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전국 경기

속보

더보기

새마을금고, 동일인 대출한도 위반 '쪼개기'…부실의 시작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PF·한도·권역·쪼개기에 관리 부실
부동산 PF '동일인 대출한도 위반
10~30곳 모여 '쪼개기 대출' 강행
편법대출 담보 훼손도 무시..'연장'

[용인=뉴스핌] 노호근 기자 = 60주년을 맞이한 새마을금고가 초비상이다. 검찰이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넨싱(PF) 부실 및 불법 대출에 대한 전방위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최근 새마을금고 전현·직 직원 등 부동산 PF 담당자가 수 십억의 대출 수수료를 불법으로 편취하는 등의 사건을 계기로 중앙회 및 단위금고 8곳의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부동산 PF 대출 원장 등 관련자료를 확보하며 부실 대출과의 연관성 등과 함께 새마을금고 내 부동산 관련 대출 전체로 수사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수사 대상에 오른 새마을금고 부동산 PF 대출 사업으로는 군자새마을금고 등이 5000억원을 참여한 '새만금개발사업과 부산D개발사업, 그리고 대구새마을금고 등이 참여한 D건설 관련 부동산 PF 대출, 그 외에도 쪼개기 대출·권역 밖 공동대출 등 최근 부동산 관련 대출로 논란이 되고 있는 대출들이 수사 선상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오영환 의원실에 제출한 새마을금고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관련 대출(사업장·PF 등 부동산 관련 담보대출 포함)규모는 총 56조3000억원이다. 부동산 관련 대출은 2019년 27조2000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2021년엔 46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현재 60조에 육박하고 있다.

부동산 대출 증가에 따라 금융당국의 괸리 감독이 강화되야 하지만, 새마을금고는 오히려 자유로워 끊임 없이 대출에 대한 불법 수수료·대출 쪼개기.동일인 대출 한도 위반·권역 외 대출·편법 대출 등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수도권 등 새마을금고 내 부동산 관련 대출을 들여다 봤다.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 71번지 일대. [사진=네이버지도]

◆ 새마을금고 '쪼개기' 부동산 관련 대출 결국 부실화

시행사는 사업 초기 2020년에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 71번지 일대에 49층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개발하며 주민들로부터 토지매매 계약 및 부동산 담보신탁 동의서를 받아 수 백억 원대의 대출을 받았다. 그러나 사업은 지연되고 대출금 상환을 못하면서 토지가 공매처분 위기에 놓였다.

담보신탁계약서에는 우선수익권자로 8개 금고(△새중앙 △전주 송천 △병영 △중원 △열린 △중 울산 △남 울산 △울산 중앙)로 나뉘어 있다.

역시 '대출 쪼개기'로 동일인 여신 한도를 피한 편법대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대주단인 새마을금고는 인근 금고가 아닌 성남시 등 심지어 울산지역에 있는 단위금고 등 전국의 8곳이 약 360억 원의 토지대금 공동대출에 참여했다. 지역이 다른 만큼 대주단들은 대부분 대출 관리가 부실할 수 밖에 없다.

사업부지는 대출 후 3년이 넘는 기간인 현재까지 사업부지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가 하면 건축 인허가조차 제대로 접수하지 못한 상태다. 속 끓는 건 시행사를 믿고 계약을 해줬다 난데없는 토지 공매처분 통보를 받은 토지주들인 주민들이다. 또 이 피해는 고스란히 전국 8개 금고의 예금주에게 돌아간다.

주민들은 어떻게든 피해를 막기 위해 해당 시청에 인허가와 관련된 진행을 확인해본 결과 신갈동 개발사업은 건축 사전 심의만 통과했을 뿐 공식적인 인허가 신청은 접수조차 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주민들은 신탁사까지 끼고 토지대 명목으로 한 대출이 어떻게 토지주가 아닌 시행사에 지급될 수 있느냐며 그 책임을 새마을금고에 묻고 있다.

새마을금고 부동산 관련 대출은 정부의 시중은행에 대한 투자 규제가 강화되자 그 틈을 타 활발해진 브릿지대출로 그 문제점이 서서히 드러나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동일인 대출 한도'와 '권역 외 대출' 등이 이런 문제를 사전에 막기 위한 장치인데 이를 위반한 새마을금고의 이런 부동산 관련 '쪼개기' 대출로 그 위험성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결국 새마을금고의 책임이 크다. 대출 전 사업이 가능한지조차 판단할 수 없는 대주단이 구성되고 대출자금 집행도 관리 감독이 불가하다. 관리감독에서부터 자유로운 새마을금고는 중앙회 외에 단위금고는 몇몇의 금고들이 모여 '동일인 대출 한도'를 위반하고 '쪼개기' 대출을 한다.

수 백억대 대출을 해주고도 토지대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도록 도왔다는 책임 공방에 휘말리고 있다. 더구나 사업의 불투명으로 해당 대출이 공·경매 처분이 될 경우 최소 8개의 새마을금고의 예금주들에게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돌아가고 그 규모는 가늠할 수 없는 상황으로 허술하기만 한 '쪼개기 대출'을 강행한 새마을금고는 그 책임과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쪼개기 대출'은 최근 새마을금고가 부동산 관련 대출에서 주로 사용하는 대주단 구성 방식이다.

