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감일 주택·장현지구 상가용지 예정가 130% 낙찰
주변 인프라 개발 및 장기적 땅값 우상향 기대감 반영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주택시장이 침체를 넘어 빙하기에 진입했음에도 전국 주요 땅 입찰은 '완판' 행진을 이어가 눈길을 끈다.
주택과 상가, 점포 등을 지을 수 있는 땅은 부동산 투자상품 중 희소성이 높게 평가된다. 택지개발 및 신도시 등에 포함돼 주변 지역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 상당한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입찰로 진행되는 땅 매각은 향후 개발가치가 포함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저렴한 장점이 있다. 주택경기 침체로 기존 시장에서 벗어나 틈새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 늘어난 것도 땅에 대한 인기가 높아진 이유로 해석된다.
◆ 수도권 주택·상가용지 공급예정가 130% 주인 가려져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LH가 진행한 땅 용지 경쟁입찰이 대부분 완판되며 최고 낙찰가격은 공급예정가격의 130%를 넘었다. 최저 입찰금액이 10억원이라면 13억원에 매각됐다는 얘기다.
지난 2일 마감한 경기도 하남감일지구의 5개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두 주인이 가려졌다. 공급방식은 일반 경쟁입찰로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 낙찰자가 된다.
낙찰가율이 가장 높은 땅은 감일동 475-1 필지로 입찰 예정가격 16억84만7000원보다 130.0% 높은 20억8200만원에 낙찰됐다. 감일동 474-3 필지는 예정가격 16억9845만원의 113.6%인 19억3000만1000원에 매각됐다. 감일동 475-2 필지는 예정가격의 112.0% 기록했고 475-6과 476-7 필지는 모두 예정가격의 102.9%에 마감됐다. 입찰에 나온 물량 모두가 공급예정가격을 넘어선 것이다.
이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는 건폐율 60% 이하, 용적률 200%가 적용되고 4층 이하로 건물을 지을 수 있다. 토지사용은 계약즉시 가능하다.
하남감일지구의 개발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은 최근 아파트 시세가 분양가 대비 2배가 뛰며 서울 인접지 중에서 집값 오름폭이 가장 큰 지역으로 꼽힌다.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송파구와 맞닿아 있고 오금역에서 끝나는 지하철 3호선이 연장될 예정이다.
지난 6일 마감한 천안청수지구 내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 주차장용지, 근린생활시설용지 등 주택용지 3필지가 모두 낙찰됐다. 낙찰금액은 주차장용지가 11억5000만원을 기록했고 근린생활 11억1100만원,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 3억5700만원에 각각 매각됐다.
상업시설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경기도 시흥장현지구 내 일반상업용지 상가용지 2필지가 입찰돼 주인이 가려졌다. 상12블록은 공급예정가격 544억1472만원의 130.4% 해당하는 710억원에 낙찰됐다. 최고 10층 높이고 지을 수 있고 건폐율 70%, 용적률 700%가 적용되는 필지다. 상가13블록은 공급예정가격과 비슷한 수준에 매각됐다. 건폐율 70%, 용적률 500%가 적용되고 최고 8층 높이로 들어선다. 지난 15일 마감한 고양장항 상업용지1블럭 3개 필지도 유찰 없이 입찰이 끝났다.
◆ 땅 희소성, 주변 인프라 개발 기대감 주목
주택경기가 극심한 침체기를 걷는 상황에서 땅 입찰에 수요자가 몰리는 이유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시세 상승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입지적 장점을 갖춘 땅은 희소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고 주변에 개발 예정지가 있다면 가치가 급등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땅을 매입하면 소유주가 원하는 설계를 적용해 건축물을 올릴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물론 공급용도 규정은 맞춰야하지만 직접 거주할지, 임대할지 등에 따라 설계를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다.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제고시장을 통해 매입하는 것보다 자금 운용이 수월하다. 아파트 분양과 마찬가지로 일정부분 중도금 납부 제도를 둔다. 통상 2년 기간을 두고 6개월 단위로 4회 정도 중도금을 나눠 내면 된다. 일시에 목돈이 들어가는 것보다 낙찰금 마련에 유리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중장기 투자상품으로 분류되는 땅은 장기적으로 가치가 우상향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어 투자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특히 주변 인프라 개발이 확실한 수도권 내 택지개발지구, 신도시 땅의 인기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