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비판 "사람 잘 쓰면 된다? 어떻게 고르나"
대통령 기준에 "전대미문 변화 대응, 자질 있어야"
尹 전정권 수사 발언에는 "지금 왜 언급하나"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만나 '경제를 모르는 대통령을 국민에게 공포'라는 말을 한 '보수의 책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이 후보에 대해 "어떤 문제가 나와도 자기 의견이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윤 전 장관은 11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후보와의 만찬과 관련해 "어떤 문제가 나와도 자기 의견이 있다"면서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그 문제에 대해서 저는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한다. 막연한 생각이 아니라 자기 생각이 정리된 것이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사람을 잘 쓰면 된다'고 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는 "말은 옳지만 사람을 어떻게 골라내겠다는 것인가"라며 "역대 대통령 중 인사 실패라는 지적을 받은 대통령이 여러 분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만찬을 겸해 환담을 나눴다. [사진=더불어민주당] 2022.02.08 dedanhi@newspim.com |
윤 전 장관은 "인사를 왜 실패했나. 잘 쓴다고 생각을 하지 않아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 간단한 원리를 무시해서 그렇다"라며 "철저하게 공적 기준으로 써야 하는데 나하고 친한 사람, 내가 잘 아는 사람으로 사람을 쓰는 것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윤 전 장관은 뉴노멀시대준비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농담조로 맡아줄 거냐고 묻길래 더 농담조로 '나 실업자니까 시켜주면 좋죠'라고 했는데 브리핑하는 분이 정색을 한 것 같다"라며 "그때 되면 내 나이가 몇살인줄 아나. 노욕이 있어도 그건 안된다"고 부인했다.
그는 이와 함께 차기 대통령의 마지막 결정 기준에 대해 "지금 우리가 앞으로 맞닥뜨릴 시대적 변화가 과거 어떤 변화보다 훨씬 크고 급격한 변화"라며 "다보스 회장 같은 사람은 전대미문이라고 하는데 그런 변화가 올 때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대응을 해야 한다. 그러면 상당한 소양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변화가 몰려올 때 국가의 발전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 것이냐부터 우리가 그러려면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고 제도를 어떻게 바꾸고 운영 원리를 어떻게 바꿔야할지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라면서도 "두 분 중 어떤 분이 그런 자질을 가졌는지 저로서는 잘 알 수 없고 윤석열 후보는 만나서 이야기해본 일이 없으니까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윤석열 후보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 정부 적폐 수사와 한동훈 검사장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정말 적절하지 않다"면서 "이미 사람들이 가장 아끼는 사람이라고 언론에도 많이 알려져 있는데 굳이 왜 자기가 언급을 하나. 지금 대통령 되지도 않았는데"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 보복 논란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는 법을 어긴 사람은 상응한 처벌을 받는 것인데 그 원론적인 이야기를 왜 이 타이밍에 이야기하나"라며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은 통쾌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민주당 상당수의 당원들이 이재명 후보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렸는데 결속을 촉진시켜주는 역할을 했다"고 역시 비판적 입장에 섰다.
대선의 막판 변수로 꼽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이슈에 대해서는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 쪽에 조금 더 무게를 뒀다.
그는 "안 후보 지지도가 앞으로 조금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이 보는 것 같던데 그렇게 되면 안 후보의 입장에서는 단일화든 공동정권이든 그런 길을 현실적으로 모색하게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남들은 이준석 대표가 견제하는 발언을 했으니 꺼리지 않겠느냐 하는데 윤석열 후보가 당내 세력이 없다"며 "안철수 후보의 입장에서는 매력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딜레마가 있을 것"이라며 "과거 민주당과 합한 일이 있는데 얼마 안돼 민주당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을 제가 들은 일이 있었다"라며 "또 하나의 딜레마는 안철수 후보의 입장에서 '또 철수냐'라는 말이 부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이재명 후보와 결합을 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안 후보에게) 훨씬 더 좋은 조건일 수 있다"라며 "선택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