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자기' 대신에 '동무·여보'
한국식 말투 쓰면 징역 6년형
지난 1월 평양문화어보호법 제정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최근 북한에서 주민들이 북한말투로 이야기하는 연습을 벌이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고 미 자유아시방송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방송은 평안북도에 사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당국이 한국말을 '괴뢰말'로 지정하고 단속을 강화하자 주민들은 한국식으로 고정된 언어습관을 고치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중국 닝보우의 북한 식당에서 일하다 2016년 4월 집단 탈출해 한국에 도착한 지배인 허 모 씨와 여종업원 등 13명이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북한이탈주민보호시설로 들어서는 모습. [사진=통일부] 2022.08.05 yjlee@newspim.com |
소식통은 "꽉 막힌 체제에서 '장군님 만세'만 외치던 주민들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자유롭고 매력적인 한국식 생활문화와 말투에 매력을 느껴 이를 따라 하게 된 것"이라며 "그런데 요즘 한국식 말투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한국말이 얼결에 튀어나와 처벌받을까 염려돼 조선(북한)식 말투를 연습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사람들이 '오빠' '자기야' '사랑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하는 것은 한국 영화를 귀에 익고 입에 오를 정도로 봤다는 증거"라며 "하지만 당에서 평양말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하자 최근 주민들이 '기래서(그래서)'나 '알간(알겠니)' 등 평양말을 연습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오빠·자기나 남친·여친 같은 남한식 말투 대신에 동무·여보 등 북한에서 쓰이는 말을 의식적으로 쓰려 노력한다는 얘기다.
앞서 북한은 지난 1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채택해 한국식 말투나 외래어를 쓰면 단속·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법은 남한식 말투를 쓰면 6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징역), 남한말투를 가르칠 경우 최고 사형에 처하는 조항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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