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삼성·롯데·하나카드 24개월 무이자 할부
여전채 금리 하락에 유동성 완화...자금 조달 부담↓
전문가 "카드사 비용 부담 커져...일시적인 마케팅"
[서울=뉴스핌] 강정아 기자 = 지난해 말부터 자취를 감췄던 카드사의 24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무이자 할부 범위는 카드사의 조달 비용 부담으로 축소됐었지만 카드사들이 장기 무이자 할부 혜택을 재개해 고객 확보를 위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향후 장기 무이자 할부 혜택의 활성화까진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가 24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내놓았다. 가장 먼저 24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 카드사는 KB국민카드로, 지난달 1일부터 이마트 내 가전제품 구매 시 품목에 따라 최대 24개월 무이자 할부 이벤트를 3월 말까지 진행한다.
갤럭시S23 출시를 앞두고 신한카드는 7일부터 이달 말까지 유플러스 전용카드인 'LGU+ 스마트플랜 플러스' 카드로 단말기를 구매하면 약 9만원 상당의 24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같은 기간 동안 삼성카드는 삼성닷컴에서 갤럭시S23 사전예약 시, 롯데카드는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몰에서 사전예약을 하면 최대 24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일부터 이달 말까지 LG온라인몰에선 롯데카드와 하나카드로 가구나 가전제품을 구매하면 최대 24개월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다.
[자료=삼성카드] |
카드사들이 24개월 장기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줄줄이 내놓기 시작한 건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가 최근 3개월 만에 4%대 초까지 떨어지며 유동성 문제가 완화된 영향이다. 카드사는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지난해 11월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6.088%까지 치솟았다가 채권 시장의 안정으로 지난 9일 4.138%로 내렸다. 2%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며 자금 조달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직 자금조달 금리는 작년보다 2배 정도 높아 비용 부담은 여전하다"면서도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한 만큼 무이자 할부 혜택을 다시 시작해 기존 고객들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카드사들이 장기 무이자 할부를 이벤트성이 아닌 정기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높은 금리로 발행한 여전채 물량이 남아있어 새로운 상품 계획에 반영되는데 2~3달 정도 소요되기 때문이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의 하락세를 반영한 상품은 카드사별로 다르지만 2분기엔 반영될 것 예상된다"며 "(여전채 금리) 하락세가 계속되면 무이자 할부 혜택 등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카드사들의 장기 무이자 할부 이벤트가 확대되기엔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아직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조달 비용 부담이 커 매출 증진을 위한 일시적 마케팅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장기 무이자 할부는 소비자에겐 좋은 서비스지만 어려운 경제 상황에 카드사는 많은 비용 부담을 져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며 "매출을 늘리기 위한 전략적인 프로모션으로, 장기 무이자 할부의 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ightjen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