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중국이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규제에 나선 것과 관련해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고 미 경제 전문지 배런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의 기술·미디어·통신(TMT) 전문 시장조사업체 뉴 스트리트 리서치의 피에르 페라구 연구원은 이날 노트에서 중국의 이번 마이크론 규제가 "미국과 반도체 전쟁에서의 첫 반격"이라고 평가하며 중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제조사들을 대체 메모리칩 조달처로 삼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그는 중국이 미국산 무선통신 반도체에도 반격을 가할 수 있단 점에서 퀄컴이 다음 규제 대상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중국이 기타 첨단 반도체에 규제를 가할 가능성은 낮게 봤다. PC프로세서, 그래픽, 아날로그 반도체 등은 중국이 대체 공급처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규제가 한국 반도체 업체들에 보내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와이즈의 왕리푸 연구원은 "중국에 제조시설을 둔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에 있어 중국의 이번 규제는 미국의 조치를 따르지 말라는 경고 신호로 읽힐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 규제를 동맹국들에 동참해줄 것을 요구하는 가운데 한국은 이를 따르지 말 것을 경고한 것이란 설명이다.
앞서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지난달 31일 자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마이크론 제품에 대한 인터넷 안보 심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당국은 마이크론 제품 내 문제가 인터넷 안보에 위험이 되고 나아가 국가 안보를 해칠 위험이 있는지 확인할 방침인데, 안보 심사 결과에 따라 당국이 어떤 대응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왕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제품에 사이버 보안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벌금은 가장 가벼운 경고 조치가 될 것"이라며 자국 내 마이크론 제품 판매를 제한하거나 아예 시장 접근을 차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SD램 반도체. 2015.07.16 [사진=블룸버그] |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