◆ 위치만 좋으면 '알밖기' 대출도 OK?...물론 '쪼개기'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에서 새마을금고 10곳이 '동일인 대출 한도' 규정을 무시한 채 '쪼개기 대출'을 강행했다.

이곳도 인허가는 반려됐고 반려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과 민사소송을 용인시청을 상대로 수 년에 걸쳐 해보지만 결국 모두 패소하고 개발이 불가한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해 준 새마을금고에 그 피해는 고스란히 떠안겨질 상황이다.

새마을금고 10곳의 지방의 단위금고가 이른바 '쪼개기 대출'로 공동대출에 참여했지만 어느 한 곳도 해당 부지가 사업을 할 수 없는 부지라는 걸 알지 못했고 토지 매입 명목으로 대출만 무려 450억원을 내보냈다. 대주단은 10곳으로 구성됐지만 사업부지 인근에는 대주 10곳 중 단 한 곳도 없었고 대출 전 사업부지 검토도 매우 허술했다.

사업부지 인근 한 부동산 관계자는 "어떻게 그것(사업자가 있다는것)도 모르고 대출을 해줄 수 있나. 부지 인근이 아니더라도 구청이나 시청에 전화 한 통화만 했더라도 다 알 수 있는 정도로 유명했던 사업지였다"라며 "그 옆의 사업지도 불과 2~3년 전에 입주했는데 어떻게 대출을 하는 금융사가 그걸 모르고 수 백억원을 대출해 주나"라고 말했다.

문제의 대출 담보 토지는 등기부등본상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한 부지로 대지 면적은 2만8880㎡ 부지. 담보신탁계약서에는 10개 금고(△원광 △전주 송천 △낙원 △열린 △팔달(수원) △고양동부 △신당1.2.3동 △새중앙 △서전주 △신도 새마을금고)가 우선수익자로 되어 있다. 각 대출규모는 최저 33억원에서 최대 50억원까지다.

새마을금고법 규정에서 금지하는 '동일인 대출한도 규정'을 위반함은 물론 주관 금고부터 50km 이내로 규정하는 권역 내 대출 규정도 무시했다. 사업부지는 용인이고 대부단 주관 금고는 전북 익산이다. 그 외 대부분의 대주단들은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날때까지 사업지에 대한 문제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시중 금융권의 부동산 관련 대출은 대출 전 사업 가능 여부는 물론 인허가 및 제한물건 등 문제점에 대해 미리 파악하는 건 매우 기초적인 필수 사항이다. 특히 아무리 좋은 담보대출이라도 최소한 인허가 관청인 시청에 사업 가능 여부는 확인했어야 했다.

이들 단위 금고들의 '쪼개기' 공동대출 문제는 새마을금고 중앙회 책임도 적지 않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한 관계자는 "우리 중앙회가 전국의 단위 금고들이 모여 대출을 하는 것에 대해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면서 "단위 금고들은 모두 각각의 '독립체'로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중앙회의 유일한 권한인 검사권을 발동 할 수 없기 때문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그러나 새마을금고가 아무리 독립체산제에 금융감독의 감독을 받지 않는다 하더라도 사업이 불가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면서 대출을 해 준 것이라면 사태는 심각하다. 특히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사업으로 부동산 PF 대출을 담보대출로 토지매입비 용도로 취급했다. 따라서 새마을금고는 '알밖기' 불법 대출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을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해진다.

또 해당 대출은 담보대출이지만 내용은 PF 대출과 같다. 그 근거 신탁계약서 특약에는 지상건축물 사업계획승인 신청 및 착공을 명시하고 있고 특약 제5조는 '지상건축물에 대한 특약' ①항에 위탁자는 신탁토지상 건축허가(사업계획승인 신청) 및 착공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자 할 때를 우선수익자의 서면 동의를 구하는 등의 내용을 특정하고 있다.

PF든 담보대출이든 대주단으로서 가장 우선 확인해야 하는 것은 원리금에 대한 회수 가능성이다. 지주택은 개발사업을 통해 분양 수익으로 대출 상환을 주장했을 것이고 새마을금고는 대출에 앞서 담보로 설정될 부지에 사업 가능성과 사업수지분석을 확인해야 하는 PF 성격의 대출이다.

지주택은 주택개발사업이 불가능한 사정을 알면서도 인허가와 대출을 대행사를 통해 용인시에 개발계획을 신청했으나 회송(거부)처분이 됐다. 이후 회송 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심판, 소송)은 모두 기각되고 지주택의 개발사업이 원천적으로 불능이었음을 확인했다.(대법원 2022두49489)

더 혼란스러운 것은 이후 새마을금고 중앙회의 입장이다. 해당 대출이 충분히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인허가 관련 소송에서 모두 패소하고 대법원 판결만 남기고 만기일이 돌아온 457억원 대출에 대해 만기 연장 불허 결정을 내렸다가 3달 뒤 다시 이자를 잘 내고 있다는 이유로 대출을 연장했다.

