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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퇴 압박, 인선 절차 문제 제기"…변함없는 관치 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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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회장 인선 관련 금융당국 구두개입 진화
윤 대통령 '공공재' 발언…"공공성이 공공재는 아냐"
정부 관심이 관치는 아니다? 신중함·근거 선결 돼야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 = 최근 들어 잠잠했던 금융사 수장 인사 관련 관치금융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인선만 남겨둔 시점에서다. 금융당국 수장들의 구두개입은 한층 진화했고, 윤석열 대통령도 가세했다.

홍보영 금융증권부 기자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금융권에서의 관치 논란은 거셌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 불황과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을 채권시장 소방수로 호출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압박이 있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자영업자·소상공인 등에 대한 은행의 실탄 지원을 요청하는 동시에 은행 예대금리차 매월 통합 공시제도 도입, 은행채 발행·수신금리 인상 자제령까지. 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요구사항은 전 방위를 아울렀다.

이제 나라의 '관심사'는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 자리에 쏠리는 모양새다. 우리금융 회장 인선에 대한 금융당국 수장들의 이례적인 고강도 발언은 진화하고 있다.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횡령·불완전판매 등 금융사고에 대해 엄중 대응하고 내부통제 책임을 CEO에게 묻겠다고 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해 11월 "당사자께서 보다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손 회장을 겨냥한 경고성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손 회장이 용퇴를 결정하자, 이번에는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영향을 미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을 앞두고 "최고경영자를 어떻게 선임하는 게 맞는지 질문할 수 있다"며 "합리적이고 투명한 절차냐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나섰다.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것은 관치의 문제는 아니다"면서 은행의 거버넌스(지배구조)에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은행의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은행은 국방보다도 중요한 공공재적 시스템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로운 설립 대신 인허가 형태로 운영 중이고 과거 위기 때는 은행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해 구조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지배구조, 내부통제 관련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우리금융지주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대통령실에서 우리금융 차기 회장 인선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이처럼 정부의 관심이 한 금융사에 쏠린 데는 그간 우리금융 내 계파갈등, 내부통제 소홀 등으로 야기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그 빈도와 범위 측면에서 금융당국의 구두개입이 지나치며, 심지어 윤 대통령의 '공공재' 발언은 타당성도 결여됐다.

서울대학교 이준구 교수는 지난달 31일 SNS에서 "경제학에서는 어떤 상품이 단지 공공성을 갖는다고 공공재가 될 수 없다"며 "은행을 '공공재'(public goods)라고 부른 것은 경제학의 기본에 어긋나는 실언"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처럼 '관심'이 곧 '관치'는 아니다. 마찬가지로 '공공성'이 곧 '공공재'인 것도 아니다. 관심이 관치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신중함과 근거를 갖춘 무게감 있는 발언이 선결돼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는 사실상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의 2강 구도를 형성 중이다. 임 전 위원장은 정부 낙하산 인사로 거론된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3일 심층면접 등 후보검증을 거쳐 차기 회장 후보를 단독 추천한다. 

byh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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