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문제에 대한 빌미 줄 수 있기 때문
전문가 "중국, 독립 승인 지지할 수 없을 것"
[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친러 세력이 세운 공화국에 대한 독립을 승인한 데 대해 중국은 명확한 입장 표명을 자제하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독립을 승인한 러시아의 이번 결정을 지지하느냐고 묻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중국은 이번 사안 본질의 옳고 그름에 따라 관련국과 계속해서 소통하고 대응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왕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적"이라며 "어떤 국가의 안보이익도 존중과 보호를 받아야 하며 진정한 안보는 공통되고 종합적이며 협력 및 지속가능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관련국이 자제력을 유지해 긴장 국면이 심화되는 것을 피하고 협상을 통해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 = 중국 외교부] |
전문가들은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대만의 독립을 허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독립을 승인한 러시아를 지지하는 것은 대만 문제에 대한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나의 중국'이란 중화인민공화국만이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 정부이고 중화민국(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주장이다.
자오춘산(趙春山) 대만단쟝(淡江)대학 중국대륙연구소 교수는 "중국으로선 같은 민족이 다른 나라로 분리된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중국과 대만의 양안관계와 매우 유사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중국은 푸틴의 독립 승인을 지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ABC뉴스는 퀸즐랜드공과대학교 중러 관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우크라이나 분리 독립을 명분으로 내세운 러시아를 지지한다면 신장, 티베트, 대만에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이는 중국 정부의 핵심 이익과 공산당 집권의 합법성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중국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인 도네츠크공화국(DPR)과 루간스크공화국(LPR)의 분리독립을 선포하고 '평화 유지'를 명분으로 내세워 러시아군 투입을 명령했다.
gu121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