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전문성 없는 곽상도 아들에 많은 혜택 제공"
김만배 "후생·업무효율 차원"…곽상도 재판서 증언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직원으로 근무한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아들 병채 씨가 회사에서 5억원을 차용하고 법인카드와 법인차량까지 제공받은 사실을 공개하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는 "많은 혜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1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 전 의원과 남욱 변호사, 김씨의 8차 공판을 열고 김씨에 대한 변론을 분리해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인턴기자 =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2021.10.14 kimkim@newspim.com |
김씨는 지난 2015년 화천대유가 대장동 민간사업자 공모에 당선된 이후 대학 선후배로 친하게 지내던 곽 전 의원의 아들 병채 씨의 안부를 묻던 중 직장이 없다는 곽 전 의원의 말에 화천대유 1호 사원으로 입사를 제안했다고 한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검찰 조사 당시 병채 씨가 컴퓨터그래픽을 전공해 화천대유 업무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채용했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도시개발사업에서 컴퓨터그래픽을 사용할 일이 뭐가 있느냐"고 물었고, 김씨는 "제가 도시개발사업을 잘 모르지만 막연하게 사업을 하면 컴퓨터와 관련한 일이 많이 생기겠구나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병채 씨의 컴퓨터 자격증 소지 여부 등을 확인한 적은 없다고 했다.
검찰은 "곽병채는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최초 입사해 곽상도 피고인의 20대 국회의원 출마로 같은 해 11월 퇴사했는데 화천대유는 이듬해 곽상도 피고인이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곽병채에게 재입사를 제안했다"며 "곽상도 피고인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김씨는 "아니다"라며 "보상업무가 화천대유의 첫 업무였고 사업을 해 나가면서 병채가 필요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검찰은 "곽병채는 재직기간 동안 법인카드로 총 5100만원을 사용했고 월 100만원, 연 1200만원 정도"라며 "다른 직원들에게도 법인카드를 제공한 적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김씨는 "필요한 직원에게는 제공했다"면서도 "평사원은 곽병채 한 사람이었다"고 했다.
검찰이 "곽병채에게 지급된 법인카드는 골프연습장과 주거지 인근 식당에서 결제되는 등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자 김씨는 "골프연습장은 직원들에게 골프를 배우라고 저희가 승인한 것"이라며 "쓸데없는 일 하지 말고 골프를 열심히 배워 나중에 취미생활을 하라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또 검찰은 화천대유가 병채 씨에게 아반떼 법인 차량을 제공한 이유를 물었고 김씨는 "싫다는 사람만 빼고 직원들에게 다 제공했다"며 "병채는 아반떼로 등록했고 그랜저나 에쿠스를 제공한 직원도 있었다"고 했다.
다만 김씨는 "화천대유에서 임원급 외에 평직원에게도 출퇴근용 차량을 제공했느냐"는 검찰 질문에는 "평직원은 병채 하나"라고 했다.
검찰은 "화천대유에서 여러 혜택을 곽병채에게 제공한 건데 전문성 없는 곽병채를 입사 내지 재입사시키면서 화천대유에서 이렇게까지 많은 혜택을 제공할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씨는 "많은 혜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복리후생과 업무효율 차원에서 (제공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검찰은 화천대유가 병채 씨에게 전세보증금 4억원 가량의 사택을 제공하고 5억원을 추가로 빌려준 사실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곽 전 의원은 2015년 3월 경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꾸리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후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던 아들 병채 씨의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세금 공제 후 25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화천대유 자금으로 당시 국회의원이던 곽 전 의원 측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