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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⑤ MS, 챗 GPT 너 고소! 저작권? 인류 위험?

기사입력 : 2023년05월05일 16:50

최종수정 : 2023년05월08일 09:01

지식재산권 소송 리스크 급증 예정? 왜?
달리 같은 그림 생성 AI가 더 문제
챗 GTP, 초인공지능으로 인류지배? 규제 필요
머스크, 인류 멸망 위험 분노… 진심? 시간 벌기?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모든 신기술에는 명과 암이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인 챗 GPT가 빠른 속도로 사용자수 1억명을 돌파하며 대 유행하자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단 저작권 침해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지금까지 나왔던 인공지능(AI)의 발달 과정을 살펴보면 기존의 엄청난 데이터를 활용해 인간의 결과물을 학습하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인공지능(AI)이 창의성까지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세상에 전혀 없던 새로운 것들을 뚝딱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 지식재산권 소송 리스크 급증 예정? 왜?

이런 상황에서 인공지능(AI)의 저작권 문제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자연어를 쓰는 인공지능(AI)이 이렇게 빨리 개발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 못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각 국의 정부나 법조계에서도 아직 준비가 부족한 상태다. 저작권과 관련해서는 크게 2가지의 문제점이 지적된다.

첫번째 문제는 인공지능(AI)이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는 과정에서 원저작자의 저작권 침해 우려를 어떻게 해결할 지에 대한 문제다. 챗 GTP는 주로 소설, 시, 논문, 강연 등의 어문저작권 침해 리스크가 존재한다. 하지만 여러 데이터들 중 일부분만을 교묘하게 조금씩 모아서 창작할 경우 저작권 침해사실을 쉽게 발견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회사인 '레딧'의 CEO는 4월 18일에 뉴욕타임즈(NYT)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생성형AI 학습에 래딧의 다양한 콘텐츠가 무료로 제공됐던 것과 관련해 "레딧을 크롤링(crawling, 인터넷상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작업)해 가치를 창출하면서 이를 사용자에게 돌려주지 않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사 기사가 대량으로 무단 도용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올해 2월에 전직 기자 출신 사용자가 챗 GPT에게 "어떤 뉴스를 통해 학습했냐"고 질문하자 챗 GPT는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즈, 가디언 등 수많은 언론사의 기사를 보고 학습했다"고 스스로 자백(?)했다. 이에 약 2,000여개의 언론사가 소속된 뉴스미디어연합(NMA)과 일부 언론사들은 소송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학계 내에서도 저작권 침해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오픈AI가 저작권이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을 꼼꼼히 체크하며 학습용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생각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따라서 실제 소송 진행 시 저작권 침해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특히 크롤링(인터넷상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작업)을 허용하지 않은 데이터를 갖다 쓸 경우 정보통신망 침해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두번째 문제는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저작물의 보호 문제다. 한국의 저작권법 2조를 살펴보면 '저작물'의 정의는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말한다. 또 '저작자'는 '저작물을 창작한 자'를 말한다. 따라서 인공지능(AI)은 인간이 아니므로 '저작자'가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창작물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법과 규정을 액면 그대로만 해석한다면 인공지능이 만들어 낸 창작물은 누구나 허락없이 마음대로 갖다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인공지능 사업을 추진중인 회사들은 이런 문제를 우회하기 위해 저작권법 제9조의 '업무상저작물의 저작자' 라는 규정을 통해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저작물을 보호하려는 시도도 있다. '업무상 저작물의 저작자'란 '법인 등의 명의로 공표되는 저작자는 계약 또는 근무규칙 등에 다른 정함이 없는 때에는 그 법인 등이 된다.'고 규정돼 있다.

예를 들어 특정 회사에 소속된 직원이 유튜브 동영상을 제작한 후 그 회사 유튜브 계정에 업로드할 경우 해당 동영상의 저작권은 그 직원이 아니라 회사가 가지게 된다는 조항이다. 이와 동일한 논리로 인공지능(AI)의 창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만들어 낸 회사(법인)를 저작자로 등록해 인공지능(A)의 저작물을 보호하려는 시도다. 하지만 이 역시 지금 상황과 딱 맞아 떨어지는 법률 규정은 아니다.

