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동 외교1차관 주재…현금화 전 해법 모색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범한 민관협의회가 오는 14일 두 번째 회의를 개최한다.
13일 외교소식통과 참석자들에 따르면 민관협의회는 지난 4일 외교부 조현동 1차관 주재로 열린 첫 회의에 이어 10일 만에 다시 모여 배상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관련 민관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7.04 [사진=외교부] |
민관협의회는 정부 인사와 학계 전문가, 언론인, 피해자 측 대리인 등이 참여해 이르면 올해 가을로 예상되는 일본 전범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 결정이 나오기 전 외교적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지난 4일 첫 회의 후 이달 중 1~2차례 더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강제징용 피해 당사자들은 이번 회의에도 직접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관협의회에는 정부 관계자와 국제법 전문가, 일본 전문가,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등이 참여한다. 이 협의회는 지난 2018년 한국 대법원 판결에 따른 일본 전범기업 자산 현금화가 임박함에 따라 외교적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꾸려졌다.
이번 2차 회의는 특히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사망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부의 참의원 선거 압승 등 일본 정치계에 큰 변화가 생긴 상황에서 열리는 만큼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진전된 논의가 있을지 관심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1일 내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에서 "일본에서는 현금화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현금화가 이뤄지기 전에 바람직한 해결 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민관협의체는 피해자 측을 비롯한 당사자들과 전문가들이 한일관계, 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의견을 전부 말하고, 저희는 경청해 의견을 수렴하는 중요한 대화의 장"이라며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실시하면서 의견이 수렴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018년 10월과 11월에 각각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내용의 확정판결을 내렸다. 이들 기업은 판결을 따르지 않았고, 피해자들은 피고 기업의 국내 자산을 찾아 현금화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일본제철과 포스코가 합작한 기업 피엔알(PNR) 주식 등이 현금화 과정에서 압류돼 있다. 이르면 올 가을 쯤 주식을 매각하라는 법원의 최종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내린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며, 강제징용 피해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한국 정부가 한일 청구권 협정에 부합하는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 장관은 아베 전 총리 사망과 일본 집권당의 참의원 선거 승리가 향후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일본의 향후 정국 전망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예의주시하겠다"며 "한국과 일본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가까운 이웃으로서 상호 중요한 협력 파트너이기 때문에 관계 개선을 앞으로 해나갈 수 있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광복절 등이 있는 다음달이 한일관계에 민감한 시기가 될 수 있는만큼 이번 회의에서 최대한 의견 차를 좁혀 보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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