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음원사업을 하는 기업과 협업의 툴을 만들어 생태 시스템을 견고히 하고 싶어요. 비욘드뮤직을 아시아에서 가장 큰 음원 펀드로 만들 거예요."
국내 최대 음원 지식재산권(IP) 권리 전문 투자사가 탄생했다. 이장원 대표와 이재륜 대표는 일찌감치 음원 IP 시장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음원 저작권 또는 음악 인접권(연주자가 갖는 권리) 투자하는 비욘드뮤직파트너스(BMP)를 설립했다. 공동대표 중 총투자책임을 맡고 있는 이재륜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륜 비욘드뮤직 대표. 2022.02.25 pangbin@newspim.com |
"저희 회사는 음원 저작권을 실질적으로 투자하고, 음원 저작권 또는 음원 인접권을 인수 및 투자해 운영하는 회사예요. 음원을 인수해 관리해서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하죠. 단순히 인수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이후 관리와 마케팅까지 운영을 하고 있어요. 종합음원자산운용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아요. 저는 비욘드뮤직에서 총투자책임자를 맡고 있고요."
이장원 대표는 서울대 피아노 동아리에서 음악 활동을 직접 하다 디지털 악보를 다루는 플랫폼 마피아 컴퍼니를 창업한 이력이 있다. 이장원 대표는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은 반면, 이재륜 대표는 홍콩에서 펀드를 하다 비욘드뮤직에 합류하게 됐다.
"홍콩 펀드사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재작년 겨울에 친한 친구가 이장원 대표를 소개시켜 줬어요. 그때 이장원 대표가 음원으로 펀드를 운영해 자산을 매립하는 게 가치가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당시 저는 투자금융에 몸을 담았던 사람이자, 평소에 투자 펀드를 운용하고 관리하는 일을 했던 만큼 한국 콘텐츠에 투자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때였거든요. 또 콘텐츠라는 건 투자 상품 대비 영업 이익률이 높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이장원 대표를 도와주겠다고 했다가 걷잡을 수 없게 돼 같이 하게 됐어요(웃음)."
비욘드뮤직은 약 2만곡 이상의 음원 IP를 품고 있다. 브라운아이드걸스부터 이소라, 전인권, 장필순 등 당대 가요를 대표했던 음원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륜 비욘드뮤직 대표. 2022.02.25 pangbin@newspim.com |
"음원의 경우 이미 검증이 됐고, 대중들에게 익숙하고 한국의 '골든 팝'이라고 할 수 있는 대중가요를 인수하고 있어요. 신곡들은 발매가 된 후에 인기가 떨어져 안 듣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익숙한 구곡들은 방송에서도 많이 틀어지거든요. 저희는 발매 후 7년 정도 지난 곡들을 주로 인수해요. 검증된 음원에 대해서는 모두 인수를 하려는 편이죠. 드라마 OST도 해외에 방영이 되기 때문에 저작권료가 들어오고요. 골든 팝뿐 아니라 힙합도 인수하려는 편입니다."
비욘드뮤직은 영국의 음원저작권투자펀드인 '힙노시스 송 펀드'를 벤치마킹해 설립됐다. 해외에서는 성공사례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다. 그러다보니 음원 IP 구매가 쉽지 많은 않았다.
"첫 번째로 판매자, 저작자, 원작자를 설득시키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어요. 저희는 음원 IP 구매와 판매로 끝나는 게 아니라, 사후 관리까지 해드리고 있거든요. 또 IP를 100%가 아닌 50%만 판매하는 경우 저희의 마케팅을 통해 곡을 활용하면 보유 지분 대비 음원 가치가 또 올라가고요. 제1 금융기관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신뢰를 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음원 구매로까지 이어졌고요."
비욘드뮤직을 설립하며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은 무형자산으로 인식된 '음원'의 가치를 확인시키는 거였다. 두 대표가 가진 음원저작권펀드투자에 대한 확신은 설립 1년 만에 2000억 투자로 이어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륜 비욘드뮤직 대표. 2022.02.25 pangbin@newspim.com |
"지금은 음원의 가치를 확인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다들 생소해 하셨죠. 금융기관에서 봤을 때 음원은 무형자산인데 담보설정부터 시작해 증빙에 대한 부분에 대한 이슈들이 있었어요. 저희가 음원펀드는 앞으로 주목해야 할 산업이고, K팝 위상이 전무후무해지니까 금융기관을 국내 최초로 설득시킨 셈이죠(웃음). 지금은 기업 목표를 향해 잘 가고 있어요. 금융시장뿐 아니라 음원시장에 있던 플레이어, 음악사업 부문을 하는 곳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거든요. 비욘드뮤직을 아시아에서 가장 큰 음원펀드로, 자산운용사로 만들기 위해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단순히 음원 IP를 보유해 자산운용사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 비욘드뮤직을 설립한 것은 아니다. 이재륜 대표는 "저작자, 원작자들과 시너지가 나는 생태계를 내는 것이 1순위 목표"라고 밝혔다.
"회사의 비전은 인접권, 저작권, 실연권자와 저희들과의 시너지가 나는 생태계를 만드는 거예요. 음원 인수 후 끝나는 게 아니라 사전, 사중, 사후 체계적인 관리를 이어나가고 있고요. 원작자들과 저희 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서 서로가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해요. 음원펀드가 아시아에는 낯선 개념이지만 북미 시장에서는 붐이 일고 있어요. 북미에서도 저희 회사에 많은 관심을 주고 있고요. 해외 진출도 빠르면 1년 안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올해는 일단 최대한 유의미한 규모의 음원을 인수하려고요. 그리고 음원에 관리된 기획사, 제작사, 유통사, 기존의 음원사업을 하는 기업과 협업 툴을 만들어 생태 시스템을 견고히 하고 싶어요. 비욘드뮤직가 해외뿐 아니라 국내까지 장악해 아시아에서 가장 큰 음원펀드사로 만들어야죠. 하하."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