우건설이 시공한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판교대장 도시개발구역 A1·2블록)는 지난 2018년 12월 3.3㎡당 평균 2030만원에 분양했다.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6억5760만~8억980만원 선. 발코니 확장비는 전용 84㎡ 기준 1505만~1665만원이다.

같은 시기에 포스코건설이 공급한 '판교 더샵 포레스트'(A11·12블록)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2080만원이다. 전용 84㎡ 분양가가 6억2220만~7억6330만원, 발코니 확장비는 1441만~1616만원이었다.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지은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A3·4·6블록)는 분양가가 3.3㎡당 평균 2433만원에 이른다. 공급물량이 가장 많았던 A6블록 전용 128㎡ 평형은 9억7000만~13억1000만원에 분양했다.

이듬해인 지난 2019년 6월 제일건설이 선보인 '판교 대장지구 제일풍경채'(A5·A7·8블록)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2299만원이었다. 전용 84㎡ 기준 7억1415만~8억4810만원에 분양했다.

당시 분양 관계자들은 이 아파트들이 위치한 서판교 집값이 3.3㎡당 2500만~3000만원인 것에 비하면 분양가가 비싸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했다면 분양가가 이보다 1억~3억원 가량 더 저렴해져, 수분양자들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을 것으로 관측한다. 

예컨대 분양가상한제가 됐다면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6억원 안팎으로 책정됐을 것으로 추정돼서다. 지난 2018년 12월 위례신도시에 분양한 '위례포레자이' 분양가는 3.3㎡당 평균 1820만원으로, 전용 95㎡ 기준 6억2200만~6억7700만원이었다.

화천대유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가 현재까지 대장동에서 거둔 분양수익은 23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화천대유는 성남의뜰 보통주를 보유한 자산관리회사다. 올해 화천대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분양원가를 제외한 누적분양순익(수익에서 원가 차감)이 2352억원이며, 미집행된 분양계약 잔액은 3190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다 최근 대장동에는 3.3㎡당 분양가가 3400만원을 넘어서는 단지도 있었다. 화천대유가 지난 16일 분양한 도시형생활주택 '판교SK뷰테라스'(B1블록)는 3.3㎡당 3440만원에 분양했다. 대장동에서 공급된 단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18년 이후 시세가 급등함에 따라 분양가를 대폭 올린 것으로 보인다. 

◆ 민간사업자 '굳이' 필요했을까…사업계획서 '졸속심사'도 납득 어려워

업계에서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판교 대장동 개발에 '성남의뜰'이라는 민간사업자를 굳이 참여시킬 필요가 있었느냐는 의문이 나온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선 캠프는 '대장동 개발사업 Q&A' 자료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위험부담을 없이기 위해" 민간사업자와 공동개발했다고 해명했다. 2015년 당시에는 부동산 경기가 지금처럼 좋지 않았고 거의 모두가 부동산 가격이 폭락한다고 봤기 때문에 성남시가 선순위로 보장받는 방법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성남시 분양시장 상황은 전혀 달랐다. 보고서에는 "성남시는 공동주택 분양의 경우 소위 '불패신화'를 이어가는 지역 중 하나"라며 "대장동 역시 주택건설 사업자들 입장에서 분양 리스크 없이 사업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적혀있다.

실제 성남도시개발공사도 민간사업자 모집 전부터 사업에 경제성이 있음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지난 2015년 발표한 '대장동·제1공단 결합도시개발 신규 투자사업을 위한 다른 법인에 대한 출자 추진계획(안)' 보고서에는 대장동 사업에 타당성이 있다고 적시 돼있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자료='대장동·제1공단 결합도시개발 신규 투자사업을 위한 다른 법인에 대한 출자 추진계획(안)' 보고서 캡처]2021.09.24 sungsoo@newspim.com

대장동 개발사업의 타당성 검토 결과는 ▲순현재가치(NPV) 335억7500만원 ▲내부수익률(IRR) 6.66% ▲비용편익분석(B/C) 비율 1.03으로 집계됐다. NPV 수치가 0보다 작으면 타당성(가치)이 없는 사업, 0보다 크면 타당성(가치)이 있는 사업으로 판단한다.