이미 만기가 도래한 지난해 10월에 해당 대출에 대한 만기 연장을 불허했다. 그리고 석 달이 지난 뒤 다시 대출을 연장을 강행했다.

문제가 인허가 불허라는 대법원 판결에 따른 담보 훼손에 대해 어떠한 대책도 없이 이자를 내고있으니 대출 연장을 해준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담보의 심각한 훼손에 대한 조치 없이 대출 재연장을 강행한 것은 새마을금고의 심각한 업무상 배임이 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새마을금고 로고.[사진=새마을금고]

◆ 1000억 대출에 '쪼개기' 30곳...관리는 '나몰라라'

부산 기장군의 관광단지를 조성하고자 하는 지역개발업 시행사에 1000억원에 이르는 대출을 해주며 전국 새마을금고 30곳을 동원해 이른바 '쪼개기 대출'을 해줬다. 이 시행사는 최근 몇개월간 이자도 제대로 납부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부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등기부등본상 해당 토지는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 당사리에 위치하고 대지 면적은 6만7912.6㎡다. 부동산담보신탁계약서에는 △서울축산 △장림동 △사하중앙 △신괴정 등 30 곳의 새마을금고가 참여했고 금고별 대출액은 최저 8억4000만원에서 최대 57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는 감정가격의 60~80%로 대출을 실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2021년 외부 감정 업체가 진행한 해당 토지 감정가는 1300억원으로, 부산도시공사가 2018~2019년 사업자 공모공고를 위해 외부 업체 2곳의 당시 감정평가 평균가는 약 672억원으로 새마을금고 대출에 적용된 감정가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보도됐다.

대출 금융기관이 대출 규모에 대한 기준은 당연히 담보에 대한 평가액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그러나 해당 부동산의 감정평가는 짧은 기간에 감정가가 두 배로 뛰었다. 그것도 금융권의 부동산 대출을 위한 감정평가액이 평가 결과가 그렇다. 누가봐도 새마을금고가 받은 감평평가액에 대한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부실한 감정가와 인허가 등에 대한 관리 부실 등이 역시 '쪼개기 대출'인 대출 관리 감독이 분명하지 않은 문제가 지적될 수 밖에 없다. 시중은행 대출은 대출 규모가 커질수록 관리 감독이 더 강화되는데 반해 새마을금고의 '쪼개기 대출'은 대주단 규모만 커질 뿐, 각 금고의 부담 금액이 같기 때문에 관리 주체만 더 모호해져 서로 관리를 떠넘겨져 그 리스크는 고스란히 관리 부실로 이어진다.

이 대출은 정식으로 받은 프로젝트 파이넨싱(PF)이 아닌 본 대출에 앞서 일부 기간을 이어가는 브릿지론이다.

일반적으로 인허가가 완료되고 건물이 지어지면서 본 PF로 전환해 대출을 다시 일으키는 것이 통상적 절차다. 브릿지론은 그 전단계로 사업의 안전성 면에서 리스크가 높은 대출로 대부분 참여한 금융사 중 한 곳은 리스크에 대한 감수를 해야 하는 대출상품이다.

이에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부동산 PF 대출만이 문제가 아니라 사실상 부동산 대출 관련 전체가 버블이 올라와 있는 상황으로 하이리스크한 상황"이라며 "(새마을금고)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설령 LTV 60% 수준의 여신이라 하더라도 현재와 같이 부동산 경기가 역대 최저점을 찍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조차도 안전선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 새마을금고의 대출 상황을 우려했다.

◆ '쪼개기 대출' 본 투자은행(IB)업계, 규모에 맞는 규제 적용 시급

하나증권 IB 한 관계자는 "새마을금고의 '쪼개기 대출'에 대한 리스크는 생각보다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사실상 쪼개기 대출은 대주단을 구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편"이라며 "그러나 새마을금고 내 단위금고끼리의 연합의 리스크에 대한 방안도 부족하지만 실효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일부 제한하는 규정 강화가 절실해 보인다"고 전했다.

사실 새마을금고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제도권 금융기관에 적용하는 수준의 규제가 적용되야 한다는 의견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제도권 금융기관의 건전성 규제에 뒤늦게 따라가기에 앞서 규모에 맞는 금융 규제가 적용되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미 국회에서도 해당 논의가 시작됐지만 국회 문턱은 넘지 못한 상태다. 2021년 1월 국회 행안위 소속 이형석 의원이 대표발의 한 '새마을금고법 일부 개정안'은 새마을금고의 신용사업에 대해 금융위원회의 감독을 받게끔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사실 새마을금고법 개정과 더불어 정무위원회 소관인 신용협동조합법의 개정도 필요하지만 해당 법안 또한 2021년 1월에 발의한 이후 현재까지 논의조차 되지 못한 상태로 이런 구도로는 새마을금고의 대출은 앞으로도 '쪼개기 대출'을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serar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사진
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