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궈훙 전대사, 韓 미중전략은 국익 우선 고려해야
사드갈등 최대 원인은 양국 정치신뢰와 소통 부족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추궈훙(邱国洪) 전 주한 중국대사가 한중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에 대해 "양국간 정치적 신뢰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는 진단을 내놨다.
추궈훙 전 대사는 지난 20일 한중수교 3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와 중국 싱크탱크인 차하얼 학회, 태재아카데미가 공동 주최한 온라인 '한중수교 30주년 및 베이징 동계올림픽 축하 학술 세매나'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한중 양국 관계 발전의 과제로서 양국 고위층 간의 정치적 신뢰 구축을 꼽았다.
주궈훙 전 대사는 2014∼2019년 주한 중국대사를 지내며 주한 미군 사드 배치 결정과 그 이후 양국 관계의 갈등 상황을 지켜봤고 한중간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해왔다.
추 전 대사는 한중 수교 30 주년의 해를 맞아 "문재인 정부 들어 한중 양국의 고위 정치인들 사이에 교류가 늘어나는 등 중한관계가 좋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학술 세미나에서 추궈훙 대사는 "중국과 미국의 경쟁이 장기화하면서 중한 관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미국이 한국에 미중간의 선택을 강요할 때 한국은 독립 자주국으로서 한국의 국익에 따라 지혜롭게 문제를 처리해나가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한중간의 사드 갈등에 대해 한국의 일방적 책임만 과도하게 부각시켜왔다. 추 전 대사는 이번 학술 세미나에서 사드 갈등의 원인에 대해 이례적으로 양국간 정치적 신뢰와 소통 부족을 원인으로 강조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추궈훙 전 주한 중국대사(2014년~2019년). 뉴스핌 통신사 촬영. 2022.01.23 chk@newspim.com |
또 추 전 대사는 "현재 진행중인 한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중국과 관련해 민감한 문제가 쟁점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한 뒤 "(선거 유세 과정에서) 정치인들이 한중 우호 관계를 해치는 일이 없기를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사드 문제와 관련, 이날 세미나에서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한국 배치 사드 시스템은 이미 업그레이드가 진행중이다"며 "미국은 2023년까지 미국의 인도태평양 미사일 방어 체계와 한국 미사일 방어 체계를 연동시키려 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김 소장은 "이는 한국 차기 정부가 중국이 희망하는 '사드 관련 3불(사드 추가배치와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 참여, 한미일 군사동맹화 부정)' 을 지키기 힘든 상황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김흥규 교수는 북한의 전술핵과 극초음속 미사일 역량 제고로 한국과 일본이 큰 위협에 직면하게 된 점을 언급, 중국이 과연 한반도 정세 불안정의 근원인 북핵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던졌다.
김 교수는 "북한 핵 문제는 더 이상 북한과 미국 간의 문제가 아니다"며 "북핵 문제의 해결점을 찾지 못하면 동북아 지역에서는 군비 경쟁이 격화할 수 밖에 없고 궁극적으로 핵 확산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중수교 3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 명예 위원장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한중 관계는 단순 양국 관계를 넘어 동아시아 평화를 가늠하는 시금석이고, 동아시아 긴장 국면을 완화할 지렛대"라며 "한중이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베이징 동계 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것도 이런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