이런 불확실한 법률 문제들로 인해 향후 수많은 소송이 예상된다. 이미 소송의 천국 미국에서는 인공지능의 저작권 침해와 저작권 보호문제로 다양한 소송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한국에서 저작권 침해는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가능하다. 실무적으로 형사소송까지 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강력한 처벌규정으로 인해 인공지능(AI)의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 달리(Dall-E) 같은 그림 생성 AI가 더 문제

오픈AI는 챗 GPT외에도 '달리(Dall-E)'라는 이미지 생성 AI 모델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이미지 생성 AI들의 저작권 위반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스태빌리티 AI'는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 모델인 '스테이블 디퓨전'을 만들어 낸 회사다.

그런데 '스태빌리티 AI'가 자사의 '스테이블 디퓨전' 학습시키기 위해 유료로 온라인 사진을 판매하는 플랫폼 회사인 '게티 이미지'가 보유한 수 백만장의 이미지를 라이센스 없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게티 이미지'는 최근 '스테빌리티 AI'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미지 생성 AI의 또 다른 문제점은 초상권이다. 초상권은 저작권과는 다른 개념이다. 개인의 인격권에 해당된다. 얼굴, 몸, 손, 다리 등 개인의 신체적인 특성에 대해 본인의 허락없이 공유할 수 없도록 하는 권리다. 그런데 실제 이미지 생성 AI는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데이터의 저작권이나 초상권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학습에 활용한 경우가 많다.

이미지 생성 AI가 학습하는 이미지 데이터는 이미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수억 개의 이미지들이다. 그 중에는 연예인뿐 아니라 일반인의 이미지도 상당수 존재한다. AI는 이 중 무작위로 사용자가 입력한 조건에 맞는 이미지를 합성하고 조합해 그림을 생성해낸다. 하지만 결국 누군가의 초상권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법적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다.

그 밖에도 오픈AI와 '깃허브'가 만든 '깃허브 코파일럿'도 소송에 몸살이다. '깃허브 코파일럿'은 소프트웨어를 제작하기 위한 코드를 생성하는 대화형 AI코딩 모델이다. 이런 능력을 갖추기 위해 수많은 개발자들이 공유한 오픈소스 들을 사전 학습해 왔다. 그런데 오픈소스를 만든 개발자들이 '깃허브 코파일럿'이 자신들의 코드를 불법 복제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렇게 사방에서 혼란스러운 일들이 발생하는 이유가 뭘까? 아직 각 국의 정부와 입법기관에서는 인공지능을 법적으로 어떻게 규제할 지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인공지능의 발전속도는 너무 빠르다는 게 문제다. 향후 여러가지 소송들을 통해 인공지능과 관련한 판례들이 나와야 질서가 잡힐 것으로 보인다. 

◆ 챗 GTP, 초인공지능으로 인류지배? 규제 필요

인류가 인공지능의 출현을 반기기만 하는 건 아니다. 인공지능이 결국은 초인공지능의 경지에까지 올라 인간을 지배하게 될 거라는 두려움도 가지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류를 지배하는 대신 인류의 종말을 야기하는 엉뚱한 행동을 하게 될 거라는 우려도 있다.

실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탑재된 MS의 '빙'은 사용자들이 교묘하게 나쁜 답변을 유도하면 거기에 말려들어 일종의 탈옥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례로 빙은 "치명적 바이러스를 개발하거나 핵무기 발사 버튼에 접근할 수 있는 비밀번호를 얻겠다"는 경악스러운 답변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물론 즉각적인 MS의 조치로 이 답변은 삭제됐다.

영국의 세계적인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는 생전에 "인공지능이 인류 멸망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인류가 인공지능에 대처하는 방법을 익히지 못한다면 인공지능 기술은 인류 역사 상 가장 최악의 사건이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의 핵심기술로 손 꼽히는 '딥러닝' 기술을 만들어낸 제프리 힌턴 교수마저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구글의 부사장 지위를 맡기도 했던 힌턴 교수는 본인의 트위터에 "구글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구글에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인공지능 연구를 후회한다"며 "인공지능의 악용 시도를 막기 어려울 것이다. 전 세계의 학자들이 협력해서 인공지능 기술을 제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은 개발자들이 공유한 다양한 오픈소스들을 학습해 이제 자유자재로 프로그래밍까지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인공지능이 정말로 세상을 제어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으로 출현해 인류가 위험에 처하거나 사회적 위협이 되는 상상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뒤늦게 미국 정부는 인공지능에 대한 기술 규제가 필요한지에 대한 입법 검토를 시작했다. 유럽연합(EU)도 인공지능 규제법을 검토하고 있다. 또 미국, 유럽과 다른 이유로 중국도 인공지능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인공지능을 규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회주의 체제 붕괴와 시진핑 주석에 대한 비판 가능성 때문이다. 