대장동 개발은 NPV가 335억7500만원이기 때문에 사업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에 따라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에 민간사업자를 참여시키지 않고 성남도시개발공사를 통해 독자적 공영개발을 할 수도 있지 않았느냐는 의문이 생긴다.

이와 관련 경기연구원 보고서에는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4년에 출범한 신생 공사로서 당시 자본금이 50억원 밖에 안 됐기 때문에 약 1조2000억원의 비용 투입이 예정된 대장동 사업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없었다"고 적혀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방법은 ▲독자적으로 1조2000억원 가량을 차입해서 사업을 하거나 ▲재무적 투자자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해서 사업을 하는 두 가지로 압축됐다.

다만 신생 공사인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규모 자금을 차입하기에는 신용도 등에 많은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성남도시개발공사 경영진과 각 실·처장 등이 모두 모여 수차례 회의를 거친 끝에 SPC를 구성해서 사업을 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이처럼 어렵게 민간사업자를 참여시키기로 결정했다면 왜 1조5000억원 규모 사업 계획서가 하루 만에 '졸속 심사' 됐느냐는 것이다.

앞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5년 사업계획서를 접수한 지 하루 만에 대장동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성남의뜰' 컨소시엄으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개발이익을 모두 가질 수 있는 사업인데도 굳이 민간사업자를 참여시켰다면, 해당 업체의 자금조달 능력이나 사업 경험 등을 제대로 검토하기 위해 심의위원회를 꾸리는 작업이라도 했어야 했다"며 "그마저도 없이 1조5000억원 규모 사업 계획서를 하루 만에 '졸속 심사' 했다는 점은 모두 특혜성이라는 해석밖에 안 나온다"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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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IMF는 2026년 세계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세를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어,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가 달러로만 몰리는 환경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미국의 정치·재정 이슈, 부채한도·재정적자, 무역·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달러 방향성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 남아 있으며, 상황에 따라 달러에 일시적인 강세·약세 충격을 모두 줄 수 있는 요인들이다. 장기 구조 측면에서 보면, 달러는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에 가깝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등 주요 글로벌 하우스들은 공통적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그러나 무역정책 불확실성,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연준의 완화적 기조 등 구조적 요인들이 달러의 매력을 조금씩 갉아먹는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데도 큰 이견이 없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은 2000년대 초반 70%대에서 2025년 2분기 56% 수준까지 떨어졌다. 냇웨스트와 피델리티는 이 흐름을 "빠르진 않지만 분명한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으로 규정한다. 특히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커진 '제재 리스크'는 여러 국가가 결제·준비자산을 다변화하도록 자극한 대표적 계기로 지목되며, 일부 중앙은행은 준비자산 구성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기타 통화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전제 아래에서 보면 달러는 2026년 전반적으로는 약세 쪽으로 기울지만, 중간중간 강한 반등(숏 커버 랠리)이 나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는다. 물가가 예상보다 끈질기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예상 밖의 인플레이션 급등이 나타날 경우 연준의 추가 인하가 지연되면서 달러에 단기적인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지정학적 충돌, 금융시장 급락 같은 글로벌 리스크오프 이벤트가 겹치면 '안전자산 달러' 선호가 살아나면서 강세 국면이 일시적으로 재현될 가능성도 크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건이 맞아떨어질 수 있는 시점을 2026년 3~6월 구간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연준의 주요 회의와 핵심 물가·고용 지표 발표가 몰려 있는 만큼, 상반기 중 일정 구간에서는 "완만한 약세 추세 속 달러 반등 구간"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2026년 달러는 방향성으로는 완만한 약세, 경로상으로는 구간별 반등이 섞인 '요철 있는 하향 곡선'에 가까운 그림으로 그려지고 있다. 달러지수 내년 전망 [사진=캠브리지 커런시스] ◆ 금: 탈달러·재정악화·지정학이 만든 '슈퍼 헤지' 월가 IB들이 그리는 2026년 금 가격의 큰 그림은 '상승'에서 '초강세'까지, 방향성이 한쪽으로 모여 있다. 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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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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