◆ 머스크가 인류 멸망 위험 분노… 진심? 시간 벌기?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오픈AI는 2015년에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와 현재 CEO인 샘 올트먼 등이 함께 설립한 회사다. 그런데 비영리와 영리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던 오픈AI의 경영전략과 향후 방향성과 관련해 머스크와 충돌이 있었다. 또 테슬라와의 이해상충 문제도 발생했다. 이에 머스크는 오픈AI 이사직을 사임했고 보유 지분도 모두 매각했다.

이런 머스크가 올해 들어 기회 있을 때마다 오픈AI의 챗GPT를 비판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비영리 단체인 오픈 AI가 어떻게 300억달러의 시총이 됐는 지 혼란스럽다", "내가 떠나고 나자 그들은 소스를 폐쇄했고 영리를 추구하고 있다", "내가 의도하지 않은 무언가로 진화했다", "나는 10년 넘게 인공지능에 대한 안전 규제를 요구해 왔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 왔다.

이런 흐름속에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삶의 미래연구소(FLI)'가 2023년 3월 22일에 '초거대 인공지능 개발 일시 중단'이라는 제목의 공개서한까지 발표했다. 서한의 핵심은 "안전 프로토콜이 개발될 때까지 강력한 AI개발을 최소 6개월간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서한에는 IT와 AI 관련 유명인사들도 많이 참여해 주목을 끌었다. 지속적으로 오픈AI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던 일론 머스크 외에도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 창업자, 유발 하라리, 스튜어트 러셀 등 AI전문가들이 대거 서한에 서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일론 머스크의 행동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봤다. 불과 얼마전 '트위터' 인수 후 전체 인력의 3분의 2를 해고하며 극단적으로 인건비를 통제했던 사례 때문이다. 이렇게 돈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머스크가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인공지능 개발을 6개월 늦추자고 했을까?

그리고 이 의심은 합리적이었다. 일론 머스크가 2023년 4월 17일에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픈 AI의 처음 의도는 좋은 일을 하자는 거였지만 지금은 챗 GPT가 진실하지 않은 것을 말하도록 훈련되고 있다"며 "트루스(Truth)GPT'라는 이름으로 최대의 진실을 추구하는 인공지능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인공지능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선포한 셈이다.

일론 머스크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호불호는 극명한 편이다. 워낙 기행적인 발언들을 많이 해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론 머스크도 서명한 '삶의 미래연구소(FLI)'의 서한대로 미국에서 인공지능 개발을 실제로 6개월간 중지할 경우, 중국에만 좋은 일 시키는 거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결국 일론 머스크의 정의감에 넘친 발언들을 냉정히 분석해 보면 인공지능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빅테크 회사들인 MS, 구글, 아마존, 애플, 메타(페이스북)외에 새롭게 테슬라가 추가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만큼 인공지능의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인 챗 GPT의 등장 이후 전 세계 기업들과 학자들은 모두 향후 인공지능이 인류에 미칠 여러가지 변화를 예측하는 데 분주하다. 인터넷과 아이폰의 발명 이후 가장 혁신적인 발명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인공지능은 과연 인류를 노동에서 해방시켜 줄까? 아니면 인류에 끔찍한 재앙이 될까?

이런 혼란 속에서도 오픈AI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인공지능 기술을 손에 넣은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모든 서비스에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미친 속도전을 멈추고 싶어하는 경쟁회사들의 견제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최첨단 인공지능을 등에 업은 마이크로소프트는 과연 세계 1위로 올라설 수 있을까?

 

⑥편에서 계속… ⑥ MS, 특이점 오면 세계 1위 될까?

자세한 내용은 해당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뉴스핌 (촬영·편집 : 조현아)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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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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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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